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4-19 21:13:27

야구는 투수놀음

1. 개요2. 상식적인 수준의 분석3. 투수놀음이 나온 이유
3.1. 타자는 잘 쳐봤자 3할이다3.2. 슈퍼 에이스 투수로 인한 착시효과3.3. KBO 리그 외국인 선수 선발 문제
4. 반박
4.1. 세이버메트릭스4.2. 야구라는 종목의 특성
5. 예외의 상황
5.1. 투수 운용의 중요성5.2. 단기전
6. 실제 사례7. 결론8. 기타

1. 개요

타선이 좋으면 4강을 가지만, 투수력이 좋으면 우승을 한다
야구계 오래된 격언[1]
야구계에서 오랫동안 떠돌아다니는 설. 투구의 중요성이 타격, 주루, 수비의 합보다 높다는 주장을 말한다.

결론은
정규시즌에서는 경기 단위의 영향에 의한 착시와 선택적 기억이 만들어 낸 편견 및 고정관념.
포스트시즌 같이 호흡을 길게 가져가지 않고 주력 투수를 많이 투입하는 단기전에선 투수놀음이 틀린 말은 아니다.

야구가 발전하면서 투수의 중요성이 커진 건 사실이나, 이런 평가가 너무 과해져서 "야구는 투수 놀음"이라는 말이 국내 야구계에서 무슨 격언처럼 돌아다니는 일이 있다. 선동열 前 감독이 말한 "방망이는 믿지 못할 것"이라는 발언도 그와 같은 맥락. 다만 선 감독의 이 발언은 이 문서 내용과는 같은 의미지만, 좀 더 논리적으로 따지고 들어가면 소위 타격감으로 표현되는 타자들의 성적 편차가 투수의 성적 기복보다 더 큰 것을 이야기하는 것이었지, 절대적인 승리 기여도의 차이를 말하는 이 문서의 내용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후에 본인이 쓴 칼럼에서는 타격은 원체 어려운 것이기에 투수가 타자에게 의존하면 안 된다는 의도로 말했다고 한다. 물론 발언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표현이 투박했다면서 자신에게 상처를 받았던 타자들에게 사과의 뜻을 전했다. #

그러나 이는 적어도 지금은 통하지 않는 낭설이다. 하지만 팬들이나 전문가들 사이에서 이 설이 설득력 있게 느껴지는 것은 어차피 관전자 대다수는 비전문가이고 그냥 예전에 그래 왔으니까 그런 시선으로 봐도 문제가 없었던 것이고, 집단이 이룩한 성패와 책임을 대표자 한두명에게 몰아주거나, 뒤집어 씌웠던 정치행위는 야구 이외에도 숱하게 많기 때문이다.[2]

2. 상식적인 수준의 분석

야구는 공격과 수비로 나뉘고, 투수는 수비를 하는 측의 핵심이지만 수비의 전부라고 볼 수는 없다. 생각을 해 보면, 투구 후 수비수의 한 명으로 수비를 하기는 하지만, 투수가 던진 공을 받는 포구라는 행위는 결국 야수인 포수가 해주므로 경기의 반인 수비 이닝에서조차 "전부"를 차지하지 못하는 직책이다. 심지어 지명타자가 있으면 공격에는 가담조차 하지 않는다. 투수가 타석에 들어서는 리그나 대회도 있지만, 현대 프로야구 리그에서 투수에게 기대되는 공격력은 한계가 있다. 물론, 예외도 있다. 다시 말해서 순수하게 투수가 경기에 차지하는 비중은 50% 이하라는 것이다. 투수진 전부가 모든 타자를 삼진으로 잡아낸다는 극단적으로 비정상적인 가정을 해야 겨우 투수의 비중이 50%에 가까워지는데, 앞서 말했듯이 삼진을 잡기 위해 공을 던져도 그 공을 받아줄 포수가 있어야 하므로 그마저도 50%가 되지 않는다. 이 시점에서 벌써 야구는 투수놀음이라는 주장에 의구심을 갖는 것이 정상이다.

"완벽한 투수가 완벽한 투구를 하면 한 경기는 무조건 이기므로 투수가 이론상으로 제일 중요하다."는 주장은 들을 가치도 없다. 애초에 투수가 실점을 하지 않더라도 타선이 점수를 1점이라도 못 뽑으면 무승부로 그칠 뿐이다. 아마도 노히트 노런이나 퍼펙트 게임을 염두에 둔 발언 같지만, 결국 저런 대기록들은 야수들의 수비 도움이 필요하며, 또한 야수들이 점수를 내야 그런 대기록들이 완성될 수 있다. 심지어 전 타자 상대 탈삼진을 잡는다고 해도 모든 투구를 포구해낸 포수의 공헌도 있기에 온전히 투수의 공으로 보기는 힘들다. 실제로 정민철은 포수의 포일로 사사구 하나 없이 퍼펙트 게임이 깨진 적이 있다. 노히트 노런은 가져갔지만... 투수가 완벽한 경기를 만든 SSG 랜더스 윌머 폰트는 9이닝 퍼펙트를 완성했지만 타선이 정규 이닝 동안 0점을 내는 바람에 노디시전이 되버린 경우도 존재한다. 물론 경기는 연장에서 이기긴 했지만. 이런 사례를 뒤집어서 표현한 "투수가 퍼펙트로 던지더라도 0점일 뿐이다" 라는 명언도 있다.

그리고 저런 논리대로라면 "완벽한 골키퍼가 골문을 지키면 축구는 백전백승이므로 골키퍼가 제일 중요하다"는 의견도 들어맞아야 한다. 애초에 이런 극단적인 가정은 야구라는 스포츠에 적용될 "일반적인 원칙"을 이야기하는데 어떠한 의미도 가질 수 없다. 전 경기 퍼펙트 게임을 찍을 수 있는 투수를 보유한 팀이 있으면 당연히 그 팀에 한해서 야구는 투수놀음이다. 반대로 전 타석 홈런을 칠 수 있는 타자를 보유한 팀이 있으면 그 팀에 한해서 야구는 타자놀음이다. 산술적으로 전 경기 최소 4점이상, 기대값으론 7, 8점 이상을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얼마나 미친 가정인지 감이 오는가? 어느 쪽이든 헛소리.

현실성이 없지만 정말로 투수가 승리에 100% 가까이 기여하는 방법이 있다.

