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2-02 08:22:31

방구석 코난


1. 개요2. 문제점3. 관련 기사4. 관련 문서

1. 개요

법률 수사기관의 신뢰성 및 전문성을 부정하면서 자신만의 논리와 가설을 세우고 특정인을 범인으로 매도하거나 음모론을 제기하는 등 추리를 시도하는 인터넷 여론을 일컫는 멸칭. 줄여서 방코라 부르기도 한다. 한마디로 수사 분야의 좆문가다.

유래는 '자신만의 공간', '백수', '사회와는 단절된 온라인 세상' 등을 의미하는 속어 ' 방구석'에 일본 소년 만화 ' 명탐정 코난[1]'을 합성한 것이다. 예전에는 잘 쓰이는 표현이 아니였으나, 한강 의대생 실종 사건이 발생한 이후 수사기관을 불신하며 자신만의 추리를 시도하는 네티즌들이 늘어나자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인 블라인드에서 경찰청 직원들이 "온갖 루머만 쫓아다니며 퍼나르는 모습들 보면서 이게 민의인가 싶어 한숨 나온다", "뭐 이리 대한민국에 방구석 코난들이 많은지" 하고 한탄한 것이 보도되면서 유명해졌다. # [2]이후 언론에서도 자주 사용할 정도로 널리 쓰이게 되었다.

네티즌 수사대와 비슷한 상황에서 쓰이는 용어지만[3], 앞의 두 용어에 비해 긍정적 의미보다 부정적인 의미가 훨씬 강하다. 일부 네티즌은 방구석 홈즈라는 용어를 사용하기도 한다.

명탐정 코난에서 코난은 상당히 유능한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에, 코난에 비유하는 것은 맞지 않다는 이유로[4] 그저 민폐만 끼치는 방구석 뭉치라고 부르기도 한다.

영미권에서는 Internet sleuths(인터넷 탐정), 안락의자 탐정이라고 부른다. 마찬가지로 실제로 사람들이 정의를 실현한 사례가 있어 호평도 받지만 무고한 사람을 범인으로 몰아가 SNS 계정을 테러하는 등 민폐를 끼치기도 하여 이미지는 좋지 않다.

2. 문제점

2.1. 사적제재 자의식 과잉

이들은 마치 자신이 정의의 편에 선 사립탐정이라도 된 듯이 소영웅주의에 도취되어 자신만이 사건사고의 진실을 밝힐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자의식 과잉에 따른 이들의 행동은 국가 수사기관과 별개로 용의자에게 사적제재를 가하는 자경단과 다를 바가 없다. 신상털이는 가장 대표적인 행위로, 심지어는 수사와 상관없이 흥미 위주로 개인 SNS등의 사적이고 민감한 정보까지 들쑤시며 인신공격할 거리를 찾아내기도 한다.

디지털교도소가 대표적인 사례로, 이들은 제보를 통해 일반인들의 신상을 박제하곤 하였다. 이들이 벌이는 행위는 분명히 범죄행위이지만, 스스로가 정의의 사도 필요악같은 존재가 되었다는 선민의식에 빠져 이러한 행동을 지속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한강 의대생 실종 사건에서도 마찬가지로 이들은 편의점이나 토끼굴 등의 CCTV에 얼굴이나 모습이 잡힌 지나가던 일반인들의 사진을 아무런 조치없이 넷상에 올리고 온갖 트집을 잡아 무조건 '수상하다'며 그들을 실종자의 친구A씨의 공범으로 지목하는 만행을 벌였다. 이들은 이것을 진실을 밝히기 위한 행위라고 굳게 믿지만 명백한 사이버 폭력이다. 심지어 이 사건에서 친구 A는 처음부터 끝까지 참고인이었을 뿐 단 한 번도 용의자 선상에 오른 적조차 없으며, 아예 타살 사건 자체가 아니라는 결론이 나오면서 완전한 무혐의로 끝났다.

2.2. 유죄추정의 원칙 확증편향

수사란 발견한 증거와 정황을 토대로 출발하는 것이지, 미리 정답을 내려놓고 거기에 맞춰 증거나 정황을 멋대로 해석하는 게 아니다. 그러나 방구석 코난들은 무죄추정의 원칙은 가뿐하게 무시하며, 한 사람을 범인이라고 가정해놓고 이후 나오는 여러 정황증거들을 자신의 가정에 걸맞게 꿰맞춘다. 서로 호환되지 않는 근거들을 억지로 꿰맞추니 논리의 전개에 큰 구멍이 생길 수밖에 없게 되는데, 이런 오류를 덮기 위해 "어쨌든 불가능한 시나리오는 아니다"라는 식의 궤변을 사용하며 자신들의 비약을 변호하곤 한다. 타블로 학력위조 누명 사건 당시 타진요가 "타블로는 학력을 위조했다"는 가설을 내세웠으나 스탠퍼드 대학교가 타블로의 재학 및 졸업 사실을 공식적으로 인정해주자 인지부조화를 일으키며, 자기 주장에 근거를 꿰맞추기 위해 "타블로가 스탠포드 대학을 매수했다"라는 새로운 가설을 세운 것이 하나의 예가 될 수 있다.

