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3-10 01:00:03

폴스 나인

1. 개요
1.1. 폴스 나인은 위치가 아니라 역할이다.1.2. '폴스 나인'과 '제로톱'1.3. 일반적인 포워드와 폴스 나인 구분의 난해함
2. 역사3. 폴스 나인의 변종4. 장점과 단점
4.1. 장점4.2. 단점
5. 폴스 나인의 역할을 맡은 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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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폴스 나인(False 9)[표기]은 전통적인 축구의 배번 방식에 따르면 팀의 센터포워드에게 주는 백넘버인 9번에 빗대어 중앙 공격수 위치에서 그 역할을 수행하지 않는 가짜 공격수를 말한다. 명칭에 '가짜'라는 단어가 붙는 이유는 이 역할을 맡는 선수는 비록 위치는 중앙 공격수 자리에 배치되어 있지만 정작 역할에 있어서는 득점을 노리기보다 중원으로 내려가서 연계 플레이 또는 직접 드리블 돌파나 측면으로 내어주면서 기회를 창출하는 것에 더 중점을 두는 역할을 맡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공격수 자리에 있는 미드필더이다.

이들은 상대팀의 센터백과 경합을 벌이며 슛찬스를 노리는 기존의 중앙 공격수와는 달리 같은 편의 미드필더 진영까지가 활동 영역이기 때문에, 자신을 마크해야 하는 상대팀의 센터백들을 쉽게 유인할 수 있고, 이에 센터백들은 어디까지 이들을 마크해야 할지 명확히 하지 못하면 허둥대게 만들 수 있다. 상대하는 센터백이 자신의 위치까지 올라온다면 미드필더 윙어들이 그 뒤의 공간을 공략하기 용이해지고, 반대로 센터백이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다면 자신에게 여유로운 공간이 생겨 드리블을 하거나 패스를 통해 플레이메이킹을 할 수 있다.

1.1. 폴스 나인은 위치가 아니라 역할이다.

폴스나인은 공격형 미드필더나 세컨드 스트라이커 포지션에서 뛸 정도로 공격적 능력이 다재다능한 선수가 전술의 선택에 따라 수행하는 역할, 롤이다. 공격형 미드필더와 세컨드 스트라이커는 중앙공격수 가까이에서 활동하며 미드필더 위에서 움직이는 것을 상정하는 용어로서, 이것들은 포지션을 지칭하는 말이다. 그러나 폴스나인은 9번의 자리, 중앙공격수 포지션에 있으면서도 그 역할 대신 다른 방식의 역할을 수행하는 것을 이르는 말이다.

1.2. '폴스 나인'과 '제로톱'

일반적으로 아시아권 한정으로 폴스 나인은 일명 제로 톱 전술로 불리기도 한다. 배치된 중앙 공격수의 숫자에 따라 해당되는 포메이션의 종류를 일괄적으로 지칭하는 '원톱', '투톱' 용어는 브로큰 잉글리쉬이다.[2] 이 개념으로 일반적으로 폴스 나인을 기용하는 팀의 전술을 본다면, 최전방에 폴스 나인에 해당하는 선수밖에 없는 4-3-3 포메이션의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정통파 공격수는 없는 셈이었다. 따라서 최전방에 서는 선수가 0명이란 의미의 제로 톱이라는 용어로 폴스 나인을 설명한 것이다.[3]

그러나 이 두 용어는 엄밀하게는 다른 개념이다. '폴스 나인'은 개별 선수의 역할에 해당하는 용어이며, '제로톱'은 팀 전술을 설명하는 범주에 있는 용어이기 때문이다.[4] 따라서 이 둘을 동의어 관계로 보기는 무리가 있다. 폴스 나인을 정통파 공격수와 같이 기용하는 것도 논리적으로 설명이 가능하며[5], 구체적으로는 현실에서 이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4-2-3-1, 4-4-2 포메이션을 혼용하거나, 4-2-3-1 체제에서 원톱과 공미가 스위칭을 활발히 하는 경우는 여기에 속하는데 이는 그리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6]

1.3. 일반적인 포워드와 폴스 나인 구분의 난해함

폴스 나인을 포함한 이 유형들은 기본적으로 공격수와 미드필더의 이중적인 영역에 속해 있는 복합적인 포지션이다. 따라서 유사한 부분이 상당히 많기에 무엇이 어떻게 다른지 설명하기는 정말로 어려우며, 또한 상황에 따라 다르게 움직일 것을 주문하는 추세 때문에 순수하게 누가 어떤 유형의 선수라고 단정짓는 건 매우 어렵다. 엄밀하게는 폴스 나인이라고 직접 공격을 안 하는 게 아니고, 공격수에 속하는 유형이라고 지원사격을 안 하는게 아니기 때문이다. 요즘 공격수들은 이미 미드필더와 공유하는 부분이 많아졌기에 더 구분에 애로사항이 꽃핀다. 박쥐처럼 여기 속했다 저기 속했다 하기도 하고, 카멜레온처럼 상황에 따라서 다른 쪽에 가깝게 변하기도 하기 때문이다.[7]

예를 들어, 호베르투 피르미누는 폴스 나인이라고 불리고 해리 케인은 폴스 나인이라고 불리진 않지만, 실제 경기를 보면 케인 역시 피르미누처럼 내려와서 공을 받고 전진패스를 뿌리는 모습을 보여준다.[8] 다만 피르미누는 본인의 슈팅과 돌파력이 동료 사디오 마네 모하메드 살라에 미치지 못하기에 지원사격의 비중을 높게 두고, 해리 케인은 본인이 세계 최고 수준의 슈팅을 자랑하기에 직접 공격의 비중을 높게 둘 뿐.

그렇기에 '누구누구가 폴스 나인 유형 선수이다'라고 정의하는 것은 굉장히 소수를 제외하면 난해하고 단편적인 구분법이 될 것이다. 만능형, 혹은 전천후 미드필더라는 개념이 존재하는 미드필더랑 다르게, 공격수는 아직 유형 구분에 있어서 그런 개념이 구체적으로 정립이 되지 않는 것도 한 몫한다.[9] 때문에 이를 한 역할로 이해하고 어떤 선수가 이를 수행할 수 있느냐 없느냐로 구분하는 게 더 올바른 구분법이 될 것이다.

축구와 관련한 다른 나무위키 내의 문서를 보아도 알겠지만, 고전적인 의미의 공격수인 내려오지않고 전방에만 머물러있는 스코어러, 피니셔는 팀 전술에서 계륵이 되어 버리거나 퇴출되어 버렸다. 현대축구에서는 어떤 공격수던간에 빌드업 단계에서부터 적극적으로 하프라인까지 내려와서 패스루트를 만들고 다시 올라가는 것이 당연히 해야 할 일이 된 것이다.[10]

다만 폴스나인과 센터포워드를 그나마 쉽게 구분짓는 방법 중 하나가 볼이 후방에서부터 전진할 때 선수의 주 위치와 역할을 따지는 것이다. 센터포워드의 경우 최전방에서 전진 패스를 받아 직접 기회를 창출하거나, 90분 내내 상대 수비진과 경합하며 다른 선수들을 위한 공간을 만들어주는 부수적인 효과가 있다. 즉 박스 내에서 강력한 피지컬로 상대 수비진을 초토화하든, 박스 외곽에서 정교한 슈팅으로 골을 만들어내든, 라인 브레이킹으로 순간적인 득점 찬스를 만드는 것에 능하든 최소한 볼을 페널티 박스까지 전진시키는 최종 페너트레이션 과정에서는 다른 선수들보다 전방에 있는 경우가 많다. 공격의 주된 첨병 역할은 어디까지나 센터포워드인 것이다. 그러나 폴스나인은 이런 행위를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대신 아래로 자주 내려오면서 빌드업에 가담하거나 주변 윙어나 미드필더들이 침투할 공간을 만들고, 본인은 패스나 중거리 슈팅 등으로 득점에 관여하는 것이 폴스나인의 주 임무라 볼 수 있다. 다시 말해 볼을 페널티 박스까지 전진시키는 최종 페너트레이션 과정에서 폴스나인이 전진 패스의 타겟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11] 하다 못해 올리비에 지루 또는 슈틸리케호 시절 이정협처럼 본인이 골 찬스를 다 날려버리더라도 상대 수비진과 '비비기'라도 하면서 상대 라인 위를 점거하거나 침투하려 드는 최전방 공격수의 움직임을 하는 선수가 없다.

