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3-16 21:43:15

알래스카 항공 261편 추락 사고


주의. 사건·사고 관련 내용을 설명합니다.

이 문서는 실제로 일어난 사건·사고의 자세한 내용과 설명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파일:dsg.png
사고 3개월 전, 로스앤젤레스 국제공항에서 촬영된 사진

Alaska Airlines Flight 261
항공 사건 사고 요약표
발생일 2000년 1월 31일
유형 정비 불량
발생 위치
[[미국|]][[틀:국기|]][[틀:국기|]] 캘리포니아 주 애나카파 섬 북쪽 4.5km 부근
탑승인원 승객: 83명[1]
승무원: 5명
사망자 탑승객 88명 전원 사망
기종 맥도넬 더글라스 MD-83
항공사 알래스카 항공
기체 등록번호 N963AS
출발지
[[멕시코|]][[틀:국기|]][[틀:국기|]] 구스타보 디아스 오르다스 국제공항
경유지
[[미국|]][[틀:국기|]][[틀:국기|]]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
도착지
[[미국|]][[틀:국기|]][[틀:국기|]] 시애틀 타코마 국제공항

1. 개요2. 사고 진행3. 사고 원인4. 기타

[clearfix]

1. 개요

2000년 1월 31일 태평양 상공 캘리포니아 주 벤추라 카운티 애나카파 섬 인근에서 발생한 항공사고. 기종은 맥도넬 더글라스 MD-83. 이 사고로 탑승한 승객과 승무원 포함 총 88명이 전원 사망했다. 경로는 멕시코 푸에르토 바야르타(Puerto Vallarta) 구스타보 디아스 오르다스 국제공항을 1시 35분에 출발해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을 거쳐 시애틀 타코마 국제공항으로 갈 예정이었으나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에 미치지 못하고 결국 태평양 해상에 추락하고 말았다.

2. 사고 진행

당시 ATC 기록 다큐9분의 사고 재현 영상

158편이라는 편명으로 푸에르토 바야르타에 착륙한 사고기는 사고 당일 새 편명인 261편을 부여받고 승무원도 교체하였다.

새 조종사인 기장 테드 톰슨과 부기장 빌 탠스키는 둘 다 MD-80 기종을 4000시간 넘게 조종한 베테랑이었다. 특히나 부기장은 MD-80만 8000시간을 넘겼다.

구스타보 디아스 오르다스 국제공항을 이륙해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으로 FL310(9448.8m)에서 순항도중, 조종사들은 워싱턴주 SeaTac에 있는 알래스카 항공의 신속대응 및 유지보수 시설에 연락을 취하였다. 해당 무전은 LAX의 운항 및 유지보수 시설에서도 들을 수 있었는데,[2] 수평 꼬리날개가 멈춰서 작동하지 않으니 로스앤젤레스 국제공항으로 회항할 것을 의논하는 내용이었다. 이때 고장난 수평 꼬리날개로 인해 Trim 시스템이 동작하지 않아, 조종사들은 고도 유지를 위해 4.5kgf(44N, 10lbf)의 힘으로 조종간을 계속 잡아당기며 비행하고 있었다.

사내 교신으로 조종사들은 LAX로 회항할 것을 원했지만 항공사는 스케줄을 염려하여 조종사로 하여금 기존 계획대로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으로 계속 비행하도록 영향을 주려 했고, 이 와중에 첫 번째 급강하가 일어난다. 첫번째 급강하가 일어난 것은 16시 09분으로, 당시 조종사들은 Trim 시스템으로 수평 꼬리날개의 작동에 성공했으나 수평꼬리날개는 비행기 진행방향을 오른쪽으로 보았을때 /방향으로 꺾여 기수가 땅을 향해 처박히게 만들었다. 이로 인해 261편은 80초만에 FL310에서 FL240(7315.2m)까지 급강하하게 된다. 이는 분당 하강률로 치면 무려 5250ft/min인데, 일반적으로 착륙하기 위해 하강할 때 300~500ft/min의 속도로 하강하며 실속에 빠져도 초중반엔 2000ft/min 쯤의 속도로 떨어지는걸 생각하면 최소 60~70도의 각도로 땅에 곧장 꽂힌 것이다! 이 과정에서 다수 승객들이 고막 통증을 호소했을 가능성이 높다. 여튼 조종사들은 급강하하는 비행기를 바로잡기 위해 60kgf(130~140lbf)의 힘으로 조종간을 잡아당겨야 했다.