- 수비 상황에서 아웃 카운트를 투수뜬공으로 처리한다. 또는 땅볼 타구를 유도해 투수가 직접 타자주자를 태그 하거나 1루에 먼저 도착한다. 아니면 투수가 직접 주자를 몰고가 태그 아웃 시키거나, 타자가 타석 바깥에서 자신의 타구에 맞거나, 주자가 타구에 맞는 등 상대의 행위만으로 인해 아웃 카운트를 늘려야 한다. 야구에선 다양한 아웃 방법이 존재하므로
- 상대팀의 타격은 모든 타격은 초구 또는 파울 이후 재타격시에 나와야 하며 포구 등 포수의 도움을 전혀 받지 않아야 한다.
- 몸에 맞는 공 또는 포구가 불가능한 볼 4개를 던져 주자를 내보내는것은 무관하다. 홈런을 맞거나 밀어내기 사사구, 보크 도루 허용 등은 상관없다. 단 견제 송구도 해서는 안된다. 이것도 야수의 도움이니까.
- 투수자신의 타석에서 최소한 승리가 가능한 갯수의 득점을 홈런으로 생산한다. 아니면 출루 후 상대 투수의 투구 없이 보크나 도루 등으로 득점을 혼자 완료 하면 된다. 지명타자가 있는 리그여도 지명타자 자리에 투수가 들어가 타격을 하면 문제 없다.
- 같은편 타자들은 모두 출루에 실패한다.
- 이러면 승리를 투수 혼자서 만들었다고 할 수있다.
과연 이런 경기를 투수 혼자 승리로 이끌었는지부터 의문이지만[3]

하지만 오해하지 말아야 할 것은, 투수놀음을 말하는 사람도 '투수만 잘하면 된다'거나, '야수는 거의 의미없다'라는 식의 극단적인 주장을 펼치지는 않는다. 사실 야구의 포지션이 지명타자까지 합쳐도 총 10명인데 그중 투수가 50%, 아니 25% 정도만 지분을 가져가도 틀림없이 큰 역할을 맡는 것이기는 하며, 상식적으로 그 정도만 되어도 투수놀음을 운운하는 것이 위의 논리처럼 황당한 소리는 아니다.

3. 투수놀음이 나온 이유

야구는 투수가 공을 던져야만 경기가 시작된다. 즉, 투수가 공을 던지지 않고 가만히 있으면 경기가 진행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야구는 일단 투수로부터 시작된다. 게다가 투수가 엄청나게 잘해서 타자들을 죄다 삼진으로 때려잡으면 투수와 포수 이외의 나머지 선수들은 정말 아무것도 안하고 이긴다. 이 때문에 이론적으로 투수 하나만 타자들을 잘 잡기만 하면 나머지 선수들은 필요없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이런 이야기가 언급되기 시작한 것이다.

3.1. 타자는 잘 쳐봤자 3할이다

야구는 투수놀음을 주장하는 사람들의 단골 레파토리. 그러나, 이는 야구의 득점 과정을 망각한 일차원적인 주장에 불과하다.

흔히 투수와 타자의 대결을 가위바위보처럼 생각해서 야수가 잘한다고 해도 3할을 기록하고 투수가 야수를 아웃으로 처리하는 경우가 더 많기에 투수진이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은 두 가지의 큰 결함이 있다.

첫째, 야구에는 안타나 아웃이라는 결과 말고 명백히 타자의 승리라고 볼 수 있는 볼넷이라는 결과물이 있다. 그런데 볼넷을 제하고 단순히 안타와 아웃만을 고려하는 타율로 투수와 타자의 승부를 정의하는 것은 크나큰 오류이다. 물론 볼넷도 고려해도 타자가 타석 중 절반을 출루한다면 (즉 출루율 5할을 찍어낸다면) 몬스터 시즌으로 평가받기에 역시나 투수의 승리처럼 보이지만, 바로 아래의 두 번째 이유로 반박이 가능하다.

둘째, 야구는 팀 타율 3할을 기록하면 대량득점이 나온다. 한 경기에서 나오는 아웃카운트는 27개로, 병살이 없다는 가정 하에 한 경기에서 팀 타율 3할을 기록하려면 안타를 최소 12개 때려야 한다. 그마저도 안타가 전부 단타가 아니라 2루타, 홈런 등의 장타도 많이 포함되어 있을 수도 있으며,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볼넷이나 실책 등으로 추가적인 득점 요소가 많아진다. 조금만 생각해봐도, 한 경기에서 안타 12개가 나오면 높은 확률로 충분한 득점이 된 경기이다.[4] 그리고 위에서 언급한 5할 출루율을 팀이 기록했다면 보면 평균적으로 매 이닝 주자 세 명이 나간 건데, 이런 경기는 두 자리수 득점으로 상대방을 무참하게 짓밟은 것이다. [5]

즉, 타자가 실제로 3할 타율을 기록한다면 이는 팀의 득점 측면에서는 매우 높은 확률로 타자의 승리, 투수의 완패를 뜻한다. 당장 팀타율 3할을 실제로 기록했던 2014년 삼성, 2017년 KIA, 2018년 두산의 공격력이 어떠한 평가를 받고 있는지 생각해보면 간단하다.

단순히 투수와 타자의 일대일 승부에서 투수가 타자를 아웃으로 잡아내는 경우가 더 많으니 야구는 투수놀음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야구에서 승리를 위한 가장 연관성이 높은 '팀의 득점'보다 '투타의 일대일 승부'를 부각시키는 논리적 오류이다.[6][7]

3.2. 슈퍼 에이스 투수로 인한 착시효과

예를 들어 매 경기마다 일단 6~7이닝을 던지는 선발 투수가 있다고 가정하자. 이 투수는 자기가 등판한 경기에 한해서는 가장 큰 지배력을 갖는다. 6~7이닝을 버텼다는 것은 최소한 대량실점으로 일찍 무너지는 경우가 상대적으로 없다는 것이고, 정규 9이닝 게임에서는 후반까지 최소한 할 만한 상태로 경기를 이끌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이야기를 시즌으로 넓혀보면, 이 투수는 시즌 내내 선발로 등판하는 날마다 같이 출전한 야수보다 높은 공헌도를 가진다. 여기서 착시가 일어나기 시작한다.

로테이션을 건너뛰지 않고, 시즌 내내 나올 때마다 6~7이닝을 먹어주는 투수를 부르는 다른 말이 있다. 에이스. 부상이나 컨디션 난조 없이 단 한 경기도 무너지지 않고 6~7이닝을 버티는 선발이 있다면 이 선수는 흔한 에이스가 아니라 리그를 뒤흔드는 괴물수준이다. KBO 시절 리그를 지배했다고 평가받는 류현진이 등판한 경기수가 시즌당 27경기쯤 되었다. 27경기동안 단 한번도 무너지지 않으면 대충 160~190이닝 쯤 던진다는 것. 실제로 류현진은 한화 이글스에서 뛴 7년 동안 매 시즌 평균 180이닝 정도를 던졌다. 즉, 이런 수준의 투수가 있으면 당연히 사람들의 시선은 집중될 수밖에 없다. 등판하는 경기마다 개인으로서는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에이스를 보면서 사람들이 "아 역시 투수가 제일 중요하구나!"라고 착각하게 되는 것은 분명 이상하지 않다. 에이스의 능력에 대한 경탄이 투수라는 보직에 대한 과대평가로 연결되는 것이다.

이것이 오류인 이유는 몇 가지가 있다. 첫째, 모든 팀이 그런 180이닝쯤 먹어주는 슈퍼에이스 투수를 보유할 수는 없다. [8] 둘째, 아무리 에이스라고 해도 4~5일 간격으로 등판할 수밖에 없다. 셋째, 아무리 등판시 에이스의 영향력이 압도적이라도 다른 모든 야수들의 공헌도를 더한 것보다 높을 수는 없다. 한 예로 위에서 언급한 류현진을 보더라도 그렇다. 류현진이 KBO 리그에서 연평균 6.5WAR 우승권팀이었다면 MVP급 성적기여도를 내내 거두면서 팀을 이끈 것도 사실이지만 정작 그 때 소속 팀 성적을 보면 답이 나오지 않는가? 그렇기 때문에 종합을 해 보면 투수진, 그중에서도 경기에 미치는 영향이 큰 선발투수들은 각각 나오는 경기의 숫자 자체가 적다. 따라서 에이스가 나오는 한 경기만 떼어다 놓고 보면 투수의 힘이 압도적으로 보이겠지만, 시즌 전체를 놓고 보면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3.3. KBO 리그 외국인 선수 선발 문제

사실 2000년대 중반만 해도 외국인 타자들을 찾아볼 수 있었으나, 2009년 KIA 타이거즈 아킬리노 로페즈 릭 구톰슨이라는 뛰어난 원투펀치와 3할 타율에 CK포와 나지완이라는 확실한 타선과 눈야구를 하며 팀타율 꼴지를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팀타율 1위를 기록한 SK 와이번스 2009년 한국시리즈에서 누르고 우승을 차지하면서 [U포터] KIA, 해태왕조의 영광을 재현한다. 사실 7차전까지 엎치락 뒤치락 하였고 나지완이 끝내기 홈런을 포함한 장타로 극적으로 이겼음에도 기사와 같이 공공연연하게 야구는 투수놀음이라는 말이 나오기 시작했고, 결국 타 구단도 외국인 선수 슬롯 두 개를 전부 선발투수로 돌려 2010~2013리그에서 외국인 타자가 사실상 사라졌다.