2. 역사

사실 흔히들 알려진 바와 다르게 폴스 나인은 제2차 세계 대전 이전부터 이미 존재했던 뼈대 있는(?) 개념이었다. 심지어 축구 전술가를 뒤져보면 생각했던 것보다는 많은 사례들이 있을 정도고, 사례마다 분포했던 시대도 상당히 광범위하다. 마치 토탈 풋볼을 역사의 전면에 드러냈던 게 리누스 미헬스이기는 하지만,[12] 그렇다고 미헬스가 혼자 토탈 풋볼을 창조했던 것은 아니었던 것처럼 폴스 나인도 21세기 들어 갑자기 등장했던 것은 아니다.. 아니 엄밀하게는 폴스 나인 역시 포지션 관념 파괴라는 관점에서 토탈 풋볼 개념에 포함되어 있다. 아래 서술들은 이런 역할이 일시적이거나 단발적인, 또는 극히 일부의 선수만 가능한 것이었다가, 그 개념이 조금씩 명료해지고, 점점 많은 선수들에게 요구되면서 보편화되는 도상에 있다는 점을 고려하며 읽는 것이 좋을 것이다.

2.1. 1930년대: 마티아스 신델라

폴스 나인 유형으로 가장 시초적인 선수로는 1930년대 오스트리아 월드컵 우승 후보로까지 하드캐리했던 마티아스 신델라가 있다. 당시 오스트리아에서 축구는 지식인 층에서도 꽤나 인기를 끌었으며, 지식인들의 종족 특성상 일반적으로 구조적으로 뭔가를 분석하기 좋아하던지라 축구 역시 구조적으로 분석하기 시작하였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오스트리아의 축구 전술을 발전하고, 마른 체형이지만 시야가 넓고 기술이 뛰어난 '종이인간' 신델라는 그 분위기의 수혜자였다. 신델라는 오늘날 기준으로 플레이메이커라고 불릴만한 유형의 선수였고, 지원사격에 있어서도 당대 최고급의 테크니션이었기 때문이다. 알려진 바에 의하면 그는 2선으로 자주 내려와서 플레이했다.

오늘날도 축구에 있어 체격은 매우 중요한 요소인데, 태생부터가 마초적인 종목이었고 전술도 발달하지 않았던 당시에는 그 정도가 더 심할 수 밖에 없었다. 오죽하면 오스트리아 내에서도 감독인 후고 마이슬의 기용이 잘못되었다고 대놓고 비난하였겠는가..[13]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시도는 성공하였다.

이후 나치의 집권이 시작되었고 광란의 제2차 세계 대전이 일어났다. 그리고 신델라는 그 와중에 죽었으며,[14] 오스트리아도 자연스레 축구 강국과는 거리가 멀어졌다.

2.2. 1940년대: 아돌포 페데르네라

비슷한 시기 아르헨티나에서도 신델라와 유사한 플레이를 하는 선수가 나타났는데, 라 마키나의 일원인 아돌포 페데르네라다.

이들이 보여준 기계와 같이 유기적인 움직임은 훗날 1974 월드컵에서 오렌지 군단이 보여준 토탈 풋볼의 선구자 역할을 하기도 하였다.

2.3. 1950년대: 히데그쿠티 난도르

신델라 이후 이 계보를 이을 선수는 오래 지나지 않아 등장하였는데, 그 모습은 당시 온 유럽에서 최강이라 불렸던 ' 매직 마자르' 헝가리에서 나타났다.

이 팀은 당시 축구계의 패러다임이었던, 대인 마크를 중점으로 설계된 단순한 W-M 포메이션을 순수한 전술적 우위를 바탕으로 2번이나 처참하게 박살냈을 정도로 현대적인 내용에 근접한 축구를 구사했다.[15] 이는 헝가리의 전술이 각 선수들에게 포지션에 얽매이지 않는 스위칭과 같은 움직임을 요구하였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다. 따라서 중앙 공격수였던 히데그쿠티 난도르도 당대의 중앙 공격수들과 다르게 최전방 짱박을 지양하고 지속적인 포지션 스왑으로 당시 대인 마크에 기반한 역할을 수행하는 수비수들을 유인하여 수많은 공간을 만들었고, 역시 포지션에 얽매이지 않고 움직였던 다른 선수들은 그 공간을 적극적으로 이용하였던 것이다.

당시 히데그쿠티의 활약에는 전술상의 비밀이 있었는데, 등번호를 활용한 교란이다. 당시에는 등번호 = 포지션이었고, 히데그쿠티의 등번호는 중앙 공격수의 등번호 9번이었다. 즉, 상대 수비수는 히데그쿠티로부터 중앙 공격수의 움직임을 기대하고 마크하게 되는 것인데, 예나 지금이나 중앙 공격수에 맞서는 제1 대응은 중앙 수비수의 타이트한 맨마크이다. 그런데 히데그쿠티가 기존 중앙 공격수와 달리 1 ~ 2선을 오가는 움직임을 보이면 맨마크를 하는 수비수는 그에 딸려 나갈 수밖에 없고, 그에 따른 빈 공간을 히데그쿠티 주변의 '진짜 공격수'들이 도륙을 내는 것이다. 이때 그 공간을 도륙했던 공격수가 '질주하는 소령' 페렌츠 푸스카스 산도르 코츠시스였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들의 영향력에 방점을 찍을 1954년 월드컵 결승전에서 적장 제프 헤어베어거는 히데그쿠티가 매직 마자르의 핵임을 간파하고 호어스트 에켈에게 히데그쿠티를 맨마킹하라는 특명을 내렸다. 그 작전은 성공을 거뒀고 여러 요인들이 결합한 끝에 서독의 기적같은 역전 우승으로 결실을 맺었다.

매직 마자르는 당대에 핵폭탄과 같은 영향을 주었으며, 히데그쿠티의 플레이는 폴스 나인이란 편협한 영역을 떠나서 오늘날 현대적 범용화 된 공격수의 시초로 평해질 정도로 이후 등장한 모든 공격수들에게 다방면으로 영향을 끼쳤다. 1970년 브라질 대표팀이 사용했던 마리우 자갈루의 4-2-4는 이런 개념을 적극 사용하여 사실상 전방의 펠레 토스탕을 프리롤로 풀어놓은 전술이었고, 미헬스 토탈 풋볼 중앙 공격수 크루이프는 더 말할 것도 없었다. 하지만 축구계의 추세는 폴스 나인적 개념과는 점점 멀어져 왔다.

