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은 조리시 물의 양, 외부 공기에 방치한 정도 등에 따라 같은 쌀로 지었더라도 다른 형태가 된다.
1. 진밥
밥을 지을 때 물을 많이 넣어서 밥에 물기가 많은 밥. 밥을 씹는 맛이 거의 느껴지지 않아 취향을 타는 편이며, 밥이 잘 떨어지지 않아서 젓가락으로 집어먹기 좋다.일반적인 백미 멥쌀로 밥을 짓다가 물이 너무 많이 들어가 진밥이 탄생한 경우 호불호가 매우 심하게 갈린다. 이런 밥은 죽에 들어간 쌀만 건져낸 비주얼과 식감 때문에 " 죽밥" 이라고도 불린다. 이도 저도 아닌 애매한 경우를 일컫는 죽도 밥도 아니다라는 말이 여기에서 나왔다. 이런 경우 물을 좀 더 붓고 끓여서 죽으로 만들어 먹는 편이 좀 더 먹기 편하다.
하지만 모든 밥 짓기가 그렇듯, 불린 찹쌀을 넣고 적당히 물기가 많게끔 해서 갓 지어 낸 진밥은 찹쌀이 특유의 향과 찰짐으로 밋밋한 밥맛을 더해줘 그저 참기름과 깨소금, 맛소금만 조금 넣어서 휘휘 비비면 밥 그 자체가 밥도둑이 되는 희한한 경험을 해볼 수 있다.
수분이 많고 씹어 넘기기가 편하므로 소화가 잘 안 되는 사람이나 어르신 분들, 이가 약한 사람들에게 선호된다. 가족 중에 어르신이나 턱질환 환자가 있다면 강제로 자주 먹게 될 수도 있다. 반대로 탄수화물 흡수가 빠르게 되기 때문에 당뇨 환자에게는 더 좋지 않다.
2. 된밥
반대로 물기를 많이 넣지 않아서 물기가 적은 밥을 된밥이라고 부른다.역시 그 특유의 느낌 때문에 취향을 많이 타며, 진밥과 다르게 쌀의 질감이 살아있어 씹는 맛이 잘 느껴지지만, 밥 짓는 쌀의 상태와 특성에 따라 조금만 되게 밥을 지어도 꺼슬한 느낌이 들 정도로 밥알이 단단해지는 경우가 있다.
정도가 심해지면 밥이 아니라 적당히 익은 쌀알, 찐쌀 수준의 무언가를 구경하게 될 수도 있다.(...) 씹기도 어렵고 소화도 어려워 잘못 먹으면 얹히기 십상이며, 무엇보다도 치아와 턱 건강에 매우 좋지 않다. 이럴 때는 밥 위에 물을 골고루 붓고 한 번 더 취사해서 밥에 물기를 더하면 그나마 먹을만하다.
진밥처럼 호불호가 갈리기는 하지만 대체로 고슬고슬한 식감이 선호되는 경향이 있어 식당 밥들은 대부분 된밥에 살짝 못 미치는 정도로 지어진다. 집에서 물조절을 하면서 된밥에 가깝게 만들고 싶다면 식용유를 조금 쓰면 된다. 티스푼 한 숟가락 정도의 양을 밥물 표면 위에 부어주고 기름방울이 여기저기 고루 퍼지도록 저어주고 밥을 하면 밥이 된밥에 가깝게 고슬고슬해진다.
밥을 요리용으로 쓸 경우에는 된밥을 사용한다. 볶음밥, 초밥 등, 수분이 적어 소스가 잘 배어들고 밥알의 형태가 쉬이 뭉그러지지 않기 때문에 조리 후에도 형태를 유지하기가 쉽기 때문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라면에 밥 말아먹을 때는 되게 지은 밥을 넣어야 더욱 맛있다. 찬밥이 라면 국물과 잘 어울리는 것과 비슷한 이치다. 진밥의 경우 국물요리와 별로 안 어울린다. 차라리 죽처럼 해먹는다면 모를까
된밥을 "고두밥"이라고도 한다. "꼬들꼬들한 밥"이라는 의미이지만 표준어는 '고두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