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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폭 코미디

1. 개요2. 역사3. 관련 작품
3.1. 영화3.2. 드라마3.3. 만화3.4. 애니메이션
4. 관련 문서

1. 개요

Comedy

조직폭력배가 나오는 코미디 영화의 한 장르. 2000년대 초반 한국 영화의 트렌드이기도 했다.

2. 역사

1997년 국내에서 조폭 코미디의 시초라 할 수 있는 영화 넘버 3가 흥행하면서 조폭이라는 소재를 차용한 코미디 장르의 성공 가능성이 대두되기 시작하였다. 사실 넘버 3의 경우는 이후 등장할 조폭 코미디와 약간 궤를 달리하는 작품으로서 조폭이라는 소재로 한국이라는 나라의 저열함과 한국인의 천박함을 풍자한 부조리 코미디였다. 그런데 그런 주제 의식과는 별개로 이 영화가 영화관에서 내려간 이후에도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릴 정도 컬트적인 인기를 끌자 돈에 눈이 먼 영화제작자들이 "어라? 조폭이라는 소재로 코미디를 만들면 먹히네?'' 라고 생각하게 되었던 것. 사실상 넘버 3는 천민 자본을 비웃는 내용의 영화였는데 천민 자본은 오히려 넘버 3 아류작을 꿈꾸게 되었다는, 웃지 못할 아이러니가 성립된 것(…).

이후 2001년 조폭 마누라, 두사부일체, 달마야 놀자가 흥행 3연타를 날리면서 본격화. 어쩐지 언급이 덜 되긴 하지만 같은 해 개봉한 신라의 달밤 역시 조폭을 소재로 한 코미디라는 점에서 같은 범주로 묶을 수 있긴 하다. 게다가 같은 해 장르는 다르지만 영화 친구까지 흥행하면서 영화계에서 조폭을 소재로 한 영화를 쏟아 내다시피하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드라마에서 실상은 조폭 미화물에 가까운 야인시대[1]가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것도 한 몫 했다. 개그 프로에서도 웃찾사 같은 프로에서는 얼빵한 조폭을 소재로 하거나 깡패가 등장하는 코미디 꼭지가 회차의 절반을 넘어서기도 했다. 다시 말해 2000년대 초반은 극장에서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문화컨텐츠가 조폭미화 투성이였다. 2010년대 들어 조폭물의 인기가 시들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지금은 평가가 많이 떨어졌지만, 그나마 초기에 나왔던 이 작품들은 이후에 쏟아지는 양산형 조폭 미화물보다는 훨씬 완성도가 좋은 편이었다.

이때 몇몇 작품들의 경우 외국으로 수출되기도 했는데 옆나라 일본에서는 일본의 야쿠자는 잔혹하지만, 한국의 조폭은 웃기다고 평하기도 하였다.[2][3] 영화계 조폭 코미디의 흥행 탓인지 TV 드라마에도 영화 속의 조폭과 비슷한 이미지의 조폭[4]이 등장하게 되었다. 하지만 이런 무수한 조폭 코미디 가운데 진정으로 흥행에 성공했다고 할 만한 작품들은 2001년 한꺼번에 출연하였던 세 작품, 조폭 마누라, 두사부일체, 달마야 놀자 뿐이며, 실제로도 시리즈화되어 수명을 이어간 작품도 이 세 작품들 뿐이다.

조폭들은 자신들이 우습게 보이는걸 싫어라 하지만, 조폭 코미디가 인기도 있고 이렇게라도 해서 좋은 이미지를 얻는게 결과적으로 자신들에게 이익이라 싫지만은 않게 보는 듯하다. 더욱이 안 그런것도 있지만 보통 조폭 미화가 상당하기 때문에 좋아하면 좋아했지 싫어할 이유는 없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이러한 조폭 코미디 붐의 부작용으로 조폭들의 이미지가 많이 개선(?)되었다. 일례로 조폭영화가 흥행하던 당시 초등중학생들이 '장래희망은 조폭'같은 소리를 TV방송에서 했을 정도며, 2008년 개봉작 영화 강철중: 공공의 적 1-1에서는 청소년들의 비뚤어진 조폭 동경의식을 여러 방식으로 풍자해 내기도 했다(...)

한편으로 한국 영화계가 이렇게 무분별하게 조폭을 소재로 한 영화들을 쏟아낸데는 역설적인 이유가 하나 더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한국 사회가 내포된 풍자와 희화화에 대한 몰이해 때문. 2010년대 이후로는 덜해졌지만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창작물에서 특정 직업군을 등장시키는 것은 상당한 반발을 각오해야 했다. 특정 직업군을 비하하려는 목적이 전혀 없이, 단순한 양념으로 코믹한 조연이 등장한 경우라도 그 배역의 직업에 따라 가지각색의 태클이 들어왔던 것. 그런데 조폭의 경우 아무리 조폭을 희화화해도 조폭 자신이 태클을 걸 가능성은 전무하다. 태클이 들어오면 그저 전화기를 들고 살포시 112를 누르면 되기 때문. 덕분에 영화 관계자들은 참과 거짓을 구분할 필요 없이 자기 입맛대로 조폭을 그려내는 것이 가능하였고, 이는 2000년대 초반 무수한 조폭 영화들을 쏟아낸 하나의 원인이 되었다. 뿐만 아니라 표현 면에서도 말초적인 소재인 과도한 폭행 성범죄, 마약, 도박, 사기 등의 소재를 자유롭게 다뤄볼 수 있으면서도, 개연성에 특별한 무리가 없는 직업은 조폭 외에는 찾기 어렵다보니, 머리 쓰기 귀찮아진 제작자들은 일단 조폭을 인물로 박아넣고 조폭을 마치 의적인양 묘사하기 시작했다.

