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3-05 21:21:58

원숭이술

1. 원숭이가 담근
1.1. 개요1.2. 대중화와 현실성
2. 원숭이로 담근

1. 원숭이가 담근

1.1. 개요

원숭이의 경우 종에 따라 술을 담가 먹는 경우도 존재하는데, 이를 흔하게 접할 기회가 많은 일본 쪽 이야기가 가장 충실하다.

일본인이 세상사에 회의를 느껴 산속에서 몇 년을 보내면서 원숭이와 친하게 지냈다. 어느 날 원숭이를 따라가 보니 움푹 팬 바위에 불그스레한 액체가 고여 있는데, 사방에 향기가 그득하기에 맛을 보니 바로 원숭이가 담근 머루주였다고 한다.

비슷한 전설로 한국에서도 강화도 전등사를 지을 때 오랜 일에 지친 목수에게 원숭이가 술을 갖다 주어 목수들이 힘을 얻을 수 있었다는 이야기가 존재한다.

1.2. 대중화와 현실성

이 때문에 2번 항목의 이야기가 알려지기 전에는 일본에서 원숭이술 하면 원숭이가 담근 술이나 원숭이가 저장한 과일을 가져와서 담근 술을 지칭하는 말이었다. 그래서 일부 장사꾼들은 원숭이가 직접 담근 술이라고 과일주를 고가에 판매하는 경우도 존재했다. 요즘에는 머루나 포도 등으로 담근 과일주를 그냥 원숭이술이라고 하는 경우도 있는 모양이다.

물론 이론적으로는 원숭이가 우연한 계기로 술을 담글 가능성은 존재하지만, 그걸 쉽게 발견하기가 쉽지 않은데다가 원숭이가 인간과 같은 위생관념이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자칫하면 2번 항목의 원숭이술 만큼은 아니어도 위험할 여지도 존재한다.

현실적으로는 원숭이가 직접 담궜다기보다 저장해둔 먹이나 우연히 떨어진 열매가 쌓이고 으깨져서 자연발효를 거쳐 술이 된 것을 원숭이가 먹었다는 쪽이 정확할 것이다. 아프리카 마룰라 열매가 좋은 예로 해당 문서에 있는 영상을 보면 알겠지만 온갖 동물들이 꽐라가 된 모습을 볼 수 있다.

비슷한 짓을 하는 동물로 햄스터가 있는데, 저장해 놓은 과일이 저절로 발효되는 일이 많아 알코올 내성이 매우 높다.

2. 원숭이로 담근

토요미스테리 극장 신비한 TV 서프라이즈에서 방영한 이야기 소재. 참고로 토요 미스테리 극장에서 같은 소재로 방영했을 때는 과학조사 관련 보도가 발달하지 않았던 시대였던 터라 서프라이즈에서 방영한 진상 부분 없이 괴담으로만 소개되었다.

여기서부터는 서프라이즈 방영분의 내용을 위주로, 토요 미스테리 극장에서 거론된 내용도 중간중간 추가하여 설명한다.

원숭이술은 헤이안 시대부터 일본 아키타현의 유력가문인 사미다 가문에서 대대로 전해 내려온 가문의 가보이자 기묘한 술이다. 살아 있는 원숭이를 그대로 담가 서서히 죽게 하여 술로 만드는데, 서프라이즈에서는 바닷물을 담은 항아리에 원숭이를 산채로 집어넣어서 담갔다고 하는 방법이라고 했으며, 토요 미스테리 극장에서는 찹쌀을 넣은 항아리에 정화수와 굵은 소금을 넣은 다음 원숭이를 산 채로 집어넣어 담궜다고 한다. 즉, 원숭이 술은 숲에서 사냥해 잡은 동물의 고기를 담가 제조한 술이라고 보면 된다.

당시 일본에서 원숭이는 신성한 동물로서 원숭이로 술을 담가먹으면 무병장수하고 집안에 복이 온다는 미신이 존재했다. 다만 사미다 가문에서는 술을 담그긴 했지만 절대 술의 봉인을 풀지 말아야 한다는 금기사항이 있었다. 이 술은 통풍과 복통에 효험이 있다고 알려져 많은 사람들이 얻어갔지만, 아무도 항아리 안을 본 사람은 없었다. 토요 미스테리 극장에서는 사미다 가문의 여성들 외의 사람들이 보면 죽는다는 금기가 전해 내려온다고 방영했다.

당시 사미다 가문은 아키타현에서 유력자 가문이었는데 원숭이술의 소문이 돌기 시작했는데 사미다 가문에 복이 오는 비결 또한 원숭이술 때문이라고 간주했다. 그리하여 원숭이술을 훔치려는 시도가 있었지만 그들은 원인모를 괴질로 사망했으며, 그 이후에도 원숭이술의 내용물을 본 사람들도 역시 같은 이유로 사망했다.

이에 따라 원숭이술을 볼 경우 원숭이 신이 노하여 저주를 내렸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일본의 학자인 후쿠시마 아키라는 그런 미신적인 이유 때문에 사람들이 죽은 게 아니었다고 발표했다. 발표가 있기 전 동료와 함께 원숭이술을 연구하고자 사미다 가문에게 양해를 구해 원숭이술을 받아냈는데 문제는 뚜껑을 열어본 동료가 고통을 호소해서 병원으로 옮겼으나 끝내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부검결과 동료는 세균과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있었고, 결국 그 술에 대해 분석해본 결과 동료의 시신에서 발견된 이질 아메바가 발견되었으며 원숭이술을 본 사람이 죽게 된 원인이 저주가 아닌 세균과 바이러스 감염이라고 결론지었다. 얼마 후 진화생물학자인 '마이클 우로 베이'에 따르면 이 원숭이술에 변종 세균과 바이러스가 존재하며 이는 에이즈급의 생물학 무기 수준이었다고 전해진다.

그 진상을 듣게 된 뒤 사미다 가문에서는 해당 술을 철저하게 봉인하여 보관했으며, 사람들의 접근을 엄금했다는 것이 서프라이즈 방영분의 내용. 토요 미스테리 극장에서는 가문에다 직접 전화 인터뷰를 하여 진상조사를 하였는데 항아리 안에 원숭이의 뼈가 검게 변색되어 잔해로 남아있다고 한다.

다만 원숭이술에서 세균이 생겼다는 이야기에는 신빙성이 없다. 아키타현의 원숭이술 이야기는 일본에도 잘 알려져 있는 괴담이지만, 사미다 가문에서는 사고 이후 원숭이 술을 아예 미공개 봉인했기에 원숭이 술이 현재도 남아 있는지는 알 수 없다. 서프라이즈 방영분을 자세히 보면 중간중간 자료라고 제시하는 영어 문서들은 원숭이술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에이즈 관련 내용들이며, 마이클 우로베이(Michael Worobey)는 에이즈의 진화와 전파 과정을 연구한 학자일 뿐 원숭이술을 연구한 기록은 찾을 수 없다. 애당초, 효모가 바닷물에 살지 못하기에 이것부터가 모순이다.

즉, MBC 서프라이즈에서 방영한 원숭이 술 이야기는 사미다 가문에서 내려오는 전설에 유력한 세균 관련 과학자의 연구를 급하게 조합해서 만든 카더라성 재현극으로 보인다. 반면 SBS 토요 미스테리 극장의 원숭이 술 이야기는 사미다 가문과의 전화 인터뷰와 조사를 한 후 "전설"의 유무에만 초첨을 맞춰 보도한 것으로, 과학적인 조사나 검증은 제작 과정에서 들어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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