2014년부터 외국인 선수 3명 보유 및 1경기 2명 출전(투타 한쪽으로 3명은 불가)가능으로 바뀌기 전까지는 09시즌 KIA의 모습을 보고 너도 나도 외인투수를 영입하였고 리그에 좋은 투수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일부 마무리 투수를 제외하곤 대부분 선발 투수로 외국인 선수를 채웠다. 그러다 보니 구단이나 팬들이나 역시 외국인 투수 농사를 잘 지어야 우승할 수 있으며 결론적으로 야구는 투수놀음이라는 인식이 더 이어지게 되었다. 한국 야구팬들 사이에 널리 퍼지게 되었다. 이런 전례가 있기 때문에 언뜻 생각하면 어쨌든 외국인 쿼터는 2명이었고, 투수를 데려온 팀들이 타자를 데려온 팀들보다 좋은 성적을 냈다는 것은 투수 1명의 영향력이 타자 1명의 영향력보다 크다는 의미로 받아들이기 쉽다. 하지만 이는 복잡한 다른 변수들로 인한 결과에 가까우며, 정말로 이렇게 받아들여서는 매우 곤란하다.

우선 09기아의 사례만 봐도 팀 출루율 5위, 장타율 4위, 홈런3위(156홈런)를 기록할 정도로 정규시즌 우승을 노릴 정도까지는 아니여도 충분히 강타선이었다. 김상현과 최희섭이 36홈런 126타점, 33홈런 100타점으로 각각 리그 홈런 1위와 2위를 차지했고, 2년차 루키 나지완이 20홈런을 넘겨 결코 타 구단에 꿀리지 않는 클린업 트리오를 보유했다. 거기에 1년차 고졸 루키 안치홍과 포수 김상훈도 10+홈런(처음이자 마지막 두 자리수 홈런)을 때려낼 정도로 타선의 힘이 결코 약하지 않았다. 여기에 이른바 단기전에서 겹친 행운 즉, 우주의 기운이 더해져 우승을 차지한 것.

외국인 투수들이 많아진 것에 대해서는 다양한 가설이 존재하지만 우선 KBO 리그 자체가 학생야구의 투수혹사와 150km/h 강속구를 던지는 투수들이 나오는 외국리그와 비교하면 투타 불균형이 심각하기 때문에 외국인 선수들을 투수로 채웠다는 것이 정설이다. 8개구단 시절에도 투수가 부족하다는 말은 항상 나왔고 10개 구단이 되자 더 말이 많아졌다. 2개 구단이 추가되어 모든 팀이 어느정도 투타에서 선수층이 얇아졌는데 투수쪽이 더 티가 나는 편이다.

물론 토종 투수들만 있는데도 상위라인 선발진이 든든하고, 어찌어찌 5선발을 돌릴 수 있으며, 메이저리그처럼 단기적인 투수진의 부상은 2군에서 올라온 투수로 돌려막을 수 있다면 얼마든지 야수 중에 취약 포지션을 외국인 타자로 메워보려는 시도를 할 수도 있겠지만, 3명 보유 2명출전이라는 룰로 바뀐 현재에도 3명 외인 중 타자2, 투수1 조합을 지닌 팀은 찾아보기 힘들다. 굳이 혹사를 하지 않더라도 투수가 타자에 비해 빠르게 소모되는 만큼, 타자는 키워서 어떻게든 쓰고, 투수층의 공백은 외국인 선수로 메우는 것이 이상하지는 않은 셈.

여기에 더해 외국인 선수 시장의 수요자 관점에서 잠재적 경쟁자인 NPB의 문제가 있다. 이쪽은 KBO 리그와는 반대로 투수 유망주가 넘쳐나는 반면 거포 유망주는 부족한 NPB가 상대적으로 타자를 선호하다 보니 비슷한 기여도를 기록할 수 있는 투수의 값이 더 저렴해질 수 있다는 것이며 1군 라인업에 올릴수 있는 외인 수가 한정되어 있을뿐이지 보유 한도에는 제한이 없기에 육성용 외인 보유가 가능하다. 이에 히로시마 도요 카프처럼 도미니카와 같은 곳에 아카데미를 세워 외인 육성을 미리 하거나 소프트뱅크 호크스의 리반 모이넬로처럼 육성을 하기도 한다.

또 미국 야구에 비해 일정이 널널한 KBO 리그의 휴식일도 무시할 수 없다. 밑에 세이버매트릭스 항목에 언급하겠지만 어쨌든 휴식일 덕에 한 시즌에 한 투수가 등판하는 비율이 조금이라도 더 높으니 투수의 가성비가 KBO에서 약간 더 올라갈 수 있다는 것.

마지막으로 그나마 투수진이 탄탄한 상위 팀조차도 포스트시즌을 고려하면 투수를 더 중요시하는 경우가 많다. 야구 선진국인 미국과 일본도 유럽 축구와 비교하면 포스트시즌이라는 단기전이 존재한다는 것만으로 차이가 있지만, 팀 운영을 보면 한국만큼 무조건 단기전에 목매지는 않는다. 어느 나라나 외국인 선수는 어느 정도 자국 선수와 비교해서도 소모품으로 여겨지는 경향이 더 강하기에 단기전에서 굴릴 수 있는 투수를 선호하는 경향도 무시할 수 없을 듯하다.

반대로 리빌딩을 하는 팀의 입장에서 야수는 몇몇 멀티플레이어가 아니면 포지션 고정으로 인해 신인 육성에 방해가 되는 반면 투수는 외국인 투수 두 명을 선발 로테이션에 포함시켜도 국내 선수들은 남은 선발 로테이션 3개와 계투로도 경험치를 얼마든지 먹일 수 있기 때문에 리그에서는 더더욱 외국인 투수를 선호한다. 이는 두산 시절 김경문 감독이 인터뷰한 적 있는 내용.

결과적으로 2014년에 외국인 타자들이 다시 등장하고 이후 에릭 테임즈, 야마이코 나바로 등 툴플레이어들이 맹활약하면서 야수 1명의 영향력이 투수 1명보다 약해서 외국인 타자를 쓰지 않았다는 해석은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 밝혀졌다고 봐도 무방하다.

