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3-09-05 00:40:50

이닝의 재구성

1. 개요2. 재구성 범위3. 종류
3.1. NPB식 이닝의 재구성3.2. MLB식 이닝의 재구성
4. 문제점

1. 개요

투수 방어율을 계산하는 데에 사용되는 개념. 주자 실책 혹은 포일로 인해 추가진루 혹은 득점에 성공하는 경우 그 이닝에서 실책이나 포일이 없었을 경우를 가정하여 이닝을 다시 만든 후 실점을 계산하는 것[1]
baseball reference의 Earned run 항목에 나와 있는 Inning reconstruction에 대한 설명은 다음과 같다.
수비팀이 에러나 패스트볼을 기록했을 경우 기록원은 수비 실수가 없을 경우를 가정하여 이닝을 "재구성"하여야 한다. 수비 실수로 인해 일어나지 않은 실점만이 자책점으로 간주되고, 나머지는 비자책점으로 기록된다.

2. 재구성 범위

실책 혹은 포일로 추가진루 혹은 득점에 성공한 이닝을 재구성할 때는 그 이닝의 시작부터 먼저 구성한다. 다만, 실책이나 포일이 발생한 후 투수가 교체되었다면 그 구원등판한 투수의 자책점을 따로 계산하기 위해서 이닝을 재재구성한다. 이 경우는 투수가 구원등판하기 전의 상황은 소급하지 않고 구원등판 이후의 상황만 재재구성의 대상이 된다.

예를 들어,
  1. 이닝 시작 후 타자 두 명이 실책 없이 아웃되며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투수 A가 타자 ㄱ을 상대
  2. 타자 ㄱ의 타격 결과 땅볼로 아웃될 타구였으나 야수 실책으로 출루하며 2사 1루가 됨
  3. 투수 A가 강판되고 투수 B가 구원등판
  4. 투수 B가 타석에 들어선 타자 ㄴ에게 투런 홈런을 맞으며 1루 주자 ㄱ과 타자 주자 ㄴ이 홈인
  5. 타자 ㄷ이 삼진으로 아웃되며 이닝 종료
이런 상황으로 진행되었다면 이닝의 재구성은 일단 이닝 시작부터 먼저 하므로 1번부터 5번까지 재구성된다. 위의 2번에서는 실책이 없었더라면 이닝이 종료되었을 상황이므로 그 이후의 실점은 비자책점으로 인정한다. 즉, 위의 4번 상황에서 실점한 2점은 이닝이 종료되었어야 할 상황에서 허용한 실점이므로 팀에게도 비자책점이고 투수 A에게도 비자책점이다. 하지만 여기서 투수 B가 구원등판하기 전에 실책이 있었으므로 이 실책을 빼고 이닝을 재재구성한다. 즉, 투수 B의 자책점을 계산할 때는 위의 1번과 2번의 상황은 이닝의 재재구성에서 고려하지 않고 3번 상황부터 고려한다. 이렇게 되면 투수 B가 구원등판하기 전 출루한 주자 ㄱ은 투수 B의 책임주자가 아니므로 비자책점이 맞지만 홈런을 친 타자 주자 ㄴ은 투수 B의 책임주자이므로 자책점으로 인정된다.
주자 투수 A 투수 B
실점(비자책) 실점(비자책) -
실점(비자책) - 실점(자책)
합계 2실점(0자책) 1실점(0자책) 1실점(1자책)

이와 같이 주자 ㄴ으로 인한 실점은 팀에게는 비자책점이지만 투수 B에게는 자책점이 된다. 이런 식으로 투수에게만 자책점으로 구성되고 팀에게는 비자책점으로 구성되는 경우를 가리켜 '반자책점'이라 부른다.

야구 기록지를 작성할 때도 득점한 주자는 이닝별 상황 기록칸 가운데의 마름모 부분에 동그라미를 그려서 표시하는데 자책점 여부에 따라서 달라진다. 그 주자의 득점이 자책점이면 칠해진 동그라미(●), 비자책점이면 빈 동그라미(○), 반자책점이면 반만 칠해진 동그라미(◑)로 표시한다. 위의 예시에서는 주자 ㄱ의 득점은 비자책점이므로 빈 동그라미로, 주자 ㄴ의 득점은 반자책점이므로 반만 칠해진 동그라미로 기록지에 표시된다.

