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2-25 08:39:09

신비동물학

1. 개요2. 한계3. 상업성4. 기타5. 같이보기

1. 개요

신비동물학(cryptozoology), 은서동물학 또는 미지동물학은 아직 학계에 알려지지 않은 미지의 동물을 탐구하는 것을 추구하는 유사과학으로, 내용 일부는 미스터리 오컬트에 겹친다.

'신비동물학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베르나르트 회벨만스에 의해 주장되었으며, 수많은 유사과학 서적들이 나와 있는데 90%가 영어 원서다. 한국에 출간된 것은 '기이한 동물 추적기'와 '그래도 그들은 살아 있다'가 있다. '신비동물원'같은 저학년용 도서도 나와 있긴 하지만. 원서로는 베르나르트 회벨만스의 'On the Track of Unknown Animals'(미지의 동물을 찾아서)가 유명하다. 'Cryptozoology A to Z'와 같은 다른 유사과학 책들도 많이 나왔다.

2. 한계

20세기를 넘어서 21세기에 접어든 지금에는 깊은 정글 속의 아주 작은 초식동물이나 깊은 바다 속에서만 사는 동물, 곤충이나 미생물이라면 아직 밝혀지지 않은 종이 적잖이 남아 있겠지만 활동반경이 훨씬 넓은 대형동물이 아직도 공식적으로 보고되지 않았을 가능성은 한없이 0에 수렴한다.[1] 그리고 이런 게 있어도 '그동안 같은 종인 줄 알았는데 사실은 다른 종이었다!' 같은 경우지 신비한 동물일리는 단연코 없다. 지금껏 발견되지 않았단 건 다른 동물과 헷갈릴 정도로 그 특색이 약하다는 거니...

물론 아직 탐사되지 않은 심해에서는 여전히 알려지지 않은 생물들이 사람 입장에서 제법 거대한 종들을 비롯해 발견되지만 이미 이 분야는 해양생물학에서 다루어지므로 정식학계의 영역이나 다름없거니와 육상에 사는 현생 대형생물로 한정한다면 이미 알려질 대로 다 알려졌다고 생각해도 된다.
  • 밑에 있는 수많은 얘기들 바탕에 있는 가장 고질적인 문제는 대체로 덕후들이 좋아할 만한 종류만 주목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수장룡을 모델로 한 네시나 용각류 공룡을 모델로 한 모켈레 음벰베 등이 있다.
  • 지구상에 인간이 알지 못하는 생물은 차고 넘친다. 다만 대부분이 곤충이나 곤충급으로 작은 생물이고 심하면 미생물 등 전혀 자극적이지 않을 뿐이다.
  • 자극적이라 함은 인간을 공격할만한 생물이 아니라는 점이다. 앞서 언급한 '덕후들이 좋아할만한 종류'와도 통하는 이야기로, 신비동물학에서 다루는 모든 동물은 기본적으로 인간을 공격하고 잡아먹는 것이 기본이다. 90년대들어 사올라가 발견되었을때 신비동물학을 믿는 사람들은 이렇게 대형 포유류 중에서도 충분히 미확인생물이 나올 수 있다고 어깨를 으쓱했지만 정작 신비동물학을 다뤘다는 사람 중에서 '초식동물'인 사올라를 주목한 사람은 거의 없다.
  • 적어도 육지는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다시피 할 정도라서 새로운 동물이 발견될 가능성이 그만큼 줄어들었다. 나올 만한 놈들은 다 나온 셈이다. 아직도 (아마존은 물론, 콩고나 호주 혹은 뉴기니 등) 세계 곳곳의 열대우림에는 연구가 거의 안 된 곳이 있기는 하지만, 신비동물학에서 흔히 다룰만한 흥미로운 동물은 아니다.
  • 큰 동물들은 생존을 위해 먹이와 공간이 많이 필요하고, 종족보존을 위해서 서로 충분한 접촉을 할 수 있을 정도로 활동적이거나 숫자가 풍부해야 한다. 먹이와 공간이 풍부하지 않으면 큰 동물이 존재할 수 없고, 그런 큰 동물이 종족을 보존할 수 있을 정도로 수가 많거나 활동적이라면 사람의 눈에 안 띌 리가 없다.
  • 가끔 기존에 동일한 종의 아종으로 취급되었던 것들이 계통분류학적 연구의 진전에 따라 새로운 종으로 재분류되는 경우도 있는데, 이것은 지금까지 보지 못한 새로운 동물의 발견은 아니다.
  • 바다는 어떨까? 심해에서는 몇몇 생물이 거대화되는 경향이 있는데 이것이 Deep-sea gigantism. 거기에 아직까지 정확하게 탐사된 해저 지형은 전체의 1%도 안 되는 데다, 그런 해저를 탐사할 수 있는 잠수정은 값비싸고 드물다. 덧붙여서 그 1%도 안 되는 해저지형에서 과학자들이 경악할 만한 생태계를 찾아냈다. 바로 태양 에너지를 필요로 하지 않는 생태계다. 해령 열수분출공에서 에너지를 얻는 생태계와 지하에서 솟아나는 메탄가스로 에너지를 얻는 생태계로서, 발견 당시 충격과 공포에 빠진 바가 있다.
  • 고생물은 지금도 용각류와 같은 거대한 신종동물이 발견되기는 하지만, 이는 역사 이전에 멸종된 동물의 화석을 발견한 것일 뿐이고 무엇보다 실존했다는 기록이 남으니 신비동물학은 아니다.