때문에 한창 대세였을 때는 개봉하는 거의 모든 영화가 조폭 관련이었고 다른 종류의 영화는 찾아보기 힘들 정도였다. 특히 명절시즌이 되면 가족 관객을 노리고 적은 투자금을 들여 운좋게 대박을 건져보려는 조폭 코미디도 많았다. 멀티플렉스관의 안정적 확장 및 거대 배급사의 3강 체계가 갖춰진 이후에는, 조폭코미디는 안정적인 투자금 회수 방식으로 남용되기도 하였다. 즉, 멀티플렉스를 운영하면서 배급도 담당하는 거대 배급사가, 저질 조폭 코미디를 그래도 인지도는 있는 배우를 캐스팅해서 일단 찍고, 명절등 대목을 노려 스크린을 싹 독점한 이후에, 출연 배우들을 당시 대세였던 해피투게더, 공감토크쇼 놀러와, 무한도전 등의 TV 예능프로에 쭉 순회를 돌려서 노골적으로 영화 광고를 하고, 이에 낚인 관객들이 영화를 보면 1~2달만에 투자비를 회수하는 방식. 트위터 등의 SNS가 활성화된 것이 스마트폰이 보급되기 시작한 2010년경 부터였으니, 당시에는 이와 같은 저질영화가 나와도 부정적인 입소문이 상대적으로 늦게 퍼지는 편이였고, 그 덕분에 이와 같이 속이 빤히 보이는 장사가 가능했다.

이런 류의 영화에 항상 들어가는 조폭미화나 억지 웃음[5]등의 요소 때문에 이때를 계기로 한국 영화판 자체를 싫어하게 된 사람들도 매우 많다. 이 때 선입견이 생겨서 한국 영화 자체를 안보려 드는 사람들도 많다. 차라리 한국형 블록버스터가 유행하던 시절에는 볼거리라도 많았지 조폭 코미디가 유행하던 시절에는 별로 볼거리도 많지가 않았으니... 한국형 불록버스터 열풍은 그나마 우리나라의 영화산업발전을 위한 성장통이었다고 볼 수 있지만[6] 충무로를 중심으로 한 조폭영화 열풍은 뻔한 스토리와 폭력에 대한 미화, 저속한 코미디로 점철된 영화들만 양산하였다.

거기다 대부분 조폭 코미디 영화의 전개도 거의 비슷비슷해서 미성년자인 15세 이상이라도 흡연[7]이나 음주 장면을 비롯해 섹드립, 폭력을 이용한 개그로 관객들을 웃기려고 하고 이야기가 전개되면 진지해진다고 주인공들이 위기에 빠져 폭행당하는 장면을 찍으며 코미디라면서 정작 엔딩은 억지스럽게 감동적이거나 열린 결말 을 맞는다. 이것들을 지겹게 우려먹지만 관객들은 그걸 또 좋아해 막장 드라마가 끝나면 새로운 막장 드라마가 방송되는것처럼 반복되어 가히 한국 영화의 암흑기라 할 수 있었다.

국산 영화 까들과 디빠들이 기존 국산 영화를 깔 때 자주 들먹이던 떡밥이었다. 그런데 정작 디 워 이후 2010년에 개봉한 라스트 갓파더도 넓게 보면 조폭 코미디이다. 심형래가 디 워를 만들 당시인 2007년만 해도 조폭 코미디 유행은 정점을 찍고 약간 내리막이긴 했으나, 여전히 조폭 코미디 시리즈물의 원조격인 두사부일체 시리즈나 가문의 영광 시리즈는 계속 유지되고 있던 시절로 당시만 해도 조폭코미디의 영광은 결코 과거의 일이 아니었다. 때문에 심형래의 조폭코미디 비판은, 그 발언의 본래 의도가 무엇이었든 간에 대중들에게 어느 정도 먹혔던 것도 사실이었다. 무엇보다 2002년 극장가에서 국산 영화 흥행 1위가 가문의 영광이었다.

앞서 언급했듯이 열풍이 지나가고 부턴 조폭 영화의 제작 편수도 줄었고, 전과는 달리 흥행 성적도 신통치 않다. 그럼에도 정신을 못 차린 대부분의 제작사들은 산발적으로 2011년경까지 조폭코미디물을 어떻게든 이어가보려고 했다. 정 트리오라고 칭해지는 두사부일체 시리즈출연 3인방도 결국에는 정통 조폭 코미디가 아닌 유감스러운 도시로 컴백했다.