겨우 급강하를 멈추고 비행기를 안정시켰을 때 고도는 24400ft(7437.1m) 정도였으며, 이때 조종사들은 관제소에 문제점을 보고하며 LAX로 회항하려고 했다. LAX로 회항하기 위해 고도를 낮추던 와중, 16시 19분, 최소 4번의 '쿵'소리와 함께 잭스크류와 꼬리날개를 고정하는 너트가 완전히 분리되어 버렸다.[3] 두 번째이자 마지막 급강하가 시작되자 261편 주변의 항공기들은 -63도로 급강하하는 261편을 보고 경악하며 관제소에 계속 보고하였고[4], 부기장의 16시 19분의 ' Mayday' 외침을 끝으로 261편으로부터 더 이상의 교신은 없었고, 결국 16시 19분 56초에 추락하고 만다.

충돌 직전 9G에 도달한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에 충돌 직전 승객들과 조종사는 기절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기장은 배면비행으로 급강하를 막아보려고 시도했었으나[5] 소용이 없었고 81초 동안 18,000ft(5486.4m)를 급강하하며 약 400km/h의 속도로 뒤집힌 상태로 태평양에 추락한다. 분당 피트로 환산하면 13500ft/min으로 이는 맨몸으로 스카이다이빙 했을때의 최고속도, 즉 인간의 자유낙하 종단속도보다 약 2000ft/min 이상 빠른 것이었다.

사고 공청회에서 NTSB 관계자들은 사고 당시 조종사들은 인구 밀집지역 위를 비행하지 않으려 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CVR(조종실 음성 녹음 장치)에서 기장이 '가능하다면 바다 위로 비행하고 싶다'라고 관제탑에 말을 한 것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3. 사고 원인

이 사고에선 MD-83 자체에 존재하는 설계 사상과 당시의 저가 항공사들[6]이 그렇듯 제대로 된 정비를 받지 못한 것이 주 원인으로 나타났다.
영문 영상이지만 그림을 보고 이해하는데 문제가 없을 것이다.

고정익기의 경우 속도와 고도에 따라 양력 발생과 그 중심이 미묘하게 변화하고, 항공기 자체도 연료량과 내부 탑승객과 화물에 따라서 무게중심이 달라지기 때문에 직선비행, 고도유지를 위해서는 조종면을 계속해서 맞춰나가야 한다. 하지만 이를 조종사가 조종간으로 계속 유지하면서 맞추는 것은 엄청나게 피곤한 작업이며 그러한 부담은 안전상으로도 위협이 되는 사항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항공기는 트림이라는 기능을 갖추고 있다. 총기로 비유하자면 영점조정과 같은 기능으로 현재 비행상황에서 기울지 않고 직선비행을 할 수 있도록 롤을 담당하는 에일러론,[7] 요우를 담당하는 러더,[8] 피치를 담당하는 엘리베이터[9] 모두에 각각 설치되어 이를 조종간 중립 시에도 똑바로 유지하도록 조금씩 조정이 가능하게 되어있다.

세스나 같은 소형기는 일반적으로 조종면 끝에 탭을 달아서 그 탭이 조종면에 힘을 가해서 일정한 각도로 유지하도록 하는 형태이지만 MD-80와 같이 대형의 기체인 제트 여객기는 엘리베이터를 변위시키는 것이 아니라 수평안정익 자체의 각도를 잭스크류로 맞추는 형태로 구성되어 있다. 이러한 설계를 스태빌레이터(Stabilator)라고 하는데, stabilizer(고정형 수평꼬리날개)와 elevator(승강타)를 합한 말이다. Stabilator에 elevator가 달린 기종은 고정된 수평 꼬리날개 뒤에 달린 움직일 수 있는 날개조각만이 조종을 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고, stabilator가 달린 기종은 수평 꼬리날개 전체의 각도가 움직이면서도 뒤에 달린 움직이는 날개조각도 움직여 조종의 효율을 올려준다. B737NG의 스태빌라이저 동작 영상[10] 쉽게 생각해서 수평안정익이라는 판에 볼트와 모터를 달고, 기체에 고정된 너트로 그 각도를 고정시키고 스크류 봉 위아래에 페어링을 만들어 한계 범위 밖으로 움직여 봉이 너트에서 빠지지 않게 막아놓는 구조라 볼 수 있는데, 이 방식은 모터로 트림면 자체가 직접 기체에 힘을 가하는 형태라[11] 명확한 각도부여가 가능해 오토파일럿에 적용하기 용이한 반면 매우 큰 위험요소를 안고 있었다. 조그마한 탭의 각도를 변화시키는 다른 트림 시스템[12]에 비해 승강타보다 크고 무거운 수평안정익 전체를 가동하는 방식이라 훨씬 큰 힘이 걸리게 되어 있는 데다, 스크류와 너트 원리는 넓은 면에서 강한 힘으로 접점을 만들어 마찰력을 통해 고정하는지라 윤활유를 넣어주지 않으면 엄청난 마찰력으로 마모된다.

