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4-18 21:52:20

용사물 비틀기

1. 개요2. 상세3. 클리셰4. 한국 판타지 소설의 경우5. 해당 작품 일람6. 관련 문서

1. 개요

" 용사 마왕을 물리쳐 세상에 평화가 찾아왔습니다. 그리고 모두 행복하게 살았답니다"를 비튼 것. 클리셰 파괴를 위한 클리셰의 하나이며, 당연히 용사뿐 아니라 대립항인 마왕(또는 드래곤)도 본분을 잊거나 망가진다.

2. 상세

JRPG로 한정한다면, 사실상 대부분이 드래곤 퀘스트에서 이미 채용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애초에 저 컨셉 클리셰 자체가 드래곤 퀘스트 III 전설의 시작에서 나온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용사물 비틀기도 이미 드래곤 퀘스트 미디어 믹스에서 널리 퍼졌던 것이다. 드래곤 퀘스트를 소재로 한 " 4컷 만화 앤솔로지" 코믹스가 상당히 오랫동안 나왔는데, 4컷 만화인 이상 웃기거나 비틀기를 할 수밖에 없었고, 사실상 거의 모든 용사물 비틀기 클리셰는 여기서 다해봤다고 봐도 좋다. "마왕에도 사연이 있다."거나, "용자가 한 짓이 결과적으로 악행이 될지도 모른다."는 요소는 이미 드래곤 퀘스트 IV 인도받는 자들에도 나왔다. 드래곤 퀘스트 V 천공의 신부에서는 "주인공은 용사가 아니고 알고 보니 아들이 용사"까지 해봤다. 이와 비슷하게 용사물 비틀기를 하는 작품은 여러 차례 나왔는데, 너무 오래전부터 나와서 1980년대에 이미 질리도록 우려먹은 장르라고 할 수 있다. 지금와서는 일본에서 전형적인 용사물 찾기가 더 어렵게 되었다.

그리고 굳이 JRPG로 한정짓지 않더라도, 서양에서도 던전 키퍼처럼 캐주얼한 게임조차 용사를 희롱하는 작품이 많다. 아예 1980년대에 이르면 울티마 시리즈에서 용사물 비틀기를 '한번 더 비틀어서', 소위 말하는 영웅들의 행위가 악하게 해석될 수 있음을 인정[1]하고, 그것마저 초월하는 진정한 영웅이 되기 위해선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진지하게 주제로 다루기도 했다.

판타지 배경의 에로게에서도 흔하게 나온다. 주로 미소년 용사가 미소녀나 누님 계열의 몹이나 마왕에게 여러가지 의미로 당하는 전개. (예: 몬무스 퀘스트) 꼭 에로게가 아니어도 각종 병맛 게임들이 용사물 비틀기인 경우가 많다.

2010년대 이후 소설가가 되자에서 유행하는 일본식 이세계물에서는 세계관 설정의 핵심을 이루는 클리셰로 자리잡았다. 용사와 마왕 구도를 쓰지 않는 이세계 판타지물이 드물다. 2020년대에는 오히려 정통 판타지와 함께 올곧은 심성을 보여주는 정석 용사가 특이 케이스가 될 정도.