2.4. 1990년대: 미카엘 라우드루프

그러다 1989년 폴스 나인의 계보는 FC 바르셀로나 감독으로 취임한 토털 풋볼의 야전사령관 요한 크루이프에 의해 다시 이어진다. 크루이프는 호마리우와 함께 미헬스의 토탈 풋볼을 자신의 방식으로 재해석하여 바르셀로나에 이식시켰다. 다만 크루이프의 방식은 토탈 풋볼에서 추구하는 압박과 점유의 효율성 향상을 위해서 개별 선수들의 임무를 더 엄격히 조정하는 것이었다. [16]

하지만 한편으로 크루이프가 원하는 선수들의 역할은 당시의 고정관념을 깨는 매우 파격적인 것이었고, 공격수 출신이었던 크루이프였기에 공격수에게는 파격적이지만 더 구체적인 역할을 부여할 수 있었다. 이것은 현대 축구 전술사에서의 폴스 나인의 구체적인 첫 등장 장면이었다. 처음에는 원샷원킬의 정통파 포쳐 역할을 수행하는 마르코 판바스턴을 원한 크루이프였지만 그는 AC 밀란으로 이적하였고, 그 차선책으로 당대 최강급 패스마스터인 미카엘 라우드루프를 영입할 수 밖에 없었는데, 직접 공격에도 매우 능했던 라우드럽에게 공격 전권을 부여하는 폴스 나인 역할은 그의 능력을 100% 가까이 끌어내기 충분했다. 하지만 크루이프와의 불화 이후 그는 레알 마드리드 CF로 이적하였고, 크루이프의 실각 이후에는 폴스 나인은 다시 서서히 수면 속으로 자취를 감추는 듯 했다.

2.5. 2000년대: 프란체스코 토티 리오넬 메시

그러나 2000년대 중반 AS 로마 루치아노 스팔레티 감독의 구상에서 폴스 나인은 현대축구에서 다시 구체화되었다. 당시 로마는 고질적인 스트라이커 문제를 가지고 있었는데, 어차피 최전방 중앙 공격수는 누굴 세워도 별로니까[17] 팀 내 최고의 득점력을 가진 선수인 공격형 미드필더 프란체스코 토티를 최전방에 올린 뒤, 토티의 적극적인 2선 움직임을 이용한 파생으로 공격을 주도한다는 파격적인 전술을 선보였고 이는 보기 좋게 적중했던 것이다. 로마는 세리에에서 준우승을 거두고 토티는 득점왕과 유럽 골든 부츠를 획득한다.

이 전술은 다른 감독들에 의해 다듬어지고 강화되었다. 그리고 그중 가장 뚜렷한 성과를 낸 감독이 바로 펩 과르디올라이다. 그는 크루이프의 직계 후계자답게 크루이프의 전술을 시대에 맞게 재해석하였고, 이를 리오넬 메시에게 폴스 나인을 수행하게 한 것이다. 윙 포워드였던 메시와 스트라이커였던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의 위치를 바꾸어 메시가 2선에서 중앙 수비수를 끌어내는 역할을 했고 그 결과 메시가 엄청난 활약을 보여주고 막 팀에서 자리를 잡아가던 페드로도 메시의 도움으로 좋은 골 결정력을 선보이며 1군에 자리잡을 수 있었다. 그렇게 펩 과르디올라의 메시 폴스 나인 전술 실험은 성공하였다.[18] 이후 펩에게 수많은 트로피와 수식어를 만들어 주었고, 여전히 FC 바르셀로나는 그 당시의 영향을 받고 있다. MSN이라는 공격 전대가 편성된 이후 루이스 엔리케 감독 체제에선 스트라이커 자리를 수아레스에게 넘겨주며 폴스 나인을 포기하고 메시는 오른쪽 윙포워드로 뛰게 된다.
토티와 메시의 세부적인 움직임은 같다고 보긴 힘들다. 토티는 최전방에 배치되었지만, 좀 더 트레콰르티스타와 같은 고전적인 플레이메이커처럼 연계와 패스를 위주로 뛰었고, 메시는 앞서 설명한 토티보다는 조금 더 득점에 집중하는 플레이를 선보였기 때문이다.

2.6. 2010년대: 세스크 파브레가스, 호베르투 피르미누

2010년대 들어 가장 먼저 폴스나인 전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팀은 바로 스페인 축구 국가대표팀이었다. 본래 스페인은 페르난도 토레스 다비드 비야라는 월드클래스 센터 포워드가 존재했고, 2010 FIFA 월드컵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도 비야의 활약은 빛을 발했다. 하지만 월드컵 이후 토레스는 먹튀가 되고, 비야도 발렌시아에서의 퍼포먼스를 이어가지 못하면서 스페인의 최전방에는 구멍이 뚫렸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비센테 델보스케가 꺼낸 카드가 바로 세스크 파브레가스를 폴스 나인으로 기용하는 것.

당시 국대에서 세스크의 입지는 상당히 미묘했다. 아스널에서야 팀의 핵심 of 핵심이었고 바르샤 복귀 후에도 기대치에는 못미쳐도 활약이 나쁘진 않았지만, 국대에서는 중원에 세 얼간이가 버티고 있으니 세스크가 들어갈 자리가 없던 것. 하다못해 세 얼간이 가운데 하나가 빠진다손 쳐도 사비 알론소가 있는데다 밑에서는 아틀레틱 클루브의 특급 유망주 하비 마르티네스가 하루가 멀다하고 성장하고 있으니 중원은 상당한 포화상태였다.[19] 그러자 델보스케는 세스크가 꾸준히 패스를 뿌려주는 것은 물론 직접 득점하는데도 일가견이 있는 점을 캐치하여 세스크를 폴스나인으로 올려버린 것.

이 변화는 대성공을 거두며 스페인은 비야와 토레스의 부상에도 불구하고 승승장구를 이어갈 수 있었으며, 세스크와는 전혀 다른 유형의 페르난도 요렌테 알바로 네그레도라는 카드까지 보다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었다. 특히나 UEFA 유로 2012에서는 아예 세스크를 이용한 폴스 나인 전략이 메인으로 사용되었으며, 이탈리아와의 조별리그 경기에서는 안드레스 이니에스타- 세스크 파브레가스- 다비드 실바의 공격 라인이 이탈리아의 포어 리베로 전술을 상대로 명경기를 펼치기도 했다.

2010년대 중후반 들어서는 리버풀이 폴스 나인의 계보를 잇는 중이다. 페르난도 토레스 루이스 수아레스의 이적 후 스트라이커 잔혹사가 반복되고, 다니엘 스터리지의 부상 이후 마땅한 원톱 자원을 구하지 못하던 리버풀은 위르겐 클롭 압박 전술의 선봉장으로 피르미누를 폴스 나인의 자리에 배치하게 된다. 원래는 공격형 미드필더, 리버풀로 이적한 뒤 브렌던 로저스 감독 체제에서는 윙어로 뛰다가 위르겐 클롭이 리버풀에 부임한 이후 최전방에서 폴스 나인의 역할을 하며 리버풀의 공격을 주도하고 있다.

그렇지만 피르미누가 지금까지 폴스 나인으로서 거론되는 다른 선수들과 큰 차이점이 있다면, 그것은 흔히 이야기하는 리오넬 메시나 크루이프와 같이 기술과 드리블 창의성 등의 압도적인 공격적 재능으로 게임을 끝내거나 박살내는 크랙 유형들이 수행하는 폴스 나인 역할과는 다르게, 수비를 포함하는 공격수가 갖춰야 할 모든 옵션을 갖춘 토털 패키지로서의 폴스 나인이 얼마나 위력적인지를 보여준다는 것이다. 이는 점차 공/수 전반에 걸쳐 다양한 방면의 영향력을 모든 포지션에 요구하는 현대축구의 요구에 따라 폴스 나인 또한 진화했음을 보여주는 부분이다.