그럼에도 점검 기간을 13배나 늘려서 정비를 제대로 하지 않아 윤활유가 말라버려 제 기능을 못 하게 되고 피치다운에서 고정되어 버렸다. 약간 설명하자면 민항기는 양력을 최대한 많이 받기 위해 주 날개에 큰 설계받음각을 가지고 있다. 쉽게 말해 수평꼬리날개 없이 비행기를 날리면 끝없이 기수가 상승한다는 의미이다. 그런데 비행기는 수평비행을 해야하므로 주 날개가 엄청난 양력을 생성하며 기수를 끝없이 들어올리는 힘을 적절한 힘으로 꼬리날개가 눌러주며 수평비행을 하게 된다. 수평비행시 수평꼬리날개는 땅을 향해 내내 공기에 의해 큰 힘을 받고 있는 것이다. 이때 첫 번째 급강하를 하게 되고, 속도가 증가하면 양력이 증가하기에 일단 잠시 다시 평형상태를 회복한다. 문제는 이때 스크류가 빠지지 않게 막아주는 페어링은 가동한계 범위 밖으로 막아주는 용도이긴 하지만 모터의 가동으로 인한 힘을 막기 위해서지 수평꼬리날개가 받는 엄청난 공기역학적인 힘을 견디도록 설계된 것이 아니었기에 과한 힘을 받아 탈락되어 버리며 스크류 봉이 아예 너트에서 빠져버리고 기체 외피까지 찢어버리면서 솟아올라 크게 수평꼬리날개의 각도를 틀어버리고[13] 결국 10분 후에 2번째 급강하를 하게 된다.

조종사들은 기체를 살리기 위해 마지막으로 배면비행을 시도했으나, 전투기도 아닌 그것도 조종장치가 망가진 여객기가 위기를 탈출하기엔 역부족이었다. 또한 수평꼬리날개가 완전히 피치다운 위치로 고정이 된 것이라면 모를까 아예 조종하는 힘을 전달하는 연결부위가 떨어져나가 비행기를 지나는 바람에 날려 그저 덜렁거리는 상태였기 때문에 비행기를 뒤집어도 또 뒤집은 상태 기준 피치 다운 위치가 되는 절망적인 상황이었을 가능성이 크다.

4. 기타

  • 항공 사고 수사대 시즌1에서 '방심의 대가(Cutting Corners)'라는 제목으로 해당 사고를 다루었고 시즌21에서 '태평양의 추락(Pacific Plunge)'편으로 리메이크해 방영했다.
  • 영화 플라이트의 줄거리는 이 사고를 어느 정도 모티브로 하여 제작되었다. 정확히는 초반의 비행기 비상착륙 장면.
  • 이 사고 1년 전 중국남서항공 4509편 추락 사고가 있었는데 이 또한 정비불량에 의해 추락했다. 1990년에 제작하여 인도된 투폴레프 TU-154M 여객기인데 사고 발생 얼마 전, 정비사가 꼬리날개 엘리베이터 승강타 쪽에 정규 부품이 아닌 엉뚱한 볼트를 끼우는 실수를 하였고 비행 도중 불량 볼트가 떨어져 나가면서 기수가 아래로 내려왔고, 그 결과 비행불능이 된 상태로 추락했다.


