최근 수정 시각 : 2024-02-17 16:15:21

흔적기관

1. 개요2. 상세3. 공학에서4. 관련 문서

1. 개요

/ vestigial organ
생물이 진화를 거듭하면서 생존에 필요 없는 기관들이 점점 축소, 혹은 퇴화되어가고, 결국 기능을 거의 잃은 채 말 그대로 흔적만 남아있는 기관을 말한다.

헷갈리면 안 되는게 흔적기관은 아예 쓸모 없는 기관이 아니며, 사실상 효과가 거의 없을 정도로 퇴화하긴 했지만 여전히 본래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거나[1] 본래의 용도와는 다른 역할을 수행[2]하기도 한다. 혹은 드물게 아예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진화하는 기반이 되기도 한다.

2. 상세

사람의 경우 대표적인 예로 발가락, 충수돌기(막창자꼬리)[3] 사랑니, 편도선, 꼬리뼈, 눈물 언덕(반월추벽)[4], 동이근, 긴손바닥근, 이루공[5], 야콥슨 기관, 잔털, 부유방 등이 있다.

발가락의 경우, 영장류는 발과 손의 구조가 유사해 무언가를 움켜쥘 수 있지만 인간은 직립 보행에 특화가 되도록 진화하면서 발가락이 짧아지고, 엄지도 나머지랑 같은 방향으로 나게 되었다.

충수돌기의 경우, 토끼에게는 소화기관 내 유익균을 관리하는 역할이 있지만 사람의 경우 기껏해야 맹장염이나 일으키는 무의미한 기관이다. 충수돌기가 면역에 관여한다는 설이 있기는 하다. 충수돌기는 박테리아를 잔뜩 보유하고 있는데, 대장에 원래 서식하고 있던 박테리아들이 배탈이 나서 쓸려나갈 경우 충수돌기에서 박테리아를 대장쪽으로 보내 대장의 생태균형을 회복하는데 도움을 준다. 이렇게 충수돌기에 박테리아가 많으므로 충수염을 일으키면 박테리아가 몸 안에 퍼지게 되어 죽음에까지 이르게 되는 것이다.

사랑니의 경우, 턱이 넓은 인류의 조상에게는 제 역할을 했다. 하지만 진화를 거듭하며 턱이 좁아진 현재의 인류에게는 사랑니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거나, 사랑니가 제대로 날 공간이 없어져 휘어지거나 옆으로 나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한동안 사랑니의 역할은 우리에게 고통을 주기 위한 것밖에 없다고 생각됐지만, 의학의 발달로 심하게 기형이거나 깊이 들어가지 않은 경우에는 사랑니도 어금니의 일종이므로 기존에 난 어금니가 제 기능을 못할 때 사랑니를 사용해 그 자리를 대체하는 경우가 있기도 하다. 자가치아이식술 참고.

동이근의 경우, 동물들은 여러 방향으로 귀를 움직일 수 있는데, 귀(耳)를 움직이는(動) 근육(筋)을 이용하는 것이다. 과거 인류도 이를 활용했을 것으로 보이지만 현재는 흔적으로만 남아있다. 드물게 능력이 잔존한 일부 사람들이 살짝 움직일 수 있는 정도이며, 아예 귀를 움직일 수 없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6][7]

이루공의 경우, 귓바퀴와 얼굴이 붙는 곳 근처에, 피어싱을 해도 괜찮을법한 자리에 피어싱을 한 듯한 구멍이 보이는 사람들이 있다. 연구자들은 이것이 예전 아가미의 흔적이라고 주장하기도 하는데, 어류와 인간을 예로 들기도 하며 태아때 귓바퀴와 얼굴이 잘 붙지 않아 생기는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인간 외에 다른 동물에서도 많이 발견되는데, 그 예로 두더지나 동굴 생물의 눈이 있다. 어두운 곳에서 살다 보니 눈의 필요성이 없어졌지만 기관의 흔적은 존재한다. 고래는 물 속 생활에 적응하면서 앞다리는 지느러미로 바뀌고 뒷다리는 사라졌지만 뒷다리뼈가 퇴화한 형태로나마 남아 있다.

학설에 따라서 포유류 수컷의 유두를 흔적기관으로 분류하는 경우도 있다.

위에 언급했듯이 이 흔적기관은 진화생물학의 증거 중 하나여서, 창조설을 주장하는 자들에게 반박할 때 언급될 때가 많다. 물론 살아있는 화석과 마찬가지로 역으로 악용되기도 한다. "진화가 사실이라면 이미 진작에 다 죽어버렸어야 할 실러캔스 같은 것은 왜 아직까지 남아있는 겁니까?" 란다거나 "정말 진화가 사실이라면 생존에 필요없는 흔적기관은 이미 진작에 사라졌어야 맞지 않습니까?" 란다거나...물론 진화란 것은 목적이나 의지를 지니는게 아니므로 헛소리일 뿐이다.

3. 공학에서

신기술의 개발로 인해 과도기에 접어든 경우에 많이 관찰된다. 내연기관 자동차가 전기자동차 옵션으로 개조되었을 때 라디에이터 그릴이 흔적으로 남은 것이 대표적인 예.
게임기 등에서도 메모리 넣을 구멍 등을 미리 만들었는데 도입되지 않아 빈자리만 있는 경우도 있다.

4. 관련 문서


[1] 대표적으로 여전히 일부의 사람들은 사용할 수 있는 동이근이 있다. [2] 대표적으로 이동할 때 균형을 잡도록 도와주는 꼬리의 기능은 잃었지만 앉을 때 무게를 효과적으로 지탱할 수 있게 도와주는 꼬리뼈가 있다. [3] 맹장 끝에 달린 부위. 맹장수술을 할 때 잘라내는 부위가 여기다. [4] # 눈 안쪽의 붉은 살점 부분 [5] 후술하였듯이 흔적기관이 아니고 그냥 귓바퀴와 머리 부분이 잘 붙지 않아 생기는 기형이라고 보는 학자도 있다. [6] 간단한 테스트 방법이 있다. 안경(선글라스)를 쓰고 이마 위로 걸쳐 올린 후에 고개를 아래위로 흔들거나 이마(눈썹) 근육을 과도하게 움직이지 않고 선글라스를 떨어뜨려 쓸 수 있으면 안경 다리가 걸려 있는 동이근이 작동하는 것이다. [7] 한효주가 드라마 무빙에서 시각, 청각 초능력자 역을 맡았는데, 진짜로 귀를 움직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