당연한 얘기지만 수사를 이렇게 하다간 후폭풍이 엄청나게 된다. 이렇게 수사하는 경우는 대개 수사기술이 발달하지 않아서 단서 확보를 못하니 피해자의 주변인과 목격자들부터 피의자 후보군으로 골라서 일단 족치고 보는 후진국 수사기관이거나, 민주주의와 인권이 바닥인 독재국가들의 수사기관이 처음부터 맘에 안드는 사람이나 세력을 표적수사로 조지려 할 때 보이는 게 일반적이다. 후자의 경우는 민주주의가 정착한 이후 피해자가 정부와 수사기관을 법정에서 단죄하게 되며, 전자의 경우는 당연히 무고한 피해자들만 늘어나고 시간이 갈수록 진짜 범인은 놓치게 되므로 수사기관이 절대 해서는 안되는 수사방식이지만 방구석 코난들은 그런 거 신경 안쓴다. 자신들의 불만을 수사기관을 욕하며 해소하고, 특정인을 범인으로 몰며 희열을 느끼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방구석 코난들은 온라인상에 뇌피셜을 써도 심각하게 명예훼손을 저지른다든지 유언비어 유포로 사회혼란을 야기할 때만 책임지지만, 수사기관은 한 사람의 인생을 작살낼 수 있는 권력을 가져 그 책임감이 항상 막중하기 때문에 저질러 보고 아니면 말고식의 수사를 해선 안된다. 이것이 무죄추정의 원칙이 필요한 이유다.

또한 이러한 방구석 코난들이 남긴 글들은 ‘상식적으로 이런 행동이 말이 되냐’는 식의 ‘상식적으로’라는 말을 앞에 붙이는 경우가 많은데, 이러한 말은 자신의 기준과 상식만이 옳다고 믿는 어리석은 견해이다. 당연하게도 모든 사람은 저마다 다른 판단 기준과 상식을 지니고 있으며 자신만의 상식으로 타인을 판단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무엇보다 이 소리를 밥먹듯이 싸지르는 방구석 코난들에겐 상식이 없다. 그리고 범죄라는 것 자체가 상식과 맞지 않는 일이 다반사다. 모든 일이 일반인의 상식대로 전개되면서 벌어질 강력범죄가 얼마나 되겠는가? 범죄심리와 이를 파악하는 범죄수사학은 일반인들의 사고영역과는 한참 동떨어져 있음에도 상식을 운운하는 것부터가 잘못된 일이다. 범죄 동기를 맞추고 정황을 파악하는 일이 상식선에서 해결될 일이었다면, 왜 프로파일러들이 오랜 양성기간을 들여 배출되겠는가?

이들의 꿰맞추기는 제대로 된 추리의 완전히 정반대 방식인데, 용의자 X의 헌신의 명대사를 빌리자면 ' 물리학자 한가지 가정을 하고 여러 가지 실험으로 그것이 맞는지 증명을 해 나가지만 수학자 여러 가지 실험으로 한 가지 결론을 도출해내는데', 추리는 전형적인 수학자처럼 해야 하고 물리학자처럼 하면 애먼 사람 잡을 뿐이다. 그리고 소위 '방구석 코난'들은 전형적인 (위에서 비유한) '물리학자식 사고'를 하고 있다. 하지만 물리학자는 여러 가지 실험으로 검증하며, 그전엔 가설로 두는데 반해, 방구석 코난들은 아무런 실험도 없이 자신들의 추측을 진실로 확정한다는 점에서 사실 물리학자식 사고방식이라고도 할 수 없다. 가설을 세우고 검증하는 것과 결론을 정해두고 억지로 꿰맞추는 건 완전히 다르다.