피르미누가 가진 최고의 무기는 육각형 능력치이고, 피르미누는 그 육각형 능력치를 전술적 이득으로 가져올 수 있는 판단력 또한 보유하고 있다. 사실 순수 공격수로서 피르미누의 능력은 앞서 거론된 역대급 선수들에 비하면 부족하며, 실제로 클롭을 만나기 이전 피르미누는 윙어나 2선 공격수 자리에서 뛰면서 포텐셜은 있긴 하지만 그저 그런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렇지만 피르미누에게는 앞서 언급된 탑클래스 선수들에게는 없는 능력과 성향이 있었고 그게 클롭이 부여한 역할에서 묘한 최적화를 보여주는데...

1. 공격, 수비, 지원, 피지컬의 모든 방면에서 적어도 A- 이상은 되는 공격수로서 만능에 가까운 범용성
2. 주인공이 아니라도 최고의 조력자로서 헌신할 준비가 되어있는 이타성
3. 폴스 나인을 맡는 선수가 필수적으로 가지고 있어야 하는 전술 이해도와 영리함

이 세 가지가 시너지를 일으켜, 피르미누는 공/수 양면에서 뭐든 중상급 이상으로 해내길 요구하는 클롭의 축구의 최전방 공격수로서 모자라지도 넘치지도 않는 최적의 퍼즐 조각으로서 낙점된다.

실제로 피르미누가 뛰는 경기를 보면, 클롭이 요구하는 끊임없는 압박을 단지 수행하는 것을 넘어서 수비형 미드필더 수준의 태클이나 볼 탈취 성공수치를 보여주는 경우도 잦거나, 연계나 드리블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상황 봐가면서 그 둘을 적절한 시기에 맞게 행하는 판단력을 보여주어 팀의 공격 전개를 아주 원활하게 수행한다.[20]

이는 15-16 시즌 후반기부터 터지기 시작해 지금은 폴스 나인의 교과서라 불리고 있다. 특히 17-18 시즌에는 볼터치에 기복이 줄고 슈팅 기술과 결정력에서 크게 발전을 이루며 시즌 44골 10도움을 기록한 살라에 묻혀서 돋보이지 않을 뿐, 시즌 27골 17도움을 기록하며 맹활약을 보여주었다. 이는 피르미누가 공격수 같은 미드필더가 아니라, 미드필더 같은 공격수임을 제대로 말해주는 부분으로 왜 이 친구가 위협적인지 말해주는 증거다.

이렇다보니 상대팀 수비수 입장에서는 피르미누를 앞에 두면 공이 있던 없던 절대로 방심할 수가 없고, 수비시에는 거의 실시간 수준으로 이지선다 수 싸움을 요구받기 때문에 어지간한 크랙급 선수보다 더 까다로운 상대가 되거나 이전에는 경험하지 못한 미지의 스트레스를 받을 수도 있다. 공격/지원 둘다 리그 탑클에 비견되는 수준인데, 슈팅을 대비하면 킬패스를 넣고있고 킬패스를 대비하면 슈팅을 가져가는데 딱히 플레이 성향이 정해지지도 않아, 그렇다고 우리 공격때는 거의 수비수처럼 달려들어... 근데 이 짓거리를 매경기마다 하고 앉아있고, 또 이제는 기복마저 거의 없다. 히트맵 보면 거의 박스 투 박스 미드필더와 유사한 수준이다. 포워드로서는 매우 유니크한 선수고 자칫하면 애매한 선수가 될 수 있었던 선수가 완벽하게 맞는 포지션과 역할을 찾아 좋은 선수가 된 아주 역설적인 선수다.

'현대 축구의 폴스 나인은 모두 공격수로서 만능에 가까운 토털 패키지적인 면모를 보여준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와 같은 부분은 더 이상 1,2선의 선수의 역할이 공격/수비에 국한되지 않는 트렌드가 더 심해지고 있음을 의미한다.[21]

2.7. 2020년대: 맨체스터 시티

2020-21 시즌, 맨체스터 시티가 폴스 나인 전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2020-21 시즌 맨시티는 주포 세르히오 아구에로가 노쇠화로 잦은 부상과 더불어 기량이 하락했으며, 가브리에우 제주스는 골 결정력 문제로 센터 포워드 자리에서 발전하지 못한채 욕받이가 되어버렸다. 이렇게 센터 포워드에 구멍이 뻥 뚫려버리자 펩 과르디올라는 바르샤 시절에 써먹었던 폴스 나인 카드를 만지작거리기 시작했고, 이윽고 팀의 메인 전술로 고정시켰다.

엄청난 강도의 전방위적인 압박을 펼치는 펩시티답게 폴스 나인 위치에 서는 선수들은 상대팀의 센터백, 골키퍼 라인까지 강력한 압박을 가하며 상대팀의 1차적인 빌드업을 방해하는 중추적인 역할을 맡는다. 또한 맨시티가 빌드업을 시작할 때에는 수비형 미드필더 위치까지 깊숙히 내려와 볼 배급, 볼 운반을 주도하기도 하기 때문에 높은 패스 퀄리티와 전진능력, 시야까지 갖춘 선수들이 주로 펩시티의 폴스 나인 자리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다.

다만 기존 폴스 나인과의 차이점이라면, 기존 폴스 나인 전술의 경우 특정 선수들이 폴스 나인으로 고정적으로 뛰면서 역할을 부여받는데, 펩시티에서는 폴스 나인으로 굉장히 다양한 선수들이 기용되며 역할도 조금씩 차이가 있었다. 2020-21 시즌 이후 폴스 나인으로 출전한 선수만 나열해봐도 필 포든, 베르나르두 실바, 라힘 스털링, 케빈 더 브라위너, 일카이 귄도안, 페란 토레스[22]까지 수두룩한데, 몇몇 예시를 들자면 2020-21 시즌 미친 골결정력을 선보이던 귄도안은 기본적으로 3선에서 탈압박과 볼 배급을 진행하나, 폴스 나인 위치로 움직임을 가져갈 때에는 적극적 압박이나 공격 전개 대신 컷백, 침투패스 등을 받아서 골을 넣는데에 집중하는 장면을 자주 보여줬다. 반면 베르나르두 실바 케빈 더 브라위너가 폴스 나인으로 출전할 때에는 본인의 강점을 살려 온 경기장을 누비며 압박을 가하고 중원까지 영향력을 끼치며 빌드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편 라힘 스털링이나 필 포든이 폴스 나인으로 나설 때는 전방에서 압박을 성실히 수행하고 공격시에는 빌드업에 가담하기보단 전방에서 링크 역할을 수행하며 직접 득점을 노리거나 윙어와의 스위칭도 적극적으로 진행하는 등, 보다 공격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펩시티의 폴스 나인 전략을 논할때 빼놓을 수 없는 단어가 바로 스위칭이다. 때에따라 처음 폴스 나인 위치로 출전했던 선수와 좌우 윙어가 스위칭 되기도 하고, 좌우 중앙 미드필더가 스위칭 되기도 한다. 혹은 폴스 나인으로 출전한 선수가 막상 공격시에는 중앙 미드필더와 자리를 맞바꿔 3선으로 내려가기도 하는데, 이는 특히나 20-21 시즌에 더 브라위너가 폴스 나인으로 출전할 때 귄도안과의 스위칭으로 많이 보여준 전술이기도 하다. 이러한 스위칭은 과거부터 크루이프즘의 영향을 짙게 받아 포지션에 구애받지 않는 유기적 움직임을 중요시하는 펩의 축구 철학과도 맞닿아있는 특징이기도 하다. 모든 선수들이 꾸준히 움직이며 패스길을 만들고 서로 유기적으로 스위칭을 하며 공간을 만들어내는 모습을 자주 보여주며 상대팀 수비진의 혼란을 야기하는데 큰 도움을 주었다.