3. 종류

이닝을 재구성하는 방법에는 NPB식과 MLB식이 있다.[2]
KBO 리그는 출범 당시인 1982년부터 1986년까지 NPB식 이닝의 재구성을 따랐으나, 1987년부터는 MLB식 이닝의 재구성을 따르고 있다.

3.1. NPB식 이닝의 재구성

득점이 기록된 시점에 자책점인지의 여부가 확정되는 방식이다. 계산이 간단하다는 장점이 있으나, 승부가 갈린 상황에서 투수가 의도적으로 실책을 유발해 자신의 평균자책점을 의도적으로 낮추는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MLB식에 비해 훨씬 높다. 다음 예시들을 보자.
무사 주자 1루 상황에서 타자가 중견수 앞 안타를 쳤으나 중견수의 실책으로 1루 주자가 홈인, 무사 주자 3루가 되었고, 투수는 다음 타자에게 투런 홈런을 맞았다.
이 경우 1루 주자의 득점은 득점 시점에서 비자책점으로 확정된다. 그러나 홈런으로 인한 실점은 실책과 무관하므로 3실점 2자책점이 기록된다. 같은 맥락에서, 1루 주자가 홈인하지 못하고 무사 주자 2, 3루 상황에서 그친 후 홈런을 맞으면 3점 전부 자책점이 된다.
무사 주자 1루 상황에서 타자가 중견수 앞 안타를 쳤으나 중견수의 송구 실책으로 무사 주자 2, 3루가 되었고, 투수는 다음 타자에게 중견수 앞 안타를 맞아 1실점하고 무사 주자 1, 3루가 되었다. 그리고 다음 타자에게도 또 중견수 앞 안타를 맞아 추가 1실점하고 무사 주자 1, 2루가 되었다.
이 경우 기록원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2점 모두 비자책점으로 기록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NPB 득점 관련 규정에 의문의 여지가 있으면 투수에게 유리하게 하라는 조항이 있기 때문으로, 위 상황을 순서대로 투수에게 유리하게 판단할 경우, 우선 실책이 없었으면 짧은 안타로는 무사 주자 1, 2루가 되었을 테고, 짧은 안타로는 2루 주자가 홈인하지 못할 것이라고 판단해야 하기 때문이다.[실제로 위 예시의 주자 2, 3루 상황에서 2루 주자는 홈인하지 못하고 1, 3루가 되었으므로 여기까지만이라면 MLB식으로 판단하더라도 비자책점이 될 것이다.] 어차피 무사 만루에서 짧은 안타를 허용해 1실점은 하는 것 아니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NPB 규정상 자책점과 비자책점 여부는 기록 시점에 확정되기 때문에 그대로 비자책점으로 유지된다.

대부분의 사회인야구 및 아마추어 야구에서 자책점 판단 기준에 있어 NPB식 이닝의 재구성을 적용하고 있다.

3.2. MLB식 이닝의 재구성

MLB식 이닝의 재구성은 NPB식 이닝의 재구성에서 나타날 수 있는 문제점을 보완한 방식이다. 실책 혹은 포일로 주자가 홈인하더라도 자책/비자책에 대한 판정을 그 시점에서 내리지 않고 보류했다가 이닝 종료 시점에 기록한다. 즉 실책 혹은 포일이 없었더라도 이후의 플레이로 인해 주자가 득점에 성공했을 상황이라면 투수에게 자책점이 부여된다.

4. 문제점

이닝을 재구성하는 과정에서 경우의 수가 굉장히 복잡해지며, 기록원의 의중이 반영될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예를 들어서 다음의 상황을 보자.
1사 3루에서 외야쪽 플라이가 나왔는데, 외야수가 히 드랍 더 볼을 시전, 아웃카운트가 올라가지 않고 1점을 내주고 1사 2루가 되었다. 그러나 투수는 동요하지 않고 다음 두 타자를 범타로 잘 막았다.
여기서 실책이 없었다고 가정할 경우 외야 플라이가 잡히고 2사 3루가 되는데, 문제는 이 플라이로 3루 주자가 홈에 들어올 수 있느냐를 판단하는 것이 순전히 기록원의 재량에 달려있다는 점이다. 만약 기록원이 들어올 수 없다고 판단할 경우 2사 3루에서 다음 타자를 범타로 막았으므로 무자책이 되며, 들어올 수 있다고 판단할 경우 실점과 자책점 모두 1점이 기록된다.