3. 클리셰

  • 용사가 세계를 구한다는 미명으로 물건을 훔치거나, 불쌍한 몬스터들을 학대하거나, 아무튼 이런 저런 악행을 범한다. 흔히 있는 RPG적인 용사의 모습을 현실 필터를 씌워서 사악해 보이도록 묘사한 것이라 보면 된다.
  • 마왕을 쓰러뜨린 용사가 할 일이 없어져 백수가 되거나, 또는 나라의 권력자로부터 위험인물이라는 누명을 쓰고 지정되어 사람들에게 배척받는다. 현실에서도 있는 일이라는 점에서 은근히 자주 활용되고 그만큼 비교적 공감시키기도 좋은 클리셰. 흔히 전쟁영웅 중 상당수가 이런 케이스에 속한다. 실제 역사 중 제일 유명한 인물이 바로 잔 다르크. 상술한 대로 공감을 끌기 쉬운 내용이고 "배신"이나 "버려진 사냥개"라는 점에 집중적으로 조명하는지라 내용을 자극적으로 쓰기도 쉬워, 한국이나 일본의 소설에서 자주 나온다. 다만 세계관상 용사가 많은 경우 또는 주기적으로 부르는 경우, 이런 전대용사와 현대용사끼리 싸우는 것은 예전부터도 있었다. 로맨싱 사가 2의 칠영웅이 그 예시. 심하면 용사가 처음부터 세상에서 혐오인물로 배척받기도 한다.
  • 용사가 왕국과 동료들에게 배신당해 죽고 처음으로 돌아가거나, 죽은 이후에 곧바로 혹은 몇년 후의 시점에 신의 힘으로 다시 부활하여 그들을 전원 죽이는 이야기가 진행. 저는 용사가 아닙니다[2]가 그 예시.
  • 세상을 구한 용사가 자신보다 높으신 분들(황제라든가)의 수작으로 노예 노릇을 하게 된다.
  • 용사가 결국 타락해서 제2의 마왕으로 승화한다.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가 자주 쓰는 패턴. 처음부터 용사와 마왕이 동일인물인 경우, 용사가 마왕의 혈육이거나 후계자인 경우도 있다.
  • 용사가 어떤 거룩한 사명 따위가 아니라 개인의 출세만을 목적으로 삼는 안티 히어로다. 심지어 출세 같은 거창한 목표에조차 관심이 없고 처음부터 끝까지 그냥 마음 가는 대로 이기적으로 행동하기도 한다.
  • 알고 보니 마왕보다 용사가 더 나쁜 놈이었다. 심지어 용사(와 동료들)와 마왕(과 일당들) 둘 다 악의 편인 경우도 있다.
  • 용사가 실은 인류도, 마족도 아닌 제3의 진영이라서 둘 다 공격한다.[4]
  • 용사가 아니라 마왕이 주인공( 마왕물)
  • 용사와 마왕으로 양분되는 것 자체가 이나 그에 준하는 절대자에 의해 정해진 일종의 시스템. 게임 판타지적 요소를 가진 경우가 많다.
  • 진정한 흑막 혹은 쓰러뜨려야 할 악의 세력은 용사도 마왕도 아닌 제 3세력. 용사와 마왕이 서로 싸운 끝에 이를 깨닫게 되고, 양측이 손을 잡아 같이 싸우는 전개. 굳이 흑막이나 선악구도가 아니어도 단순히 강력한 3세력을 구축하기 위해 이해관계에 따라 손을 잡기도 하고, 이 과정에서 마왕이 갱생하기도 한다.
  • 상기의 예시와는 반대로, 이세계에 소환된 용사가 처음부터 슬라임 1마리조차 상대하지 못하거나, 사람들의 냉소와 천대를 받으며 버려지는 나약하고 비웃음받는 존재로 등장하기도 한다. 또한 용사가 이미 멸망당한 세계로 전생하거나 소환된 경우도 있다. 이때 그 용사에게 쩌리/백치/ 벙어리[5]/신체 결손 등의 속성을 붙이기도 하며, 심지어 세계관 자체가 막장이라는 등의 갖가지 설정으로 개연성을 강화하기도 한다. 이는 용사물 비틀기 클리셰를 넘어 용사물 장르의 근본마저 변질시킬 수도 있다.[6]
  • 용사가 어느 정도 실력을 가지긴 했지만, 주변인이 엄청난 먼치킨이라 실력에서 밀리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 보통은 용사가 아니라 그 먼치킨 주변인을 주인공으로 설정한다. 이런 작품에서 용사는 주인공에게 실력으로 압도당하다 보니 주인공에게 열등감을 품고 흑화한다. 이런 루트에서는 마왕 측 세력과 계약을 해서 힘을 얻고 주인공을 쓰러뜨리는 것이 용사의 주 목표가 된다. 그러다 보니 정말로 위험해진 세계는 주인공이 구하고, 용사는 배신자라면서 주민들에게 비난받는 것이 최종 형태.
  • 드래곤 퀘스트 처럼 능력이 있는 자가 용사로서 인정을 받거나, 업적을 세운 후 용사로 추앙받는게 아니라 그냥 용사라는 스킬을 갖고 있어서 용사가 되는 경우도 있는데, 주로 추방물에서 많이 보이는 패턴이다. 즉 인성이나 능력, 업적등은 관계없이 용사 스킬을 가지고 있으니 용사가 되는 것으로, 이 스킬이란 것도 성검을 쓸 수 있거나 용사 전용의 고화력 스킬을 획득 가능하다는 것과 초기 능력치가 높다는 것을 빼면 딱히 다른 메리트는 없는 경우가 많다. 즉 RPG처럼 이후 지속적인 훈련과 실전을 거쳐 능력을 상승시켜야 하는데 여러가지 이유[7]로 성장이 더뎌져 결국에는 민폐+무능캐가 되는 경우가 다반사다.