이러한 폴스나인 전술의 적중으로 맨시티는 리그에서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린 선수가 단 두 명에 최다득점자가 13골의 일카이 귄도안이었음에도 무려 83골을 때려박으며 모든 선수들이 골고루 득점에 관여하는 공포스러운 모습을 보여줬는데, 범위를 모든 공식전으로 넓히면 17골의 귄도안이 팀내 최다 득점자이나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린 선수가 무려 7명[23]이나 될 정도로 많은 선수들이 고루고루 득점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공격력에 탄탄한 수비가 뒷받침되며 맨시티는 리그 우승과 더불어 클럽 사상 첫 챔스 준우승이라는 성과까지 올렸다.

2021-22 시즌을 앞두고는 세르히오 아구에로가 팀을 떠난 가운데 해리 케인 영입이 불발되고 가브리에우 제주스의 라이트윙 이동, 페란 토레스의 부상과 이적, 특급 유망주 리암 델랍의 잦은 부상으로 스쿼드에 센터 포워드가 0명이라는 환장할 상황에서도 필 포든을 위시한 폴스 나인 전술을 통해 리그 선두를 질주하고 있으며, 득점력만 봐도 리그 23경기 55골, 모든 대회 통틀어 87골로 지난 시즌과 유사하게 선수를 가리지 않고 많은 득점을 뽑아내고 있다.

이후 2022-23 시즌에는 엘링 홀란드 훌리안 알바레스가 맨체스터 시티로 영입되었고, 엘링 홀란드가 그야말로 미친 활약을 펼치면서 엘링 홀란드의 부상이나 결장이 없는 한 맨시티의 폴스 나인 전술은 보기 힘들 전망이다.

3. 폴스 나인의 변종

요즘은 공격수로 배치되지만 공격형 미드필더에 가깝게 움직이는 폴스 나인을 역발상하여, 공격형 미드필더로 배치되지만 실상은 침투 머신으로 공격수처럼 움직이는 선수도 보이는 추세인데, 이를 "폴스 텐"라고 부르기도 한다. UEFA 유로 2012에서 스페인 국가대표팀이 공격수들의 줄부상과 부진으로 인해, 미드필더인 세스크 파브레가스를 폴스나인으로 쓴 제로 톱 전술이 그 대표적 예시라 할 수 있다. 2017/18 시즌 당시 첼시에서도 스트라이커인 모라타가 부진하자 에덴 아자르를 제로톱으로 기용한 적이 있다.

폴스 텐은 침투머신형 선수들 말고도 아르투로 비달 유벤투스시절과 같이 공격형 미드필더로 시작했지만 사실상 박스 투 박스 미드필더와 같은 선수를 지칭할 때도 있다.

한편으로는 공격수와 미드필더의 이중적 성향을 가진 폴스 나인을 보다 주 득점원으로 활용하기 위하여 공격수에 가깝게 조정한 역할도 등장했는데, 레알 마드리드의 카림 벤제마가 바로 그 대표적인 사례다. 벤제마는 어지간한 미드필더 뺨치는 패싱력으로 호날두를 포함한 양쪽 윙어들에게 킬 패스를 공급하는 데도 능하지만, 기본적으로는 2선으로 내려오기 보다는 최전방에서 득점에 초점을 맞추기 때문이다.

골키퍼로써 빌드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최후방 수비수로써의 역할도 보여주는 마누엘 노이어를 가리켜 "폴스 원"이라고 하기도 한다. 혹은 선방 능력은 상대적으로 떨어지더라도 빌드업으로 고평가받는 마르크안드레 테어슈테겐 케파 아리사발라가같은 키퍼들을 해당 소속팀 팬들이 폴스 원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2020년대에 들어서는 폴스 나인의 득점력을 보완하기 위해 폴스 나인을 두 명 배치하는 더블 폴스 나인이 등장했다. 율리안 나겔스만의 라이프치히, 2021년 챔스 결승전에 올라간 맨시티와 첼시가 대표적이다.

아스날의 9번 선수들은 실제로도 경기장에서 사라지기에 폴스 나인이라는 농담도 있다.

4. 장점과 단점

4.1. 장점

확실한 최전방 스트라이커가 없는 팀에서 2선 침투가 뛰어난 세컨드 톱, 공미, 프리롤 공격수의 득점력을 살리는데 제로 톱이 상당히 좋은 전술이다. 이 전술의 시초격인 토탈 패키지 공격수 프란체스코 토티를 가진 AS 로마나 최전방 스트라이커보다 공격력과 득점력이 뛰어난 프리롤 공격수 유형의 윙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FC가 대표적이었다. 라리가에서는 토티를 넘어서는 역대 최고 수준의 완성형 공격수 리오넬 메시의 득점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메시를 폴스 나인으로 돌린 FC 바르셀로나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바르사의 전성기 시절을 맡은 감독인 펩 과르디올라는 특유의 티키타카로 대변되는, 촘촘하게 짜여진 점유율 축구로 메시를 확실하게 서포트하며 득점력까지 끌어올렸다. 당시 바르셀로나에 세계 최고의 미드필더인 차비 에르난데스 안드레스 이니에스타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전술이었다.

이후 스페인 국가대표에서 세스크 파브레가스를 폴스나인으로 쓰며 2선을 공략하는 제로 톱 전술을 활용해 당시 페르난도 토레스의 부진으로 인한 골 결정력 문제에 대한 해법을 찾았고[24], 여기에 풀타임 최전방 공격의 부담을 던 토레스가 조커로 활약하면서 UEFA 유로 2012 우승까지 차지했다.[25]

이러한 폴스나인의 또다른 장점으로는 양쪽 윙어의 침투 공간을 만들 수도 있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예로 마우리치오 사리 감독 시절 SSC 나폴리 드리스 메르텐스를 폴스 나인으로 기용한 경우를 들 수 있다. 메르텐스는 본래 윙어인데, 2016-17 시즌 스트라이커인 아르카디우스 밀리크가 십자인대가 파열되어 장기간 이탈하자 사리 감독은 메르텐스를 스트라이커, 정확히는 폴스 나인 위치에 기용한다. 메르텐스는 그 시즌 리그에서만 30골 가까이 득점하지만, 그 외에도 다른 큰 영향도 끼쳤다. 메르텐스는 폴스 나인으로 공을 받기 위해 중원 지역까지 내려오는 경우가 잦았고, 이 때 상대 수비가 메르텐스를 따라 올라오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면서 상대 수비 진영 중앙에 순간적인 공백이 생겼고, 그 틈에 로렌초 인시녜와 같은 윙어들이 그 공간으로 침투하고 빌드업에 능한 수비진의 칼리두 쿨리발리나 뛰어난 패스 감각을 갖춘 중원의 마렉 함식이 메르텐스 대신 인시녜에게 직접 키패스를 넣는 식의 득점 찬스가 자주 생겼다. 만약에 상대 수비수가 메르텐스를 따라 올라오지 않는다면, 기회 창출에도 일가견이 있는 메르텐스가 압박으로부터 자유로워져 직접 공격 기회를 만들기도 하였다. 상대 입장에서는 따라올라가기도 위치를 지키기도 애매한 상황이 연출되는 것이다.