이쯤 되면 "그럼 인터넷 상에서 등장하는 각종 괴물들은 뭐지?"라고 할 것이다. 당연히 알면서 드리우는 낚시. 동물 기사를 쓰는 기자들은 우리 생활과 친숙하지 않거나 비범한 동물 사진을 올릴 땐 제목에 전부 괴물을 붙인다. 대표적인 게 몬토크 괴물이다. 기사가 난 지 얼마 안되어 몇몇 네티즌들이 미국너구리임을 밝혀냈고 결국 최초 발견자까지 미국너구리라고 밝혔다.[2] 또한 썩거나 말라 비틀어져서 형태가 괴상하지만 그냥 단순한 동물 시체일 경우에도 괴물이라고 해서 사람들을 많이 낚는다. 심지어는 1970년대까지만 해도 가오리 홍어를 적당히 손질해서 외계인의 사체라고 속이는 일도 횡행했다.

신비동물학은 '동물학'이란 명칭을 붙였지만 유사과학일 뿐 진지한 학문이 될 수 없다. 오히려 민속학이나 신화, 민담 연구 등에 가깝고, 어떤 의미에서도 생물학의 하위 분야인 동물학(zoology)에 속하지 않는다.

물론, 신비동물'학'에 몸담은 사람들 중에는 나름 진지한 자세로 해당 분야를 다루고자 노력하는 이들도 있다. 가능하면 연구방법의 객관성과 신빙성을 높이기 위해 다른 학문적 지식, 학위 등을 동원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러한 개인이 다른 분야에서 전문성과 학위를 받았다 하더라도, 신비동물학이라는 '분야'가 존재가 증명되지 않은 개체를 두고 오로지 상상을 동원할 뿐이라는 사실을 바꿀 수는 없다.

'과학적 학문'이 성립되려면 가설의 수립 → 연구 → 실험 → 결과도출 → 보편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정설을 수립하는 단계를 거쳐야 한다. 이는 사회과학 분야도 대체로 마찬가지다. 존재하지 않는 것에 대해 가설을 만들어낼 수는 있어도 이후 단계가 죄다 성립하지 않기 때문에 진지한 학문이라고 할 수 없다. 본질적으로는 상상을 골자로 하는 유희에 속한다.

아직 탐사되지 않은 지구 공간에 알지 못하는 여러 생물이 존재할 것이며, 실제로 그런 동물이 발견된 사례가 있음을 들면서 신비동물학도 진지한 학문 연구에 속한다는 주장을 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신비동물학이 학문적으로 성립되지 않는다.

오리주둥이를 한 포유류 오리너구리[3], 고릴라, 대왕오징어, 코모도왕도마뱀 등을 발견한 사례가 있으니 신비동물학이 과학에 기여한 것이 아니냐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전혀 기여한 바 없다. 일반적으로 거의 찾아보기가 힘들어 존재가 잊혀졌다가 우연히 실존하는 개체나 표본이 발견되면서 옛 전승이나 민담이 사실이었다는 사례가 발생한 것뿐이다.

즉 신비동물학이 미지의 크립티드의 발견에 기여한 것이 아니라, 이제껏 알려지지 않았던 새로운 동물 종이 발견된 사례에 신비동물학이 숟가락을 얹어 자신의 존재를 정당화하는 것뿐이다. 신비동물학 연구가 주도적으로 특정지역에 특정생물을 목표로 하여 탐사하고 발견하여 발견 전에 상상했던 것과 일치함을 증명한 사례는 존재하지 않는다.

신비동물학의 의의는, 고고학에 비유를 한다면 트로이를 발견한 하인리히 슐리만의 사례와 같다고 할 수 있다. 슐리만은 일리아드의 전승과 전설이 대체로 사실이리라는 추측을 믿고 특정지역을 비정하여 '땅을 파 봤더니 진짜로 있더라.'는 믿을 수 없는 대박을 거둔 경우라, 오늘날까지도 보물사냥꾼들이나 유적탐사가들에게 전설은 아니고 레전드로 내려오는 위업을 달성하여 불멸의 명성을 얻었음은 분명하다. 그러나 실제로 그가 찾아 낸 트로이는 후대에 건설된 지층의 유적이었으며, 그의 연구방식이나 위치의 비정, 문헌 연구는 과학적이라고 할 수 없다. 슐리만의 사례는 역사학, 고고학분야에 있어서 '전설이나 전승 같은 것도 쉽게 무시할 것은 아니며, 때로는 중요한 연구 및 발굴의 영감을 줄 수도 있다.'는 교훈을 남기기는 했다. 하지만 과학적, 학문적 측면에서는 '대단한 우연' 정도 외에는 특기할 만한 가치가 없다. 그리고 슐리만 때에는 고고학이 주먹구구 수준이었지만 지금은 체계를 갖추고 발굴한다. 신비동물학도 학문이 발달하지 않았을 때는 성과가 있기도 했으나, 지금은 따라가기에는 너무 과학이 발전하였다.

