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2-21 20:25:56

믿음의 도약

1. 철학 용어2. 일상 용어
2.1. 은유적 도약2.2. 글자 그대로 도약
2.2.1. 어쌔신 크리드 시리즈의 기술, 신뢰의 도약2.2.2.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사제의 기술, 신의의 도약

1. 철학 용어

Leap of Faith

철학자 쇠렌 키르케고르의 저서 <철학적 단편 후기 Afsluttende uvidenskabelig Efterskrift>에서 비롯된 말로, 형태가 없고 객관적으로 입증할 수 없는 신앙에 자신을 내맡기는 것을 묘사하기 위해 사용한 은유적 표현이다.

특히 인격신을 믿는 종교에서 초월적 존재에 대한 물질적 증거가 존재할 수 없고, 믿기 위해 믿을 수밖에 없다. 쇠렌이 믿었던 기독교만 해도, 자연과 우주를 창조의 결과물로 보는 일반계시로 쳐주더라도, 경전과 인격신을 믿는 신앙의 상태로 나아가려면 논리적으로 설명 불가능한 계단을 밟아나가야 한다. 즉 신을 '그냥' 믿는다는 일종의 도박을 해야 한다. 신을 믿고 따르리라 결단을 내리고, 불신을 건너기 위해 몸을 던지는 실존적 행위를 '도약'으로 표현한 것.

따라서 키르케고르가 사용한 뜻으로 번역하자면 '신뢰'나 '신의'가 아니라 '신앙'이 옳은 표현이고, 종교적인 용례에서 더 나아가 일체의 결단을 기반으로 한 믿음이나 수용으로 뜻을 확대하면 '믿음'이 중의적/포괄적인 표현으로 적합한 번역이 된다.

2. 일상 용어

2.1. 은유적 도약

'무언가에 대한 믿음을 갖고 적극적인 행동을 하자'를 가리키기도 한다.

영화 인셉션에서도 맬이 코브에게 동반자살을 권하는 장면에서 반복적으로 언급된다. 이 경우는 죽음을 통해 꿈꾸는 상태에서 벗어나 현실로 돌아가려는 상황이었으므로 사후세계에 대한 근거없는 믿음을 바탕으로 한 행위이란 점에서 본래의 철학적인 용어에 가장 가깝게 쓰인 사례.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 중 피터 파커의 대사로 나온다. 번역은 다소 아쉬운 감이 있지만 해당 개념이 우리나라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것이 아니고 이와 유사한 표현이 우리말에 있는 것도 아니라 어쩔 수 없는 면이 있다.
제가 준비되었는지는 어떻게 알 수 있는데요? (When will I know I'm ready?) - 마일스
그건 몰라. 그냥 자신을 믿고 뛰는거야. (You won't. It's a leap of faith. That's all it is, Miles. A leap of faith.) - 피터 B. 파커[1]

2.2. 글자 그대로 도약

'높은 곳에서 뛰어내리거나 먼 곳을 향해 점프하는 것'을 가리키기도 한다.

어쌔신 크리드 시리즈 신뢰의 도약으로 인해 유명해진 말이다.

가장 유명한 것은 어크 시리즈이지만 이전에도 영화 인디아나 존스 3편에서 존스가 이 말을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성배가 있는 장소까지 가는 길목마다 모험자들을 시험하는 3가지의 관문이 있는데 그중 맨 마지막에 나오는 관문으로, 낭떠러지에서 건너편까지 걸어가야한다. 허나 진실은 착시현상을 일으키는 바닥이 밑에 있었기에 낭떠러지로 떨어지지는 않는다. 말그대로 신에 대한 믿음과 용기를 가지고 도약해야만 가능한 시험

고전 플랫폼 게임중에서도 믿음의 도약이라고 불리는 것들이 있다. 이 당시엔 플레이타임을 늘리기 위해 많은 게임에서 이런 불합리한 방식이 보였다. 발판으로 뛰어야 하건만 화면상에 다음 발판이 보이지 않고, 오로지 뛰어서 이동한 후에야 카메라가 다음 화면으로 넘어가 발판 혹은 함정의 위치가 보이는 방식이다. 말 그대로 '저기에 발판이 있을것이다.'라는 믿음 하나로 도약하는것. 물론 첫 번째 했을 땐 운이 아주 좋지 않은 이상 통과하기 어렵다.

前 WWE 소셜 미디어 부사장이자 파트 타임 프로레슬러이기도 했던 셰인 맥마흔의 피니시 무브 이름이기도 했다. 상대방을 아나운서 테이블에 눕혀놓고 시전하는 다이빙 엘보우 드랍인데 링 안에서 시전하는 것보다 높이나 낙차가 높아진다. 심지어는 헬인어 셀 철창 꼭대기에서 시전한 적도 있다.

리그 오브 레전드 일라오이 궁극기도 신뢰의 도약이다. 일라오이의 종교적인 캐릭터성을 생각하면 어원은 당연히 철학적 단어.

2.2.1. 어쌔신 크리드 시리즈의 기술, 신뢰의 도약

신뢰의 도약 문서 참조.

2.2.2.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사제의 기술, 신의의 도약

파일:priest_spell_leapoffaith_a.jpg 기본 마나의 2.6% 유효 거리 40미터
즉시 시전 1.5분 후 재사용 가능
파티원이나 공격대원의 영혼을 끌어당겨 즉시 자신의 앞으로 이동시킵니다.

WOW의 사제가 사용 가능한 기술로 원문은 항목1과 동일한 Leap of Faith이다. 원전(쇠렌 키르케고르)과 사제의 성격을 생각해보면 번역 과정에서 임의로 의리의 의미가 첨가되었으므로 오역으로 볼 수 있다.

40미터 내의 아군을 현재 자신이 위치한 좌표로 강제로 끌어당긴다. 비슷한 성질을 지녔으나 대상만 적군과 아군으로 다른 죽음의 기사의 죽음의 손아귀, 일명 죽손과 자주 비교되는 기술. 게임상에서는 주로 길을 못찾아 엉뚱한 곳으로 가는 파티원을 끌어당긴다던가 죽을 위험에 처한 탱커를 살리고, 버그로 인해 이상한 곳에 끼인 사람을 꺼내 주고, 딜딸질에 여념이 없는 파티원을 구제해주는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된다. 그런데 기술의 특성상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강제로 상대방에 의해 끌어당겨지기 때문에, 좋은 의도로 사용된 기술임에도 불구하고 묘하게 기분 나쁜 느낌이 드는 경우가 많다(...). 문양을 박으면 자신이 파티원이나 공대원의 위치로 끌어당겨지게 변경된다. 이 기술이 처음 나온 대격변 당시에는 이걸로 등짝에서 떨어져 날아가는 공격대원(특히나 탱커)을 땡기면 그야말로 영웅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에서도 사제 영웅에 해당하는 안두인의 기술로 등장한다.


[1] 좀 더 직역에 가깝게 옮기면 "준비가 됐다는 건 언제 알 수 있는데요?" "알 수 없어. 믿음의 도약이지. 언제나 그래, 마일스. 믿음의 도약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