조폭코미디가 지리멸렬하는 사이에, 나홍진 감독이 혜성처럼 등장하여 추격자를 흥행시키고, 황해로 2연타석으로 주목받았으며, 아저씨, 신세계와 같은 웃음기 싹 뺀 느와르 액션물이 상당한 완성도로 호평을 받음에 따라, 2000년대 후반 ~ 2010년대 초반 영화계의 대세는 코미디 요소가 싹 빠지고 반대로 사실적인 폭력 묘사와 어두운 배경을 가진 인물을 그린 스릴러 및 느와르 장르로 옮겨가게 된다. 그 결과 2010년대에는 조폭 코미디물 유행은 끝난 지 한참 지났다. 이 시기에도 조폭 코미디 따위는 나와봐야 욕만 오지게 먹고 철저하게 흥행 실패하지만, 대신 신세계,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 전성시대 같이 조폭들의 세계를 진지하게 그려내는 작품들은 호평을 받으며 흥행한다. 관객 수준이 올라갔다는 증거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느와르물이나 스릴러물이 마찬가지로 지나치게 범람하여 후까시만 잡는 작품들에 관객들이 피로감을 느끼게 되었고, 2010년대 후반~2020년대에 들어서는 느와르와 블랙 코미디를 결합한 범죄도시 시리즈와 같은 영화가 관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으며 흥행에 성공하기에 이른다. 그로 인해 조폭 코미디를 살짝 뒤집어서, 그 조폭을 잡는 검사나 경찰 개인이 그 조폭 또는 사실상 조폭에 가까운 기업가를 때려잡는 이야기를 주 소재로 삼는 영화가 유행하기 시작했다. 조폭 코미디가 범람하던 시절처럼 대놓고 조폭을 미화하거나 희화화하지는 못하지만, 조폭이 하는 폭력이나 성범죄, 마약 등의 범죄는 영화에서 한가득 묘사해놓고, 마지막에 단지 그걸 때려잡는다는 식으로 '조폭 미화물 아니에요'라고 면피하는 식. 몇몇은 이를 이용해 흥행을 누렸으나 이에 따라 질낮은 양산형 작품도 쏟아져나오고 있어, 2000년대의 조폭 코미디물에서 느꼈던 피로감이 재현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반복되고 있다.

3. 관련 작품

3.1. 영화

3.2. 드라마

3.3. 만화

3.4. 애니메이션

4. 관련 문서



[1] 특히 안재모가 김두한으로 연기했던 전반부, 김영철이 김두한으로 연기하는 후반부는 조폭미화물이라기보다는 조폭이 주요소재가 되는 정치극에 가까워진다. [2] 그도 그럴것이, 일본에선 야쿠자 미화 미디어물은 있어도 한국처럼 야쿠자를 소재로 코미디를 접목시킨게 없었기 때문이다. 그때문에 한국의 조폭 코미디 콘텐츠들이 참신하게 느껴졌고, 야쿠차와 조폭의 비슷한 양상을 띈것에 일본문화에 겉돌지 않고 유머러스한 코미디로 받아들여졌던 것. [3] 범죄와의 전쟁 이후로 조폭질하려면 영세한 점조직으로 흩어져야 겨우 먹고살 정도로 조폭세력이 매우 약해지고, 심지어 단체 이름조차 마음대로 못짓는 한국과 달리 아직까지 야쿠자의 세가 강한 일본에서는 이 정도로까지 야쿠자 전체를 희화화 하기가 어려웠던 탓도 있다. 일본 야쿠자물에서도 코미디 역할을 맡는 개인은 간혹 나오지만 단체로서 전부 망가지는 사례는 없다시피 하다. [4] 흔들리지마, 2009 외인구단, 씁쓸한 인생같은 작품들. [5] 화장실 개그, 불필요한 욕설과 폭력, 배우들의 어색한 사투리 연기. 특히 이중에서 가장 오랫동안 해악을 끼친것은 불필요한 욕설과 폭력이다. 조폭 코미디로 한탕 해먹던 기억을 가지고 있는 중견 투자자들이 아직까지도 영화 제작 관련 중간보고회 때 "욕이 너무 안들어가서 재미가 없으니 욕을 더 많이 집어넣어라" 따위의 주문을 하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6] 블록버스터 촬영노하우, 제작의 질이 중요하다라는 교훈, 특수효과의 발전, 그 외 관객들에게 시각적 즐거움을 주고 우리나라도 이런 영화를 제작할 수 있다는 자긍심, 전체 영화 산업 규모의 확장 등. [7] 흡연씬을 쓸데없이 멋지게 잡아놔 청소년들의 흡연욕구를 불러일으키게끔 하여 2000년대 당시 일부 미성년자들중 담배를 손에 쥐게 된 계기가 이런 조폭 코미디 등장인물의 흡연씬을 보고 거기서 영향을 받아 시삭하게 됐다는 통계가 있을 정도다. 이건 뭐 골초 양성도 아니고... [8] 조폭을 다룬 내용들 중에서는 시초 격. [9] 야쿠자물 + TS물 + 아이돌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