이 예시는 NPB식과 MLB식의 이닝의 재구성 차이를 설명하기에도 적합한 예시이다. 이 예시를 MLB식과 NPB식 중 어느 방식으로 재구성하더라도 기록원이 외야 플라이로 3루 주자가 득점할 수 있었다고 판단하면 타자에게는 타점과 희생플라이, 실책 출루가 기록되며, 희생플라이는 자책 요소이기 때문에 투수의 자책점이 올라간다. 그러나 NPB식의 경우 MLB식과는 달리 기록원이 외야 플라이로 3루 주자가 들어올 수 없다고 판단하고, 타자가 다음 타자에게 안타나 홈런을 허용해도 3루 주자의 득점은 비자책 처리된다. 득점이 기록된 시점에서 비자책이 확정되기 때문이다.

더한 경우도 있다. 다음 상황을 보자.
1사 1루에서 외야쪽 플라이가 나왔는데, 외야수가 히 드랍 더 볼을 시전, 아웃카운트가 올라가지 않고 1사 2, 3루가 되었다. 투수는 견제로 3루주자를 잡아내 2사 2루를 만든 뒤 3루타를 맞고 1점을 실점한 뒤 다음 타자를 잡았다.
여기서 실책이 없었다고 가정할 경우 다음 상황은 2사 1루가 되는데, 그 다음 문제는 3루에서 견제로 잡힌 주자가 1루에서도 견제로 잡혔을 것이라고 재구성을 할 수 있냐의 여부다. 그야말로 골머리가 썩을 수 밖에 없는 상황. 문제는 매뉴얼에 이런 상황 하나하나 모두에 대해서 상세하게 이닝 재구성법이 나와있지 않기 때문에 기록원의 주먹구구식 재량에 따를 수밖에 없다. 만약 기록원이 3루에서 잡힌 주자가 1루에서도 잡혔을 것이라고 재구성을 하면 그 순간 이닝이 끝나므로 무자책이 되며, 그렇지 않다고 한다면 다음 타자의 3루타 때 1루주자가 홈인할 것이므로 자책점도 1점이 된다. 더 심한 경우로는, 만약 3루주자가 아니라 2루주자가 견제로 잡혔다고 해 보자. 이 주자는 이닝을 재구성할 때는 아예 존재조차 않는 주자이다(...). 이닝을 재구성할 때 존재조차 할 수 없는 주자를 견제사로 잡은 것은 아웃카운트로 고려해야 하는가 아니면 무시해야 하는가?[3]

일단 이런 상황 자체가 1년에 몇 안 되고 그에 따라 1점정도 자책점이 바뀌더라도 ERA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으며, 무엇보다도 팬들이 이닝이 어떻게 재구성됐는지까지 관심을 일일이 가지는 경우는 드물기 때문에[4] 크게 문제가 된 적은 아직까지 없지만, 모든 경우에 대해 상세한 가이드라인이 제대로 안 잡혀 있기 때문에 언젠가는 문제가 터질 수도 있다. 여러 경우를 미리 잘 따져서 통일된 가이드라인을 정비하는게 시급해 보인다.

[1] KBO 야구 기록 규칙 참조. [2] 마치의 야구용어사전을 참고하여 작성함. [3] 참고로 이 경우에는 무시하는 것이 옳은 판단이다. 만약 1사에서 실책이 나와 1사 1루가 된 뒤 견제사를 잡아 2사 주자없음을 만들고 홈런을 맞았는데, 이닝을 재구성할 때는 2사 주자가 아예 없는 상황에서 견제사를 잡고 이닝을 끝낼 수는 없기 때문. 본문의 경우가 논란이 될 수 있는 이유는 실책이 없었더라도 다른 주자가 존재하기는 하기 때문이다. 물론 투수 입장에서는 실책은 야수가 했고 견제사는 내가 잡았는데 여전히 자책인 거 보고 좀 빡칠 순 있다(...) [4] 그냥 자책점으로 처리됐으면 아 그렇구나 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대부분. 그리고 투수 한 명의 ERA보다는 당연히 현재 경기 상황에 더 큰 관심을 가지기 때문에 이미 준 점수가 자책인지 비자책인지를 따질 여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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