4. 반박

4.1. 세이버메트릭스

AL fWAR 투수 타자 투타 비율[9]
2018년 217.2 284.1 76%
2019년 220.2 284.9 77%
2020년 80.0 107.2 75%
2021년 217.4 284.7 76%

조금 더 자세하게 세이버메트릭스로 접근하면 오히려 야구는 야수놀음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가 된다. 공헌도를 나타내는 수치로 WAR이라는 것을 사용하는데, 지명타자 제도가 있는 아메리칸 리그에서는 일반적으로 투수 WAR 총합은 타자의 8할을 넘기기가 어렵다. 무엇보다도 한국프로야구에서는 투수 WAR의 총합이 타자 WAR을 뛰어 넘은 적이 없다.

1999년 페드로 마르티네스, 1986년 선동열 같은 예외도 있지만 최고 WAR는 야수가 적립하는 경우가 더 많다. 예를 들어 MLB에서도 최고의 선발 투수 클레이튼 커쇼와 최고의 야수인 마이크 트라웃의 커리어 하이 WAR을 비교해보면 커쇼는 8 중반이고 트라웃은 10을 넘긴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제아무리 뛰어난 선발 투수라도 매 경기에 출장한 야수의 공헌도를 넘기 힘들기 때문이다. 이는 야구라는 스포츠의 구조상 그런 것이다. 한 경기를 소화하는 투수의 체력 소모가 야수보다 훨씬 높기 때문.

까마득한 옛날 100경기도 할까말까 하던 리그에서 400, 500, 심하면 600이닝을 혼자 던지던 시절이면 모를까, 이제는 MLB에서 한 시즌에 300이닝은 1980년이 마지막이고 250이닝도 2010년이 마지막, 230이닝은 2016년이 마지막이다. 상위권 선수들도 줄어들지만 하위권 선발들은 이보다도 더 심하게 무너져서 한국이나 일본 리그의 에이스까지 적극적으로 수입해야 하는 상황이다. 선발 투수보다 이닝을 적게 소화할 수밖에 없는 중간계투 마무리 투수는 아무리 뛰어나도 최고 야수 공헌를 넘기지 못한다. 한국에서도 프로리그 이전 시대, 아마추어 대회 단기 혹사, 프로리그 1980~90년대에 잦은 등판과 많은 완투를 하는 등 내일이 없이 던진 투수 등 과거시대의 이닝혹사와 좋은 ERA를 동시에 기록한 소수 투수에게나 적용되는것이 '투수놀음'이다.

요약하자면 시즌 전반을 보았을 때 투수의 영향이 타자보다 적다는 것은 수치적으로 드러난다. 이는 투수의 가치를 맹신하는 동양 야구도 마찬가지다. 메이저리그 운영에서 거대 FA 계약을 맺는 대상이 주로 야수들인 까닭이 여기에 있다. 일반적으로는 투수가 시즌 MVP를 받는 것도 상당히 힘든데 이 또한 같은 이유다. 중간계투 마무리 투수를 상위 드래프트로 뽑지 않는 이야기까지 넣으면 더더욱 야구는 투수놀음 같은 소리를 할 수가 없다.

월요일을 거의 고정적으로 쉬는 한국야구의 경우 메이저리그보다는 좀 더 투수들이 많은 비중을 소화할 수 있지만, 극단적으로 7/6, 약 1.16을 곱해줘도 분업화된 현대야구에서는 투수가 타자를 넘기 어렵다. 다만 대체선수 레벨을 산정하기 어렵고 혹사로 인해 투수가 기근인 한국의 상황은 어느 정도 고려해야 할지도 모르겠지만 이런 문제는 한국 프로야구의 통계지표 수집 수준이 떨어지기 때문으로 아직 정확한 수치화가 곤란한 부분이다. 또 단 2년 뿐인 이야기지만 9구단 홀수구단제에서는 번갈아 한 팀씩 한 시리즈를 쉬던 시절에는 그만큼 팀들이 상위 선발투수나 필승조를 우려먹기도 했다.

4.2. 야구라는 종목의 특성

공을 가지고 하는 단체 구기종목은 승패를 가르는 득점이 공과 연관되어 나오기 때문에 공을 많이 가지고 있는 포지션이 득점을 만들어내고 경기를 주도하며 경기를 지배할 수 있다. 이 점이 극대화된 스포츠는 미식축구 농구. 미식축구는 쿼터백이 처음부터 공을 가지고 나머지 팀원에게 분배하는 스포츠고, 농구는 5명중 가장 뛰어난 1명에게 공을 몰아주어 공격 효율을 올릴수 있다. 따라서 이런 종목에서는 쿼터백놀음, 에이스 놀음이 어느정도 통한다. 그나마 인원이 많고 공격팀과 수비팀이 나눠져있는 미식축구와 달리, 한팀에서 5명만 뛰고 전원공격+전원수비인 농구의 경우 이런 에이스 놀음이 특히 극심하다. 인원이 적고 코트가 작기 때문에 한 선수의 영향력은 그만큼 더 크기 때문.[10]

반면 이를 주도적으로 할 수 없는 종목은 그만큼 에이스 1명의 팀내 비중이 떨어진다. 앞서 미식축구와 농구도 결국 나머지 팀원이 있기 때문에 쿼터백과 에이스가 빛나는 것일뿐이다. 에이스 1명에게 공을 쉽게 몰아줄수 없는 종목이거나(대표적으로 축구), 나머지 팀원들이 공을 반드시 만져야하는 종목(대표적으로 배구)은 반드시 팀 전체의 능력이 중요하게 되고, 굳이 에이스를 꼽는다면 공 점유여부보다는 득점을 결정짓는 선수가 에이스가 된다. 축구에서 골게터, 배구에서 아포짓이 에이스인 경우가 많은건 그 선수가 공을 많이 만질수록 득점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메시 GO 젤코화재, 가빈화재, 레오화재같은 이른바 몰빵전술이 탄생할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야구는 투수가 시작할 때 공을 던지는 것 이외에는 선수 한명이 공을 일정시간 점유하는 일 자체가 없다. 야구의 프로세스에서 타자는 투수가 던진 공을 투수의 의사와 상관없이 배트를 휘둘러 맞혀서 타구를 페어지역에 떨어뜨리고 1루, 2루, 3루, 홈에 공이 도착하기 전까지 베이스에 가는 것을 목표로 하고 수비진은 이를 저지한다. 이 과정에서 타자는 투수가 던지는 공을 자신이 원하는 방향, 원하는 장소로 날려보낼 정도로 타구를 제어할수 있는 경우가 극히 드물고, 아예 투구에 공을 맞히는 것도 70~80% 정도다. 그렇기 때문에, 야구에서 득점행위를 좌우하는 공을 점유한 선수 의사에 따라 통제하는 것이 그나마 가능한 상황은 투수가 포수에게 공을 던지는 순간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반대로 보면 투수도 역시 타자들과 마찬가지로 공을 던졌지만 그 공이 어디로 날아갈 지 모른다는 뜻이다. 아무리 투수가 타자를 아웃시키기 위해 좋은 공을 던져도 타자의 노림수가 좋아서 그라운드 내 빈 곳에 떨어지거나, 담장 밖에 떨어질 수 있고, 원하는 곳에 공이 안 들어가거나, 포수가 못 받아내거나, 의도치 않게 공이 상대 타자를 때릴 수도 있다. 최악의 경우에는 수비수들의 도움을 받지 못해 실점하는 경우도 있다. 투수 뒤에 서는 수비수들도 타자도 제어를 못하는 타구가 방망이에 맞고 어디로 날아가고 튈 지 모르기 때문에 타자의 스윙에 따라 움직일 수 밖에 없는 수동적인 존재다.