4.2. 단점

이 제로 톱에 들어갈 선수는 최전방에 서서 상대 최후방 수비 압박을 하는 것을 안할 뿐 공수 전환시 일선 압박, 역습때 2선에서 볼키핑 및 직접 득점 창출등 오히려 스트라이커보다도 더 많은 것을 해야 한다. 그만큼 폴스 나인에 대한 공격, 수비 부담은 더 많아지고 게겐 프레싱등 최전방에서부터의 압박수비가 대세가 된 지금 폴스 나인은 제로 톱의 체력 부담 및 공수 의존도가 더 커진다는 모순점을 갖게 된다. 따라서 공격수의 부담을 줄인다고 실행한 제로톱 전술이 역설적으로 공격수에게 더 큰 부담이 되어 돌아오고 팀 전체로도 더 의존도가 커질 수 있다는 거다. 축구전술의 역사에서 괜히 스트라이커에게 크고 단단한 피지컬을 요구한 것이 아니다.

그 중 대표적인 예시는 상대가 티키타카 대응에 나서면서 점점 메시 원 맨 팀으로 약화된 바르셀로나가 보여준다. 펩 과르디올라의 혁신적인 전술의 주인공으로서 떠오른 메시였지만, 점차 쌓이는 승리만큼의 명성으로 인해 상대팀들은 바르셀로나를 향한 끝없는 정밀 분석을 시도했고, 그 결과 발전한 상대 팀의 수비 조직력과 전술과 더불어 노쇠화가 진행되는 세 얼간이 차비 에르난데스의 기량 저하는 서서히 바르샤의 승률을 낮추어가는 원인이 되었다. 이처럼 바르샤 스스로의 미드필드 조직력의 저하와 더불어 발전하는 상대의 수비조직으로 인해 점차 바르샤의 역량적 우위는 사라지기 시작했다. 따라서 경기를 이기기 위해서는 결국 소위 말하는 크랙의 개인 전술의 비중과 필요성이 높아질 필요가 있었던 상황이었지만, 메시를 제외한 그 누구도 그런 상황에서 소위 말하는 크랙 본능의 개인 전술을 자신감 있게 보여주지 못하였다. [26] 그 결과 결국 경기가 안 풀릴 때 모든 선수는 메시만을 바라보기 시작했고, 그 결과 몇년 전만 해도 토탈 풋볼을 지향했던 팀이라곤 믿기지 않을 만큼 바르셀로나의 축구는 마치 리켈메가 막히면 그 날 경기력을 조졌던 과거 리켈메의 비야레알마냥 고전적인 모양새를 보이기 시작했고, 메시 또한 점차 리켈메가 그랬던 것처럼 팀 공격의 전권을 부여받고 혼자서 공격을 고군분투하며 주도하게 되었다. 이는 최전방 공격수의 잉여화와 득점 비중을 낮추겠다고 시도한 폴스 나인에게 결국 기존 공격수의 역할뿐 아니라 공격형 미드필더의 역할까지 짬 처리해 버리는 비극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일화라고 할 수 있다.[27]

또한 폴스 나인은 기존의 정통파 공격수의 지원과 수비 측면에서의 잉여화를 방지하기 위해 만들어진 역할이기에, 전술적인 내용에서 반드시 주변 동료들간의 연계를 상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문제가 생긴다. 왜냐하면 그 말인즉슨 오히려 폴스 나인을 기용하는 팀은 주변의 동료들 또한 폴스 나인을 수행하는 선수와 수준을 맞춰 협력 전술을 수행할 수 있을 정도로 다재다능해야하고 범용성이 높은 모습을 보여줘야 하기 때문이다. 만약 그게 아니라면, 폴스 나인을 기용하는 팀은 기존 득점과 직접 타격에 올인하는 정통파 공격수를 기용하는 팀에 비해 낮은 효율을 보일 수 밖에 없을 것이다.[28]

이에 대한 예시로서 프랑스 대표팀이 3톱을 기용시 앙투안 그리즈만을 최전방에 배치했을 때를 예시로 들 수 있다. 비록 프랑스는 2018 FIFA 월드컵 러시아의 우승은 했더라도 이는 많은 것을 떠맡는 폴스 나인 전술의 역설성과 한계를 보여줄 뿐만 아니라, 다른 한편으로는 이를 채용하는 전술이 효율적으로 작동하기 위한 전제 조건이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기 때문이다. 만능성이 돋보이는 선수지만 그리즈만은 1선에서 수비수를 붙잡아 둘 동료가 있었을 때, 효율이 극대화 되는 전형적인 2선 공격수인데, 그 동료가 사라지게 되자 그만큼 사라지는 가용 공간 상황에서 자신의 장기를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다. 이는 어정쩡한 펄스 나인의 위험을 제대로 보여주는 부분이다. 폴스나인 또한 소위 지원이 필요한 반푼이 취급받는 정통파 공격수들 다르지 않게, 주변 포지션의 조합과 클래스가 받쳐줘야 함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만약 그런 상황에서 제 2의 앙리로 평가받는 빠르고 저돌적이면서 슈팅이 강한 킬리안 음바페와 최전방에서 포스트 플레이를 뛰어나게 수행할 수 있는 정통 9번 스트라이커 올리비에 지루가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면, 프랑스 국대는 UEFA 유로 2016 당시의 고질병을 다시 재현할 수도 있는 문제였다. 실제로 월드컵 첫 경기 호주전에서 지루가 그리즈만 대신 교체 투입되고 나서야 전체적인 공격력이 돌아왔고, 상대 풀백 아지즈 베히치의 자책골로 겨우 이길 수 있었다. 이후 디디에 데샹 감독이 전술을 빠르게 수정해 최전방 스트라이커에 지루, 2선에 그리즈만과 음바페를 두면서 우승을 거머쥘 수 있었다.[29]

그리고 득점력이 매우 좋은 선수가 있을 때, 그 선수가 집중 마크를 당하지 않는 이상, 폴스 나인이 필요가 없어진다는 점도 있다. 그냥 쏘면 들어가는데 뭐하러 수비수를 유인하며 다른 선수들에게 찬스를 줄 이유가 어디 있겠는가?