4. 한국 판타지 소설의 경우

한국 판타지 소설에서는 마왕의 육아일기, FFF급 관심용사, 피도 눈물도 없는 용사, 던전 디펜스처럼 용사와 마왕 구도를 다루는 작품이 일부 존재하기는 하나 일본처럼 주류 클리셰로 사용되지는 않는다.

과거 2000년대 도서대여점 시대의 한국 판타지 소설에서는 용사물 비틀기는 물론 전형적인 용사물은 거의 나오지 않았다. 이 당시 한국 판타지 소설에서는 특이하게도 마왕 최종 보스로 자주 등장[8]했지만, 마왕과 반대되는 용사 설정은 당시 한국 판타지 소설에서 거의 안 쓰였다. 되려 용사가 아닌 마왕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작품을 더 흔하게 찾아볼 수 있을 정도.

굳이 국내 소설 중에서 용사물 비틀기에 해당하는 사례를 찾아보자면, 봉인소설에 얽혀 이상한 유명세를 얻은 판타지를 해체하라 정도를 꼽아볼 수 있다. 물론 출판작이 아닌데다 완성된 서사과 소설의 형식을 갖춘 작품이 아니라 유머 목적의 짧은 산문 모음이라는 한계가 있기는 하나, 일단 '전형적인 용사물 클리셰'를 비틀어놓은 작품이라는 점에서 용사물 비틀기의 전형에 해당한다. 그리고 이 작품의 연재시기는 1999년으로, 한국에서 국산 판타지 소설 출간 붐이 일어난 시기보다 약간 빠르다. 이보다 나중에 출판된 한국 판타지 소설들 중에는 전형적인 용사물에 해당하는 작품이 아주 드물다.

결국 한국 서브컬처의 역사에서 '용사물'이란 국산 매체가 아니라 JRPG 등 수입 매체, 특히 일본 매체를 통해 유행한 장르이다. 서브컬처 시장이 성립하여 성장하던 시기에는 이미 용사물의 유행은 지나가 버렸기에 국내에서 제작된 용사물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국산 작품을 대상으로 보면 (어차피 둘 다 비주류이긴 하지만) 전형적인 용사물보다는 오히려 용사물 비틀기에 해당하는 작품을 더 쉽게 찾아볼 수 있을 정도인데, 이는 한국 서브컬처의 초기 발전사에 따라 이해하면 간단하다.