따라서 투수의 수준이 타자보다 압도적으로 높을 때에만 경기를 투수 1명이 지배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에이스가 많은 등판을 할수록 야구가 투수놀음, 아니 에이스 놀음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투수의 수준이 야수 수준이 압도적으로 높거나, 토너먼트같은 단기전에서 에이스 투수가 속된 말로 '긁히는 날'이거나, 상대 타자들이 단체로 난조를 보이면서 경기력 차이가 발생하거나, 선수들의 전체적 기량이 낮으며 좋은 선수와 나쁜 선수의 기량이 천차만별인 아마추어, 사회인 야구까지 내려가야 진짜로 잘하는 투수 한명이 투수놀음을 할 수 있다.

그 예로 고등학생의 어깨를 쥐어 짜내서 우승을 다투는 일본 고시엔, 정도는 다르더라도 투수 혹사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한 대한민국 고교야구, 그리고 아예 개인 자질에 따라 실력이 들쑥날쑥하고 혹사가 당연시되었던 초창기 KBO 리그[11]가 바로 그런 예이다. 즉, 리그 수준이 낮고 선수간 실력 격차가 클수록 투수혹사가 많을수록 "야구는 투수놀음"이라는 낭설은 진실이 된다. '야구는 투수놀음이다'라는 말은 역으로 따져보면 "우리 리그는 수준 낮아서 에이스 하나로 다 해먹을수 있음!"이라는 것과 진배없는 발언인 것.

5. 예외의 상황

5.1. 투수 운용의 중요성

그러나 다르게 생각하면, 한 투수가 그 팀의 시즌 전체를 커버할 순 없다. 결국 그 팀의 투수진 전체가 한 시즌을 커버한다. 즉, 유격수 박진만이 내야 전체를 책임지지 않는 것처럼, 투수도 투수진 전체로 생각해야 한다.

그럼 투수 한 명이 시즌을 책임지진 못하지만, 투수진 전체가 한 시즌을 전체를 책임지므로 투수진 전체가 야수진보다 기여도가 더 높은가 하면 그건 쉽게 재단할 수 없는 문제다. 왜냐하면 한 경기나 시즌 전체를 봐도 투수가 야수에 비해서 공을 많이 만진다. 일단 투수가 공을 던져서 야구가 시작하고 투수의 구위가 좋으면 야수가 대항하기 힘들다. 이렇게 생각하면 투수가 우위지만, 그러나 공격 수비로 분산해서 생각하면 타자가 공을 안 만져도 타석에서 지켜보는 자체가 이미 투수와 대결하고 있는 상황이다. 야수는 공격의 전부를 그리고 수비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투수진은 수비의 상당 부분만을 커버할 뿐이다. 이렇게 생각하면 야수진 전체가 투수진 전체보다 야구 경기 자체에 많이 기여하고 있다.

그러나 투수가 정말 야구에 중요 요소인 건 다른 이유 때문이다. 단지, 타자와 투수가 다른 점은, 투수 한 명이 한 경기 혹은 한 시즌을 책임지기 힘들기 때문에 투수 운용은 매우 중요한 사안이 된다. 예를 들어, 포수 운용을 본다면 2014년 SK의 포수 운용은 주전포수 이재원과 정상호를 놓고 2군에 조인성을 놓다가 조인성이 트레이드되면서 이 둘을 중심으로 운용됐고 다른 모든 팀도 비슷하다. 즉, 야수는 주전과 백업을 확정해놓으면 시즌 내내 감독이 그 포지션의 운용을 특별히 고민할 필요없이 굴러간다. 대타 대주자 기용하거나 체력 보존을 위해서 주전 선수를 빼고 백업 선수를 넣는 등의 소소한 변화만이 필요하다.

그러나 투수는 풀타임으로 한명 두명이 한 시즌을 굴러가지 못하고, 투수의 어깨는 사실 소모품이기 때문에 투수 기용을 어떤 식으로 하냐에 따라 투수가 매우 민감한 성적을 낸다. 즉, 구원투수가 3~4일만 연속으로 던져도 벌써 혹사가 된다. 3~4일째는 제대로 구위가 나오지 않아서 중요 상황에 올리면 경기를 망칠 수도 있고, 이런 혹사를 되풀이 하다가 부상을 입기도 한다. 타자는 상대적으로 이런 예민한 기용을 따지지 않아도 된다. 즉, 야수든 투수든 간에 좋은 선수가 많으면 팀의 성적은 일반적으로 올라가게 된다. 그러나 투수는 던지면 던질수록 소모되는 성향이 강하고, 사용 방식에 따라서 혹사될 가능성도 높다. 그래서 투수진은 항상 두텁게 유지한 상태로 감독이 잘 운용해서 한다. 만약 투수기용이 실패하면 경기 후반에 넣을 투수가 거의 없으면 경기는 완전 개판이되고, 시즌 치르다가 선발 로테이션에 차질이 생기면 경기 자체가 성립이 힘들다.

감독이 한 경기를 치르든 시즌을 치르든 투수를 어떻게 기용하느냐 즉, "야구는 투수(기용)놀음이다"는 맞는 이야기다. 그 이유는 '타자보다 투수가 쉽게 소모되어서'라는 이유가 크다.

5.2. 단기전

결론부터 이어기하면 장기전이나 단기전이나 기용하는 데 별 차이가 없는 야수에 비해 투수는 단기전에서 잘하는 에이스가 많은 이닝을 책임지며 비교적 높은 비중을 가져가게 되므로 투수놀음이 되는 경우가 많다.

현재 OB인 해설자들이 선수 시절에는 거의 에이스 투수들 소수로 투수진을 운영했었다. 사실 전체 야수의 기여도와 전체 투수의 기여도의 비교는 오래 전에도 야수가 우위였다. 그러나 야수는 반드시 9명이 필요한 데에 비해 투수들은 많아도 네 다섯명의 주력 투수가 대부분의 이닝을 책임졌기 때문에 투수 개인과 야수 개인의 비교에서는 확실히 투수 개인의 비중이 컸다[12]. 이러한 배경이 야구는 투수놀음이라는 주장이 퍼지게 되는 요인 중 하나였다. 그래서 비슷하게 정예 투수진을 집중적으로 굴리는 단기전에서는 투수놀음이라는 말이 허구는 아니다. 단순히 메이저리그뿐 아니라 KBO 리그, 일본프로야구 등 프로 리그의 포스트시즌은 물론, 고교야구나 국제대회같은 토너먼트로 우승자를 가리는 대회에서도 이 격언이 통용된다. 가장 극단적인 예시가 1984년 한국시리즈이다. 최동원5경기 40이닝 610구 방어율 1.80이라는 말도 안되는 기록으로 롯데를 우승시켰다. 그러나 롯데의 한국시리즈 진출자체는 후기리그에서의 삼성의 져주기게임으로 이루어졌으며 전후기 통합 승률 0.510으로 2001 한국시리즈 두산 다음으로 역대 한국시리즈 진출팀 중 두번째 낮다.