또한 폴스 나인의 특성상 제로톱 역할을 맡는 선수는 정통 스트라이커의 대표적 특징인 뛰어난 경합 능력 대신 기술과 스피드를 무기로 삼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세트피스 공격 찬스나 측면에서 날아오는 크로스 또한 혼자서 살리기 어렵다. 이 경우 폴스 나인이 윙어에게 기회를 만들어주더라도 윙어가 홀로 압박을 견뎌내야 한다면 결실을 맺기 어려워져서 제로톱의 직접 돌파가 요구되거나 반대편 윙어 또는 중원에서 가담한 선수가 그 역할을 분담해야 한다. 하지만 애초에 폴스 나인 자체가 수비수와 직접적인 경합을 피함으로써 발생하는 효과를 얻는 역할임을 감안해 본다면, 결국 문제가 원점으로 되돌아 온 셈이라고 볼 수 있다. 그래서 시대가 지날수록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9번 공격수에게 상대 수비수와 경합할 신체 조건과 몸싸움 능력이 요구되고 있는 것이고, 그 과정에서 카림 벤제마, 해리 케인,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처럼 피지컬과 연계 둘 다 되는 9.5번 공격수의 가치가 점점 높아지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그리고 최전방 선수에게 수비 가담 및 빌드업까지 적극적으로 참여시키는 만큼, 제로 톱 선수의 강점을 최대한 살리려면 공격 측이 상대편 가까이에서 오랫동안 공을 가지고 공격을 전개해야 한다. 티키타카에는 어울릴지 몰라도 뻥축구나 역습축구에는 어울리지 않는 것이 제로 톱. 그래서 주제 무리뉴 같이 역습 지향형 전술의 감독은 정반대로 최전방 공격수의 미드필드 및 수비가담을 최대한 자제시키는 편. 그럴 시간에 최대한 상대 수비 라인의 전진을 막는 것이 우선이기 때문.[30] 제로톱 메시와 티키타카를 앞세운 FC 바르셀로나가 세계를 정복할 수 있었던 것도 피케- 세르지오 부스케츠- 차비 에르난데스- 안드레스 이니에스타 순서로 완벽한 빌드업과 플레이메이킹이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추가로 UEFA 유로 2012 이후 티키타카의 카운터로 쓰리백이 다시 성행하는 이유도 같다. 폴스 나인이 수비진을 끌어내려는 움직임을 아예 무시해버리고 중원에서의 활발한 압박으로 2선 공격을 저지한다면 나머지 공격수들은 측면에 사활을 걸게되는데 이때 장신의 스리백이 폴스 나인에게로 올라오는 크로스를 저지시켜 결국 뒤에서 공만 돌리게 하는 것이다. 물론 지네딘 지단이나 디에고 마라도나처럼 피지컬까지 겸비해 수비를 탱크처럼 뚫어내거나, 또는 리오넬 메시처럼 쓰리백이고 텐백이고 드리블로 전부 박살내면서 골, 어시까지 만들어내는 선수도 있긴 하지만 이런 선수들은 전세계 축구사를 통틀어도 몇 명 되지 않는다.[31]