1980~90년대 한국의 서브컬처 애호가들은 주로 일본에서 수입된 작품 등을 통해 '전형적인 용사물'을 접했고, 이 시기는 아직 국내의 서브컬처 기반이 부족하여 국산 작품을 제작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리고 서브컬처 기반이 확보되어 국산 작품의 출간 붐이 일어날 시점에는 이미 용사물의 유행이 지나버렸기에, 용사물의 영향을 깊이 받은 일부 작가가 '용사물 비틀기'를 시도한 사례만 조금 찾아볼 수 있을 뿐 철지난 용사물을 직접 제작하려는 시도는 거의 없었다고 볼 수 있다.

2010년대 이후 웹소설 시대에도 마찬가지다. 일본 서브컬처의 영향으로 과거 대여점 시대보다 용사라는 용어의 등장 빈도가 늘기는 했지만, 본격적으로 일본식 용사 설정을 다루는 작품은 거의 없다. 용사라는 개념이 나와도 일본식 이세계물처럼 작중에서 핵심 설정으로 취급되지도 않고 그저 칭호나 직업[9]의 일종으로 나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일부 네티즌은 현재 수많은 사람들이 이세계에서 소환된 다음 이세계를 구했더니 이세계에서 배신을 때리고 힘과 기억을 빼앗은 다음 본래세계로 돌렸보내다고 토사구팽을 주장한다. 당연하지만 농담이다.

5. 해당 작품 일람

예시 난립 방지를 위해 구체적으로 '용사'라는 개념이 등장하며, 일방적인 선악 대립구도를 해체하는 작품만 기입할 것.

6. 관련 문서



[1] 4편에서 주인공이 아바타로 각성하기 위해 궁극의 서를 심연에서 들어올렸지만 이로 인해 세상의 균형이 무너졌고, 5편에서 브리티쉬를 구하려다 지저 세계가 초토화되어서 가고일에게 거짓 선지자란 오명을 썼다. [2] 주인공이 첫페이지에 마왕을 쓰러뜨리지만 동료들에게 배신당하고 마왕의 숨겨진 아티팩트를 통해 과거로 회귀해서 자신을 배신한 동료들을 때려잡는 내용. [3] 연인의 경우 마왕 쪽이 여성으로 묘사되는 경우가 더 많은 편. 물론 여용사 히로인인 작품이 없는 건 아니다. 심지어 둘다 여성일 때도 있다. [4] 랑그릿사 2의 패왕의 길 루트가 이쪽에 해당. 여기선 아예 신도 박살내버린다. [5] 단순히 과묵한 캐릭터 설정과는 차원이 다르다. [6] 물론 드래곤 퀘스트 XI 지나간 시간을 찾아서의 주인공같이 용사가 단순히 누명에 씌워졌을 뿐인 경우는 논외다. [7] 보통은 소환자 측에서 용사랍시고 애지중지 하는지라 정작 중요한 훈련과 실전을 제대로 못 치러 성장이 더디거나 용사가 자만심에 빠져 훈련을 게을리 하는 식. 추방물의 경우엔 주인공에 의해 버프를 받은 능력을 자신의 능력으로 오해해 게을러진다는 것도 클리셰다. [8] 당시 2000년대의 양판소들이 대부분 마왕을 때려잡는 걸로 소설을 끝낸다며 마왕 엔딩이라고 부르는 경우까지 있었다. [9] 보통 신의 선택을 받은 검사 정도 의미로 통용된다. 성녀가 신의 선택을 받은 수녀인 것과 비슷하다. [10] 주인공기 모 빨간머리 벙어리 검사처럼 과묵한 주인공 타입이지만 출신과 신분은 악역 쪽이라는 점(평행세계에선 아예 세계를 멸망시키고 만다.), 상설 3성인 요시오는 열혈 주인공 타입이지만 실제론 그냥 허당 뉴비 엑스트라라는 점에서 클리셰 비틀기고 xx용사 시리즈는 그냥 대놓고 용사물 비틀기와 고전 도트 rpg 장르를 패러디하는 컨셉을 이어간다. [11] JRPG에서 흔하게 보이는 내용이 용사물 비틀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