본래 정규시즌에서도 야수의 경기당 WAR는 선발투수보다 낮지만[13] 경기 출장수 때문에 야수의 시즌 WAR가 더 높은 것이다. 그런데 단기전은 어느정도 무리를 해서라도 투수가 자주 등판하기에 투수의 중요성이 높아진다. 그리고 수술 가능성도 올라간다

단기전에서 투수의 중요성도 이러한 흐름에서 이해할 수 있다. 단기전이 여러개 모여서 페넌트 레이스가 되기 때문에 투수의 중요성에 변화가 없다는 것은 지나치게 단순한 해석이다. 겨우 몇 경기로 우승을 가리는 단판승부 혹은 단기전에서는 가장 강력한 투수를 몇 번이고 등판시켜서 짜내는 운용이 가능하고, 그렇게 해야 하는 것이 당연하기 때문이다.[14] 최동원, 염종석, 배영수 같은 극단적인 예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플레이오프에 팀내 4~5선발을 주전으로 운용하는 감독은 없다. 당장 그 수준높다는 MLB에서도 챔피언십 시리즈 정도 가면 선발은 3명 정도로 돌리고 그 이하는 불펜에 대기하는 경우도 잦다. 물론 5선발이 딴 팀에서 에이스를 할 수 있을 정도로 선발진이 탄탄한 팀이라면 조금 이야기가 다르지만...

앞서 말한 세이버매트릭스적으로 접근해도 포스트시즌에 투수의 등판간격이 좁아지면 당연히 페넌트레이스와 비교해서 경기당 평균 기여도도 올라간다. 메이저리그의 경우에도 다소 투박하게 따질 경우 5선발제가 4선발제로 바뀌면 선발투수가 5/4=1.25배의 효율을 낼 수 있을 것이고, 3선발과 4선발의 실력차가 크거나 시리즈에서 코너에 몰렸을 때 전가의 보도로 꺼내드는 3선발제로 가면 5/3=1.67배에 달하는 보정이 들어갈 수도 있다. 최동원, 염종석 ,배영수 수준은 그냥 넘어가자. 보다 다양한 변수를 더 정교하게 고려한다면 이야기가 복잡해지겠지만[15], 어쨌든 정규시즌과 비교했을 때 기여도가 뒤집힐 가능성이 분명 존재하는 것.[16][17]

이러한 단기전에서 투수놀음에 극단적인 예시면서도, 자주 볼 수 있는 곳이 바로 일본 고등학교 야구부 전국대회인 고시엔이다. 역대 대표적 사례들만 보자면 1998년 마쓰자카 다이스케(요코하마고교)는 2주 동안 6경기 767개를, 2006년 사이토 유키(와세다실업고교)는 7경기 동안 948개를, 그리고 2013년 안라쿠 도모히로(사이비고교)는 9일동안 5경기에서 772개의 공을 던졌다. 2018년 요시다 코세이(카나이시농업고교)는 6경기에서 881개의 공을 던졌다. 대회 기간은 짧고, 토너먼트 구조라서 한 경기라도 지면 끝이다. 그리고 아무리 야구 인프라가 탄탄한 일본 고등학교라고 해봤자 프로팀처럼 에이스가 두 명 세 명 있을 리가 없다. 어쩌다가 한 명 나오는 에이스를 보유한 고등학교만이 고시엔에 진출하며 결국 남은 경기도 그 에이스를 쥐어짜가며 대회를 치러야 하는 것이다.

이와는 조금 다른 얘기로 투구는 꾸준한 데 비해 타격은 사이클이 돈다는 게 영향을 미친다는 설도 있다. 잘 던지는 투수가 크게 무너지는 겅우가 적어 사이클을 잘 타지 않지만, 잘 치는 타자는 몇 게임 동안 잘 못 치다가도 다음 몇 게임에서 그걸 덮을만큼 잘 쳐서 스탯이 좋게 나오는 것처럼 타자들은 잘 칠 때와 못 칠 때의 사이클이 극명하기 때문에 단기전에서는 확실한 투수쪽이 더 중요하다는 설이다. 실제로 시즌 내내 강타선이었지만 단기전에서 식물타선이 될 때가 있지만, 투수라고 잘 던지던 투수가 무너지는 겅우가 그리 적은 것도 아니기에 확신하기엔 어렵다.

6. 실제 사례

WAR 3 이상의 투수가 한 명 없었음에도 우승한 2001년의 두산 베어스[18], 최동원의 원맨팀으로 최동원 외의 투수진은 형편 없어 리그 중하위권이었음에도 우승한 1984년의 롯데 자이언츠, 외국인 선발이 없다시피 해 선발진의 힘이 크게 떨어졌지만 우승한 2015년의 두산 베어스, 1970년대 투수진의 상대적 빈약함에도 불구하고 두 번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따낸 '빅 레드 머신' 신시내티 레즈, 2013년의 보스턴 레드삭스, 그리고 가장 최근의 우승팀인 2023년 텍사스 레인저스 등 찾아보면 상대적으로 투수진보다 타선이 강력했음에도 우승을 따낸 팀들은 많다.[19] 그리고 투수진이 매우 강함에도 불구하고 우승은커녕 포스트시즌도 못간 팀들도 존재한다.[20] 단지 사람들이 선별적으로 기억을 하기 때문에 자기 생각과 맞지 않는 일은 기억을 하지 않으려 하는 것 뿐이다. 당연히 반대로 타선이 강한데 투수의 힘이 약해 우승하지 못한 경우도 존재한다.[21][22]

당장 2013년 메이저리그를 보자. 선발 투수가 제일 강했던 팀은 이견의 여지없이 디트로이트 타이거스[23]였다. 대체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인 WAR이 선발 투수진에서 25.3이 뽑혀 나왔으니까. 반면 보스턴 레드삭스 역시 선발진이 강했지만 선발진 합산 WAR 이 15.9로 디트로이트와 큰 차이가 있었다. 하지만 야수진의 WAR 합산은 디트로이트가 26.5, 보스턴이 36.6로 선발진 못지 않은 차이가 있었다. 결국 시즌 승률에서나 단기전에서나 승리한 것은 보스턴 레드삭스.

혹자는 2010~2015년 왕조 시절 삼성 라이온즈의 선발, 불펜진을 보며 "보라, 투수가 얼마나 중요한가!" 라고 말하지만[24] 사실 그 때의 삼성은 투수나 야수나 다 잘난 팀이었다. 2000년대 후반 선동열 감독 시대 삼성야구가 지루한 불펜야구라고 비판받고, 실제로 성적 또한 2010년대에 비할 바 못되었음을 떠올려 보자. 그리고 류중일 체제의 삼성은 박석민, 최형우, 채태인, 이승엽, 야마이코 나바로등의 강력한 타자들을 보유했던 팀이다. 이 팀이 6년 연속으로 한국시리즈를 나갔고, 4년 연속으로 통합 우승에 성공할 수 있었던 건 투수만 잘나서가 아니라 '타자와 투수 모두' 잘나서다. 흔히들 강팀에 대해 '투타의 균형이 좋다'고 말하지 않는가? 타선이 잘나도 투수진이 왕창 실점하면 지고, 투수진이 1실점만 했어도 타선이 불발이면 지는 게 야구다.[25] 이래도 이해가 안 간다면 2020년의 삼성의 경기를 보자. 불펜진만 강한 상황이 되니, 단기적 운용은 되지만 필연적으로 DTD가 나오고 있다. 당연하겠지만 타자가 아무리 잘해도 투수가 못하면 역시나 이길 수 없다. 둘다 못하면 이 팀처럼 된다.[26]

2017년 KBO리그의 LG 트윈스 ERA 4.33 FIP 4.43 WHIP 1.32로 투수력 전분야에서 걸쳐 1위를 차지했으나[27] OPS 9위라는 병맛나는 타력으로 포스트 시즌에 가보지도 못하고 끝났다. 반면 그 해 정규시즌 1위팀인 KIA 타이거즈의 ERA는 4.82로 5위에 불과했지만 OPS는 .840으로 1위였다.