5. 폴스 나인의 역할을 맡은 선수


[표기] false [fɔ:ls\] 외래어 표기법(문교부 고시 제85-11호, 1986년 1월 7일)의 2장에 따른 국제 음성 기호와 한글 대조표에 따르면 후설 원순 중저모음 ɔ는 오로 적는다. [2] 이 외에도 핸들링( 핸드볼 (파울)), 헤딩( 헤더), 센터링( 크로스), 골 세레모니(골 셀레브레이션) 등 묘하게 바뀐 축구 용어들은 엄청 많다. 하지만 이게 수십년간 굳어져 버리면서 용어를 바로잡기도 힘들어진 상황이라 공식적으로도 계속 쓰이고 있다. 다만 흔히 브로큰 잉글리시로 잘못 알려져 있는 오버헤드 킥(시저스 킥/바이시클 킥)은 영국 현지에서도 흔히 쓰이는 용어이다. [3] 다만 이런 설명이 가능하려면 제로톱이란 전술을 일본에서 발견하였거나 발명하였다는 뜻인데, 이게 중요한 전술이라면 그에 대응하는 유럽의 용어가 있어야 한다. 그러나 이 용어는 단지 일본에서 만들어졌으며, 일본과 가까워 영향을 받는 한국에서 드물게 사용되는 용어이다. 따라서 제로톱으로 용어를 설명하는 것이 실제의 축구의 전술변화를 제대로 반영하는 것인지에 대하여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없는 부분이다. [4] 2007-08 시즌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공격을 생각해 보는 게 오히려 이 개념이 더 가까울 것이다. [5] 물론 이렇게 되면 9번과 가짜 9번을 동시에 사용한다는 의미인데 이게 과연 효율적인가, 빅-스몰 투톱과 다른 게 뭔가, 실제 경기에 사용되었나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그나마 해석을 하자면 투톱 조합에서 가짜 9번은 세컨드 스트라이커나 공격형 미드필더 역할을 맡는다고 보면 될 것이다. FM에선 가능하다 [6] 예를 들자면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전성기를 이끌어 낸 2선 공격수인 앙투안 그리즈만은 아래에서 언급했던 전형적인 폴스 나인의 유형에 속하는 피르미누와 같이 원톱/쓰리톱 전술에서 뛰는 선수는 아니다. 엄밀하게는 반드시 1선에 디에고 코스타와 같이 수비진과 직접적으로 싸워주는 파트너가 있으면 그 아래 위치인 2선에서 상대팀에 온갖 방법으로 균열을 내는 2선 스트라이커라고 볼 수 있다. 그렇지만 그리즈만도 피르미누처럼 만능에 가까우며, FC 바르셀로나에선 리오넬 메시와의 스위칭 플레이를 통해 1선과 2선을 오가며 미드필더로써, 공격수로써 모두 최상급의 클래스를 보여줬기 때문에 큰 범주에서는 폴스 나인의 정의에는 부합한다. [7] 최고 레벨에 있는 선수들은 시대를 막론하고 언제나 그렇게 플레이해 왔고, 이것이 점점 더 많은 선수들에게 요구되는 상황으로 이해하면 될 것이다. [8] 실제로 많은 축구 전문가들은 케인이 9번의 역할부터 10번,8번 심지어는 6번의 역할까지 수행해낼 수 있는 선수라고 평한다. [9] 하지만 요즘 추세를 보면 분명 공격수도 해당 위치에서 다재다능한 만능형을 요구한다는 건 부정할 수 없으며, FM에서도 심지어는 이런 역할을 끼워 넣는 추세이기 때문에 곧 구체적으로 명사화될 것이다. [10] 현대축구에서는 사실상 포메이션도 무의미해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굳이 폴스 나인과 전통적인 스트라이커를 구분하는 것이 무의미하다는 견해도 있다. [11] 여기서 '경우가 많다'는 표현이 계속 쓰이는 것은, 축구의 특성 상 100m×70m 면적의 넓은 필드에서 90분 내내 양팀의 공격 주도권이 쉴 새 없이 바뀌기 때문에, 경기 내 나타날 수 있는 여러 양상을 단순히 일반화하기 어렵다는 것을 말한다. [12] 미헬스의 최대 업적은 사실 현대축구 전술 구사에 필요한 요소들을 집대성 하였다는 것이다. 과거의 명장들이 구사한 전술들의 공통분모들을 모아 정리한 것이라고 볼 수 있는 셈이다. 이 말은 즉슨 미헬스 이전의 인물들도 어렴풋이 그가 했던 생각들을 했다는 것이다. 학계에서도 그렇지만 이론들을 정리하여 알기 쉽게 엑기스만 쭉쭉 뽑는 것은 쉬운 작업이 아니다. [13] 한국 역시 히딩크의 부임 당시에 내내 비판이 쏟아졌던 것을 생각하면, 역시 당대에는 생소한 혁신적인 발상을 실행으로 옮기는 것은 공짜로 이루어지지 않는듯 싶다. 만약 여기서 신델라가 실패하였다면 진짜로 폴스 나인은 21세기에 처음으로 등장하였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14] 공식 사인은 자살이지만 음모론이 많다. [15] 한 시대를 풍미한 W-M인 만큼 그 기반이 탄탄했던 W-M 시대가 한 순간에 막을 내렸고, 이후에 이들이 축구사에서 새로운 시대의 시작을 알리는 시초로서 평가될 정도니 대단한 거 맞다. 평가된 바에 의하면 이들은 몇십 년을 앞선 전술을 구사했고, 이 개념들은 현대 축구 전술에 고려되는 개념에 부합하였다. 당대에 이 정도 전술을 구사했다는 게 지금봐도 무서울 정도고, 현대에도 조금만 생소한 개념이 나와도 난리 부르스를 추는 마당인데 당대에는 그 충격이 어떠했을지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16] 이는 비록 토탈 풋볼의 교리를 충실히 이행하기 위함이었지만, 개별 선수의 역할론적 측면에서는 매우 자유로운 오리지널 토탈 풋볼과는 한편으로는 다른 방향을 추구하였다. [17] 빈첸조 몬텔라가 전성기에서 확 내려왔다 [18] 다만 메시와 달리 이브라히모비치는 측면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주지 못 했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 문제가 있었고 이브라히모비치 역시 이에 큰 불만을 가지면서 과르디올라와 이브라히모비치 사이에 불화가 커졌고 결국 이브라히모비치는 한 시즌 만에 팀을 떠났다. 그런데 특이한 것은 정작 이브라히모비치는 메시와는 매우 잘 지내고 있다. 이 문제는 다음 시즌 다비드 비야가 영입된 뒤, 같은 포지션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주면서 해결되었다. [19] 후안 마타, 산티 카솔라 등 리그 최상위권 선수들마저 국대에 승선하지 못하거나 벤치를 달구는 경우가 허다했고, 이니에스타와 다비드 실바는 아예 윙으로 갔을 정도로 당시 스페인의 미드필더 라인업은 호화로움 그 자체였다. [20] 또 신기한건 그렇다고 흔히 등딱으로 대표되는 포스트플레이를 못하는 것도 아니다! [21] 앙투안 그리즈만 또한 이런 모습에 부합하는 대표적인 만능 공격수라고 할 수는 있겠지만, 앞서 언급했듯이 엄연히 자신의 최고의 모습은 1선에서의 탱커가 존재할 때, 상대 수비수의 1차 마킹에서 벗어나면서 자유롭게 공격, 수비, 지원 방면을 원하는데로 자유롭게 수행할 때 발휘된다는 점이 피르미누와 다르다. 실제로 2018 월드컵 무대에서 폴스나인을 수행했을 때, 그리즈만의 퍼포먼스는 기대치와는 거리가 먼 수준이었기에, 일반적인 폴스나인의 정의에 부합하는 선수라고 볼 수는 없다는 점에서 그리즈만은 피르미누와 다르게 폴스나인의 계보에 들어간다고 하기 힘들다고 볼 수 있다는 말은 일리가 있다고 볼 수 있겠다. [22] 페란은 폴스 나인 기용을 시작으로 아예 센터 포워드 역할까지 겸임하게 되었다. 이후 스페인 대표팀이나 바르셀로나에서도 센터 포워드로 기용되는 중. [23] 일카이 귄도안(17골), 필 포든(16골), 가브리에우 제주스, 리야드 마레즈, 라힘 스털링(이상 14골), 페란 토레스(13골), 케빈 더 브라위너(10골) [24] 페르난도 요렌테가 있긴 했지만 전형적인 타겟맨 유형이라 당시 스페인의 철학과는 거리가 있었다. [25] 전문가에 따라서는 세스크를 폴스 나인이 아닌 정통 공격수로서 투입되었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26] 그 이유를 짧게 말하자면, 펩 바르샤의 영광의 시기에 쌓여왔던 구조적인 문제가 표면화되었기 때문이다. 그 전술적으로 엄격했던 펩은 처음에는 토탈 풋볼적 관점에서 모든 선수들의 전술적 비중을 이상적으로 균등하게 배분하길 원했지만, 메시가 디에고 마라도나와 비견될 천상계 그 이상의 포텐을 폭발시키기 시작한 다음부터 서서히 공격적 비중과 권한과 자유도를 메시 중심으로 가져가기 시작했고, 급기야 바르샤를 떠날 즈음에는 대부분의 공격적 비중과 권한과 자유도를 메시에게 부여한 나머지 메시를 제외한 다른 선수들은 그저 정해진 역할을 수행하는 유틸리티 플레이어 이상도 이하도 아니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여기에 그 누구도 메시의 기량을 의심하지 못하고 거스를 생각도 하지 못했던 점이 환장의 콜라보를 이루어, 바르샤를 오기 이전 팀에서는 각각 에이스로서 한 따까리 하던 선수들은 메시와 함께 했을 때에 한해서는 거짓말같이 평범한 선수처럼 해결사로서의 본능을 잃어버린 모습을 보여줬었다. 그 대표적인 예시로 언급할만한 내용이 메없산왕으로 유명한 알렉시스 산체스의 부활이다. 메시가 있을 때는 먹튀 소리를 듣던 선수가 메시가 없을 때는 왕소리를 들을 정도로 경기력이 달랐다는 건, 분명 우연으로 치부할 수는 없을 것이다. [27] 그리고 이 문제는 13-14 시즌 바르셀로나의 무관 당시 절정에 이르다가, 14-15 시즌 루이스 엔리케 감독이 폴스 나인 유형의 중앙 공격수였던 메시를 프리롤 공격수 역할의 오른쪽 윙어로 옮기고, 정통 스트라이커의 롤이 가능한 루이스 수아레스를 최전방에 세우며, 기존 왼쪽 윙어에 네이마르를 더하여 MSN이라는 정신나간 조합을 완성시킴으로써 해결된다. 결국 이 또한 선수 한 명에게 과도하게 부여된 비중을 균등하게 분산하는 방법을 통해 문제를 해결했다는 점에서, 폴스 나인의 문제점을 느끼게 해주는 부분이다. [28] 물론 메시와 같이 해당 역할을 수행하는 선수의 역량이 월드클래스를 기준으로 잡아도 압도적이라면 상관없지만, 높은 확률로 동 클래스라고 가정했을때 다재다능한 폴스 나인의 선수는 공격 역량에 올인한 공격수보다 공격 역량 그 자체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폴스 나인 역할을 수행하는 선수에게는 개인 전술을 기대하는 건 그리 효과적이라고 볼 수 없기 때문이다. [29] 이마저도 지루의 저조한 결정력으로 인해 폴 포그바의 중거리 슛이나 뱅자맹 파바르의 환상적인 발리슛 등 다른 선수들이 포지션을 막론하고 제 각기 필요한 때마다 득점을 기록해줬다. [30] 그러나 레알 마드리드 재직 시절과 토트넘 홋스퍼 재직 시절 모두 카림 벤제마 해리 케인을 측면 공격수인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손흥민에 비해 내려쓰는 전술을 택했다. 차이가 있다면 전자는 호날두의 신계에 도달한 득점 능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포스트 플레이와 플레이메이킹 능력이 좋은 벤제마를 내려 쓴 것이라면, 후자는 케인만큼이라도 플레이메이킹을 할 수 있는 미드필더가 부재해 어쩔 수 없이 내려 쓴 것에 가깝다. 역습 상황에서는 손흥민의 움직임과 득점력도 케인 못지 않기 때문. [31] 애초에 이 문장의 예시들은 모두 축구의 한 시대를 대표하고 지배한 선수들이다(...) [32] 웨스트햄에서 폴스 나인, 왼쪽 윙어, 메짤라를 소화했지만 폴스 나인에서 가장 좋은 활약을 보여줬다. [33] 80년대 대표팀의 주전 스트라이커였고 미드필더 성향이 강해 투톱에서 2선으로 내려와 이태호, 황선홍 등에게 패스를 찔러주는 플레이를 펼쳤다. [34] 홀슈타인 킬에서 이 포지션을 맡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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