또한 자신의 개인적인 생각을 무리하게 꿰맞추는 것이 다른 사람에게 방해받으면 '범인이 아니라는 증거는 있냐?' 라면서 만약 지더라도 자신이 져야할 입증 책임을 남에게 떠넘기는 비논리적 행태를 보이기도 한다. 이렇게 비논리적이면서 본인들은 합리적 의심을 하는 것이라고 굳게 믿고 주장하고있어 골계미가 느껴진다. 당연한 수순으로 자신들의 행보에 조금이라도 비판적으로 대하면 경찰서 알바드립과 조선족드립이 따라온다. '상식적으로' 범죄자들이 경찰들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사람들의 상식에 맞게 움직여 줄 이유가 없다

2.3. 자국 수사기관에 대한 지나친 불신

[ 국립과학수사연구원도 못 믿겠다는 글 ]
파일:baseball_new10-20210514-142212-004.jpg
과한 욕설이 다수 존재하니 주의[5]

이들은 자국 수사기관을 거의 음모론 수준으로 불신하며, 명탐정 코난 같은 탐정물에 나오는 무능한 경찰로 취급한다. 자기 마음에 들지 않는 수사결과는 무조건 조작으로 치부하는 무적의 논리를 보이기도 한다. 전문성이 딸리기 때문에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주장을 펼치는 언론을 신성시하는데[6], 정작 불신하는 국가 수사기관들은 그들이 현재 제기하는 의혹들 따윈 보통은 수사 초장부터 이미 다 고려해서 조사를 끝냈고 방구석 코난들 따위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앞서 나가 수사를 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이들이 제기하는 의혹을 반박하는 건 이미 수사기관에서 반박된 사실을 다시 한번 말하게 하는 것밖에 안 된다. 그러나 언론들이 방구석 코난들의 냄비근성을 이용하여 단기간에 무분별한 엉터리 정보를 쏟아내는 데 반해, 객관적 사실 전달을 최우선으로 하는 수사기관은 상대적으로 관심이 식은 후에야 의혹을 반박하는 경우가 많아 잘못된 여론을 정정하기 매우 어려운 편이다.

보통 이러한 케이스의 경우 좌우를 가리지 않는 반정부 성향인 경우가 매우 많다,혹은 자국 불신과 떠나서 영화 및 추리 소설과 만화에서 경찰 및 형사 FBI,국정원 등등이 주인공을 띄위주기 위해 지나치게 무능하게 묘사된 모습을 보고 근거없는 영웅주의에 빠져서 문서 제목 그대로 영웅놀이 코난놀이를 하는 경우도 많다.

3. 관련 기사


참고로 죄다 댓글들이 경찰을 까는, 그리고 기자를 까는 쪽과, 방구석 코난을 까는 쪽이 대립하고 있다.

4. 관련 문서


[1] 명탐정 코난 문서에 나와 있듯이, 대한민국 인터넷에서 코난은 만화의 인기를 업고 명탐정을 뜻하도록 보통명사화되었다. 다만 2010년대 이후 만화가 비판을 많이 받아 인식이 나빠졌는데, 그것도 본 용어의 탄생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2] 참고로 이 뉴스기사의 댓글들은 다 경찰들을 까는 댓글들이다. [3] 사망 등의 실제 경찰의 수사에 들어간 형사사건보다 인터넷 내의 사건사고에서 활약하는 사람들에게 훨씬 많이 쓰인다. [4] 작가나 각본가의 역량 문제로 코난의 비판 요소가 많은 건 사실이지만 적어도 코난은 최소한의 윤리 의식은 갖고 있는데다, 무고한 사람을 범인으로 몰아버리는 짓은 하지 않으며 본인의 추리가 틀렸다는 것이 증명되면 실수를 순순히 인정한다. [5] 제5공화국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의 부검 결과는 조작하지 못해서 6월 민주 항쟁의 도화선이 되었다는 걸 생각하면, 이게 얼마나 근거없는 억측인지 짐작할 수 있다. 픽션에서도 빌런이 검시나 감식 결과에 대해서는 처음부터 못하게 방해하거나, 샘플을 바꿔치기 하거나 오염을 증거 수집의 정당성이나 오염됐다는 이유로 무효로 만들지 검사 결과 자체를 조작하는 방법은 안 쓸 정도이다. [6] 이는 위키, 특히 나무위키도 포함되는 부분으로, 논거의 신뢰성을 역설하지만 정작 전문가들보다 전문성이 떨어지는 언론의 신뢰도를 대단히 높게 여기는 편이다. 전문가들은 이들의 전문성에 의혹이 생기면 전문가로서의 수명이 끝나기때문에 최대한 신중한 입장을 보이기 마련이지만, 언론은 전문성에 의혹이 생겨도 신속한 정보 전달과 알 권리란 변명을 무적의 논리인마냥 휘두르면서 언론인의 정체성은 유지할 수 있기때문에 쓸모없는 이견을 내뱉을 수 있기 마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