7. 결론

정규시즌에서는 리그 수준이 어느정도 올라온 프로야구 리그에서 에이스의 미래 따위 생각하지 않고 단기 성적만을 위해 혹사시키는 막장 운영을 하지 않는다면, 야구는 투수놀음이라는 말은 착각에서 비롯된 편견에 불과하다.

포스트시즌에서는 정규시즌과는 달리 우수한 투수만을 기용하고 이들의 등판 간격을 줄일 수 있으므로 투수의 경기 영향력이 증가하니 투수놀음이 더 맞는 말이다.

우승권에 팀을 가져다 놓기 위해선 일단 투타 모두 리그 평균 이상으로 해주도록 노력해야 함이 당연하다. 각 팀의 유망주 사정, 구장 등을 감안해서 그 이상의 플러스 알파를 투수진 쪽에서 얻어낼 지, 타선에서 얻어낼 지 결정하는 것이 바로 합리적인 운영이다.

8. 기타

가끔씩 야구는 투수노름으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설마 그것도 구분을 못할까 싶지만 말로만 들으면 발음이 완전 똑같아 야구에 문외한인 사람에게는 착각의 여지가 있다. 실제로 구글링을 해 보면 예전부터 각종 게시글에 야구는 투수노름이 무슨 말이냔 질문이 올라 온 경우도 보인다. 2008년 야구선수들의 도박이 화두가 됐을 당시 기레기들의 선동질과 마녀사냥이 더해져 이니셜 놀이 끝에 여러 선수들이 언급됐고, 언급된 선수 중에선 당연히 투수도 끼여있었기에[28] '야구는 투수노름' 드립이 꽤나 성행했었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2015년, 또 삼성 라이온즈 소속 야구선수들이 도박을 했다는 기사가 터졌는데 공교롭게도 이에 연루된 선수들 모두 임창용, 윤성환, 안지만이라는, 팀에서 핵심 역할을 하고 있는 투수인 고로 야구는 투수노름이라는 개드립이 다시 활개를 쳤다. 결국 삼성은 당해 한국시리즈에서 해당 선수 세 명을 엔트리에서 뺀 채로 한국시리즈를 치렀지만 당연히 이 선수들의 공백을 메우지 못하고 분위기도 엉망이 되어 준우승했다. 위에 적힌 것과는 다른 이유지만 결과적으로 야구는 투수놀음이라는 것도 어느 정도 증명한 사례. 앞으로도 도박사건이 터지면 계속 언급될 예정이다.

다른 스포츠로 넘어간다면 농구는 센터놀음, 배구는 세터놀음, 축구는 감독놀음, 미식축구는 쿼터백놀음 등이 있으며, 축구는 알다시피 전술의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아서 감독의 비중이 매우 크다.