[1] 세 명은 어린이였으며, 영국인 한 명과 멕시코인 한 명을 뺀 나머지는 모두 미국인이였다. [2] 당시 사고기가 비행하고 있던 위치에서는 로스앤젤레스 샌프란시스코 보다 가까웠다. 샌프란시스코에서 들을 수 있는 무전이라면 로스앤젤레스에서도 당연히 청취할 수 있었을 것이다. [3] 정확히 말하면 잭스크류의 나사산을 붙잡을 너트안의 나사산이 모조리 떨어져 나가 바람에 잭스크류에서 떨어져 나가버린것. 잭스크류를 검색했을때 나오는 부품중에 커다란 나사(잭스크류)에 달린 너트의 크기를 생각하면... [4] 당시 개인용 제트기 N50DX와 스카이웨스트 항공 5154편이 사고기와 가장 가까운 위치에 있었는데, 그들은 육안으로 항공기가 바다에 추락하는 것을 목격하였다. [5] 수평 꼬리날개의 비정상적인 위치가 비행기 꼬리쪽이 중력보다 훨씬 큰 양력을 만들어 꼬리를 들어올리면서 기수를 땅으로 향하게 한 것이기 때문에 비행기의 위아래를 완전히 뒤집어버리면 중력은 같고 엄청난 양력이 중력과 같은 방향을 향할 것이기 때문에 일시적인 완화책으로 사용한 것으로 보이나, 여객기는 배면비행을 위해 설계되어 있지 않고 비행기 자체도 하술되어 있듯 막장으로 치닫은 상태였기 때문에 소용이 없었다. 또한 어찌저찌 기체를 뒤집어 기수가 상승위치에 놓였다고 할지라도 또 너무 기수가 올라가 곧 치명적인 받음각(Critical Angle of attack)에 도달해 실속했을 것이기 때문에 정상비행과 배면비행을 반복해야 했을 것이다. 이런 상황이라면 바다에든 땅에든 무사히 착륙하는 건 불가능했을 것이다. [6] 지금의 알래스카 항공은 비즈니스석도 운영하고, 원월드에도 가입하는 등 FCS나 지역 항공사로서의 행보를 보이고 있지만, 당시에는 저비용 항공사들 같은 행보를 취하고 있었다. [7] 우리말로는 흔히 보조날개라고 칭한다. 롤은 양력방향을 회전할 방향으로 향해주기 위해 기체를 옆으로 구르게 만드는 움직임이며 자전거로 커브를 돌 때 전체적으로 커브 방향으로 기울어지는 동작을 생각하면 된다. [8] 수직꼬리 날개의 가동면. 보통 방향타라고 번역한다. 요우는 기수를 원하는 방위로 향하게 하는 동작으로 비행기 노즈를 사람 얼굴의 코라고 했을 때 고개를 가로젓는 것과 같은 동작을 하게 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9] 수평안정익(수평꼬리날개)나 카나드의 가동면으로 주로 설치된다. 보통 승강타라고 번역한다. 피치는 기수를 들고 내리는 동작. [10] 기체가 크고 따라서 속도별 피치변위 변동 폭과 필요한 힘이 훨씬 크며 트림 외에도 오토파일럿이나 기타 비행 상황에 맞춰 필요한 탭 기능이 필요해 대형 기체는 이렇게 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MD-80의 경우도 엘리베이터에 3종류의 탭이 별도로 구성되어 있다. [11] 소형 기체에 일반적인 트림탭은 트림탭이 타면에 힘을 가해 각도를 변화시키고 그렇게 변화한 타면이 기체를 보정하는 2단 구성이 된다. [12] 움직이도록 만든 승강타 내부에 다시 추가로 가동부분으로 들어가긴 하지만 [13] 사실 윤활유 문제로 고정만 된 상태면 트림은 약간의 보정을 해주는 기능이기 때문에 MD-80계열은 피치다운 기준으로 2도 가량(피치업 방향으론 좀 더 커서 12도 가량 된다.)의 한계 가동범위를 갖고 있었고 이는 불편하고 반대방향으로의 반응이 다소 무겁게 느껴지긴해도 피치다운 트림 한계치 정도는 승강타 조작으로 커버가 가능하다. 하지만 스크류가 부러지면서 가동범위를 제한해주는 너트 위치 이상으로 기울어져 버리면서 승강타로도 보상할 수 없을 정도로 기울어져 버린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