흥미위주로 즐길 만한 분야이기는 해도, 진지한 학문적 성과나 성찰을 기대할 수는 없는 유사과학이다.

3. 상업성

하지만 그럼에도 이런 신비동물학은 확실히 사람을 끌어당기는 요소가 있어 상당한 팬층을 가지고 있다. 관심없는 사람들이야 대충 흘려듣거나 그런건 없다고 한마디로 일축해버리지만 실제로 이런 신비동물학과 관련된 사업에서 오고가는 수익은 상당히 크다. 신비동물학 관련 사업이 계속 유지되는 가장 큰 이유다.

이런 크립티드는 인적이 드문 곳에 있다고 해야 지금까지 발견되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설득력을 가지게 되는데, 바로 이러한 점이 아무것도 내세울 것 없어 한적한 마을 입장에서 관광객을 끌어모을 수 있는 딱 좋은 요소에 해당한다. 네시가 아예 그런 목적으로 알려진 크립티드에 해당하며, 또 그 목표를 효과적으로 달성한 케이스에 해당한다. 최초 촬영자가 스스로 네시 사진은 조작된 사진임을 밝힌 지금에도 여전히 네시를 믿고 보러오는 사람이 아직도 많다.[4]

또한 아주 극단적인 케이스로, 이런 환상종에 인생이 매몰되는 경우가 있다 하더라도 해당 팬층에서 소비가 꾸준히 일어나기 때문에 패가망신까지 가는 경우도 거의 없다. 나름의 시장이 형성되어 있는 셈. 따라서 국가에서도 굳이 막을 이유가 없어 그닥 관심이 없다. 단지 이런 열기가 과열돼서 국가로부터 인증을 받으려고 덤비는 경우, 국가의 신뢰를 고려해서 그런건 없다 라는 답을 내려줄 뿐, 사실 신비동물학을 신봉하는 사람들은 어차피 그렇게 말해줘도 응 없구나 할 사람들이 아니기에 국가도 이 악물고 검증하려들지는 않는다. 가끔은 정책적으로 밀어주려하는 곳도 있다.[5][6]

물론 46B같이 아무데도 도움되지 않고 쓸데없는 공포분위기를 조성하는 경우도 있으니 반드시 네시, 빅풋같이 긍정적인 관광사업으로 이어질거라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다.

요는 뭐든 쓰기 나름이라는 것

4. 기타

현대과학사 세상에서 가장 이상한 동물이야기는 이쪽이 아니라 가상생물학 관련 책이다. 문서를 참고하거나 이 링크를 참고하면 알겠지만, 이 책에 나와 있는 동물들은 사실이 아니다. 세라피니의 서 또한 같은 이유로 신비동물학이 아니다.

이런 학문을 연구하는 학자는 현실에선 대우가 좋지 않지만, 온갖 괴수물 영화에서는 전혀 다르다. 물론 영화 초반부 등에는 현실에서처럼 무시당하고 업신여겨지지만 그런 괴수가 진짜로 나타나는 순간부터 다른 이들은 데꿀멍... 하지만 애석하게도 이런 학자가 주인공이 아닐 경우엔 평생 찾아다니던 미지의 동물을 만났지만 비참하게 사망이라는 클리셰로 죽기 쉽다.

5. 같이보기



[1] 대표적인 예로 20세기에 발견된 동물 중 가장 큰 것이 기린과 친척인 동물인 오카피. 이놈은 1901년에 학계에 알려졌다. 이후 1992년 베트남과 라오스의 국경지대에서 소과의 동물 ' 사올라'가 발견되면서 다른 지역에도 약간 희망이 올라가긴 했다. 물론 네시같이 거대한 동물이 아니라 오랑펜덱처럼 크기가 적당한 미확인동물만. [2] 신비한 TV 서프라이즈에서는 이것을 필라델피아 실험과 연결해서 몬토크 프로젝트라는 계획이 있다고 방송하고, 심지어는 신빙성 있는 설이라고 주장한 전적이 있다. 순간이동 중에 생긴 돌연변이라나? [3] 다만 이건 엄밀히는 신비한 동물을 찾아다니다가 발견한 것이라고 할 수 없다. 단지 가 보니 희한하게 생긴 놈이 있어서 표본을 갖고 와서 보여 줬더니 믿지 않더라는 것뿐. [4] 네시로 인한 경제효과가 3조에 달한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다. [5] 성사되지는 않았지만 오클라호마 주는 빅풋 수색 기간, 빅풋 생포 현상금까지 만들면서 밀어주려는 움직임을 보였었다. [6] 물론 빅풋이 있다고 믿어서라기보다는 빅풋 수색을 밀어주는 척하면서 그에 낚여 수색하러 오는 관광객들을 통해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려는 것이 진짜 목적이었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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