[1] 후술하겠지만 페넌트레이스에선 타자들의 승리 기여도가 높지만, 포스트시즌같은 단기전에서는 투수를 긁어모아 싸워 투수의 기여도가 높기 때문에 완전히 맞는 말이다. 다만 단순히 타자보다는 투수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건 잘못됐다 [2] 다른 단체구기에도 축구는 골게터놀음이라던지, 풋볼은 쿼터백놀음이라던지, 배구는 세터놀음이라던지, 농구는 1옵션놀음이라던지 다양하게 있고, 일상,정치의 영역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3] 결국, 팀의 승리는 결과일뿐 원인은 자기팀의 선수가 잘한 것도 있지만 오직 상대적인 기준이라, 상대의 실수나 실력이 원인이 되어 이기는 것도 크다는 것이다. [4] 가끔씩 대부분의 안타가 단타인 변비야구를 해서 12안타를 치고도 득점은 2~3점밖에 못 내는 경우도 있는데 그렇다면 그것은 타율만 높지 생산성, 즉 OPS나 WRC+는 낮은 비효율적인 공격이며 이것 역시 팀 공격 지표에 전부 반영된다. [5] 물론 매 이닝 잔루만루로 무득점이라는 시나리오도 가능하지만, 그렇게 따지면 매 이닝 잔루 없이 27점을 폭격하는 케이스도 있다. [6] 그렇기 때문에 의외로 현장에서 이런 천수답 타선같은 선문답이 나오는 것이다. 다른 스포츠들과 달리 야구는 공격팀이 포제션을 소유한채 컨트롤하는 스포츠가 아니기 때문에, 이른바 고유한 득점 패턴 같은게 존재하지 않는다. 팀내 최고의 클린업 트리오가 합작 0안타로 0점을 내고, 생각하지 못했던 7-8-9 하위 타선이 볼넷,실책같은 행운으로 득점에 성공한게 그대로 결승점이 되거나 하는 것. 그런게 누적되다보면, 빠따들고 휘두르다보면 언제 운좋으면 점수가 난다라는 무책임한 결과론적 해석까지 이르게 된다. 투수놀음을 진지하게 주장하는 야구인이나 야구팬들중 대부분은 투수운영이나 볼배합,투수리드 같은건 중요하게 생각하면서, 정작 우리 타선이 점수를 어떻게 내야하는 지는 아무런 해답이 없다. 하다보면 점수가 나니깐 그때 투수로 지킨다 이런 논리로 일관하는 것. [7] 물론 앞의 각주에서 언급했던 내용은 정반대로도 들어맞는다. 팀 4,5선발이 인생투를 펼쳐서 승리로 이끌 수도 있지만, 그와 반대로 에이스나 마무리 투수가 발등을 찍는 일도 생긴다. 하지만 시즌을 치루다 보면 결국은 팀에서 가장 잘 한 선수는 에이스/마무리 투수다. 위에서 하위 타선에서 나온 점수로 경기를 이기는 '우연'이 나올 수는 있어도, 결국에 시즌 단위로는 팀 득점에 가장 큰 기여를 하는 것은 다름 아닌 중심 타선이다. 에이스 투수로 확실히 막는다는 논리를 뒤집어서 적용하면, 중심 타선으로 확실히 점수를 낸다는 전략도 가능한데 투수놀음을 귀막고 주장하는 이들은 후자는 애써 무시한다. [8] 당장 김광현 양현종등 에이스라 평가받는 투수들조차도 KBO 통산이닝을을 커리어 평균내보면 고작 140이닝정도에 불과하다 [9] 소수점에서 반올림 [10] 마이클 조던이나 스카티 피펜, 케빈 가넷, 팀 던컨처럼 수비 범위가 넓은 선수는 상대팀 전체에 영향을 줄 정도. NBA의 기록중에는 한 선수가 그 팀의 공격권을 얼마나 썼는지 알아보기 위해 Usage Percentage라는 수치를 이용한다. 원맨쇼가 극에 달했던 1987년의 마이클 조던의 경우 이 수치가 38%에 달했는데, 이는 당시 조던이 뛸 때 시카고 불스의 전체 공격시도 100% 중, 38%를 조던이 슛하거나 어시스트하는, 즉 조던의 손 끝에서 끝냈다는 얘기다. 한 선수가 얼마만큼의 승수를 만들어냈는지를 따지는 winshare의 경우, 위에 언급된 조던은 1980년대에 팀이 기록한 전체 승수의 40% 이상을 혼자 힘으로 만들어냈다고 평가받는다. 이는 결코 과장이 아닌데 1988년 당시 조던의 윈셰어는 21.23이고 소속팀 불스는 50승을 했다. 즉 단 한명의 선수가 이 팀이 거둔 승수 중 42.5%를 혼자 힘으로 만들어냈다는 얘기다. 게다가 조던처럼 해당 시즌 올해의 수비수를 탈 정도로 공수겸장인 경우 이 공헌도가 과소평가된다. 농구 특성상 수비 공헌도 중 극히 일부만 스탯에 나타나기 때문. 즉 농구에서 조던이나 르브론 제임스 같은 슈퍼에이스들은 팀 전력의 절반 정도 차지한다고 볼 수도 있다. [11] 이해가 가지 않는다면 장명부 혹은 최동원항목 참조 [12] 선동열이 매년 10WAR 이상을 기록한 것을 생각해 보면 간단하다. 야수 최고의 몬스터시즌인 1994이종범이 11WAR, 2003심정수가 10WAR이다. [13] 예를 들어 2015 시즌 최고의 야수이자 선수인 마이크 트라웃의 팬그래프 WAR이 157경기에 출전하여 9.0인데, 동 시즌 최고의 투수인 클레이튼 커쇼는 33경기에 나와서 8.6을 기록했다. 이를 경기 수로 나누면 마이크 트라웃이 0.057인데 반해 커쇼는 0.26로 한 경기당 공헌도는 커쇼가 트라웃보다 4.5배나 높았다는 것을 볼 수 있다. [14] 일단 포스트시즌에서는 4선발 시스템이라는 정석이 존재하나 여의치 않으면 3선발 시스템에 선발 투수가 불펜으로 왔다갔다 하는 일이 심심찮게 나온다. 혹사에 민감한 현재도 우승만 할 수 있다면 저 정도는 넘어가는 편이다. 게다가 이런 경기는 정규시즌과 달리 다음이 없기 때문에 투수들도 완급조절로 힘을 비축하는 투구보단 초반부터 전력을 다하는 투구를 한다. [15] 예를 들자면 하위 20%에 해당하는 투수를 상대하지 않는다면 타자들의 득점력은 더 떨어지게 될 것이다. [16] 때문에 속된 말로 '쌍팔년도식 야구'로 투수를 마구잡이로 등판시키면 투수의 정규시즌 WAR도 수직상승하여 야구를 투수놀음으로 만들 수 있다. 가령 선동열이 1986년에 거둔 WAR는 14.89인데, 이는 프로야구가 108경기이던 시절에 39경기 22선발 262.2이닝을 던져서 얻은 기록이다. 당연히 현대 야구에서 시도해선 안되는 등판 간격이다. 사실 선동열의 경우 평균자책점 등 비율 지표가 워낙 압도적이기 때문에 그 비율지표 그대로 최근의 144경기에서 190~200 이닝을 던졌다고 해도 war이 9 정도로 단일 시즌 최고의 야수 정도와 비슷하거나 조금 더 높은 수준의 어마어마한 결과가 나오기는 한다. [17] 저 당시의 262이닝을 현재 144경기로 환산하면 300 이닝이 넘어간다. 170~190 이닝씩 몇 년 던지면 최상위권 이닝이터에 속하고 혹사로 인한 부상 및 부진도 우려되는 상황이라는 걸 생각해보면 300이닝이 얼마나 말이 안 되는지 알 수 있다. [18] 시즌 전체의 투수진 WAR 순위가 8위 중 6위였다. [19] 이외에도 KBO리그에서 리그 중위권 수준의 투수력으로 우승한 사례는 1983년의 해태 타이거즈, 1995년의 OB 베어스, 1999년의 한화 이글스, 2006년의 삼성 라이온즈, 2022년의 SSG 랜더스 등이 있다. [20] 1995년 해태 타이거즈, 2017년 LG 트윈스, 2003년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21] 2003년 삼성 라이온즈, 2010~11년 롯데 자이언츠, 2014년 넥센 히어로즈를 많이 예시로 꼽는다. 그런데 애초에 2003삼성과 2010롯데는 당 시즌 야수진 WAR 총합 1위가 아니었다. 물론 거의 근소한 격차이기는 했지만, 2003년은 우승팀 현대, 2010년은 두산이 야수진 sWAR 총합 1위를 기록했다. [22] 물론 2003년, 2010년 팀 득점/팀 OPS 1위팀은 각각 삼성과 롯데였다. 그러나 삼성이 사용하던 시민구장이 타자 친화구장인 것과, 두산의 홈구장인 잠실종합운동장 야구장이 극단적인 투수 친화구장이라는 것을 보정해서 WAR에서는 역전된 것이다. [23] 디트로이트 역대 최강 선발진으로 꼽히며 맥스 슈어저-아니발 산체스-덕 피스터-릭 포셀로-저스틴 벌랜더로 구성되었고 벌랜더가 2013시즌 롤코를 타는 성적을 찍다보니 그 금강벌괴가 5선발 소리 듣던 시절이었다. [24] 특히 역대급 서건창- 이택근- 유한준- 박병호- 강정호- 김민성으로 이어지는 강타선을 가진 2014년 넥센 히어로즈를 한국시리즈에서 격파한 것을 토대로 투수놀음을 주장하기도 한다. 그런데 타격 1위+투수진 4위(그마저도 9개구단 체제의 3일 휴식의 덕을 봐서 이 정도였지 10개구단 체제였으면 당시 히어로즈의 선발진 상황을 보면 더 나빴을 가능성이 농후하다)인 넥센과 타격 2위 + 투수진 1위인 삼성의 종합적인 비교면으로 보면 투수진에서 격차가 난 이상 삼성이 우세인건 너무나도 당연하다. [25] 삼성의 완벽한 투타조화로 인해 가장 피해를 본 팀은 바로 SK 와이번스이다. 2011년 한국시리즈 2012년 한국시리즈 타 팀에 비하면 올라갈 놈은 올라간다 수준의 투수진[29]을 보유했음에도 그들보다 한 수 위에 있던 삼성 투수진들과 타자들로 인해 결국 우승을 거두는데 실패했다. 역대로 놓고 봐도 팀 상성이 매우 유사했던 사례 중 하나. 물론 2010년 한국시리즈 당시엔 김광현을 필두로 송은범-외인 투수들과 중무리, 마무리 투수를 앞세운 그 투수력과 타선의 힘으로 타선에 밀리던 삼성을 짓눌렀으니 삼성에게도 약간의 아쉬움이 남는 대결. [26] 한화는 투수, 야수 전부 처참했다. 한화가 마지막으로 WRC+ 100 이상을 기록한 해가 바로 2008년이다. 2009년부터 15년 연속으로 야수진이 리그 평균 이상의 타격성적을 낸 적이 없다. 참고로 같은 기간동안 투수진은 2018년 딱 한해 평균 이상을 기록했다. [27] 좋은 클래식 스탯에 비해 세이버 스탯은 나빴고 전체적으로는 더 강력한 투수진을 구축했던 롯데와 두산에는 밀리는 3-4위 수준의 투수진이었다. [28] 당시 오승환이 유력한 용의자로 떠올라서 한동안 욕을 먹었었다. 당연히 뜬소문. 헌데 그 일이 7년뒤 실제로 일어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