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Adventure Of The Beryl Coronet[1]
1. 개요
셜록 홈즈의 모험 수록 작품. 셜록 홈즈의 사무실에 은행장 알렉산더 홀더가 급히 뛰어 들어온다. 그는 얼마전 영국에서 가장 고귀한 어떤 분[2]의 은밀한 의뢰로, 5만 파운드나 되는 거액을 대출하게 된다. 그리고 그 담보로 제국의 가장 귀중한 보물 중 하나인 39개의 녹주석이 달린 보관을 담보로 받았다.[3] 그 '고귀한 분'은 자기 같은 지위의 사람이 남에게 개인적인 신세를 지는 것은 현명한 일이 아니므로 공식적으로 처리를 하고 싶고, 또 소문이 퍼지지 않기를 바래서 굳이 이런 방법을 쓴다고 설명한다.담보로 잡게 된 그날 밤, 그는 자신의 가족들에게는 그 사실을 알렸는데, 한밤중에 깨어나보니 아들인 아서가 보관을 붙잡고 있고, 보관 중에서 세 개의 보석이 붙은 금판이 사라진 것을 알게 된다. 알렉산더가 화를 내자 아서도 아버지가 자신을 모욕한다며 집을 나가겠다고 화를 내고, 알렉산더는 급기야 경찰에 신고해서 아서를 감옥에 가두고 1천 파운드의 현상금을 걸게 된다. 그걸로도 모자라 셜록 홈즈를 찾아온 것이다.
홈즈는 먼저 알렉산더의 집에서 탐문하고 현장을 조사한 다음, 건달로 변장을 하고 거리로 나선다.
2. 등장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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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산더 홀더
런던에서 두번째로 큰 민간은행인 홀더 앤 스티븐슨 금융 회사의 은행장. 쉰 살 가량에 키가 크고 살이 쪄서 풍채가 당당하고 이목구비가 뚜렷하며, 중후하고 부티가 흐르는 신사다. 선량한 인물로 양녀 메리를 친자식처럼 아끼고, 엇나간 아들에 대한 걱정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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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서 홀더
알렉산더 홀더의 외아들. 아내가 죽은 뒤에 너무 응석받이로 키워서, 철이 없고 사치스러우며 돈을 낭비하는 인물이다. 녹주석 보관을 보관하게 된 날 밤, 아버지에게 200파운드를 빌려달라고 했다가 요즘 낭비가 심하다는 이유로 거절당한다.[4] 그리고 그 날 밤, 아서가 보관을 넣어둔 방에서 녹주석 세 개가 달린 금판 하나가 떨어진 보관을 붙잡고 있는 것을 목격한다. 아서는 아버지가 자신을 모욕한다고 화를 내다가 경찰에 체포되어 감옥에 갇혀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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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 홀더
알렉산더 홀더의 조카. 5년 전에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알렉산더에게 맡겨졌다. 24살로 얌전하고, 상냥하고 부드러운 성격이다. 아서는 그녀에게 여러 차례 청혼하고 있지만 메리는 받아들이지 않고 있었다.[5] 아서가 체포당하게 된 뒤에도 그에게는 죄가 없다면서 아서를 변호한다. 그러다가 갑자기 자신 때문에 이런 일이 일어났다며 숙부에게 쪽지를 남기고 가출해 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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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시 파
알렉산더 홀더의 저택에서 심부름 하는 하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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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시스 프로스퍼
야채 장수로, 루시 파의 애인. 한쪽 다리가 나무 의족을 하고 있다. 사건이 일어난 날 밤에 집에 들어와서 루시 파와 밀회를 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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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번웰 경
아서 홀더가 가입한 귀족 클럽의 일원으로 아서의 친구. 매력적이지만 사치스럽고 신뢰할 수 없는 인간이다. 아서를 도박 등에 끌어들이고 있다.
3. 스포일러
진범은 메리 홀더, 그리고 메리를 사주한 건 조지 번웰 경이었다. 메리는 조지 번웰에게 넘어가 그의 애인이 되어 있었던 것. 조지 번웰에게 녹주석 보관의 정보를 알려준 메리는 보관을 훔쳐다가 조지 번웰에게 넘겨주었다. 그때 마침, 빚 생각 때문에 잠을 자지 못하고 있던 아서는 소리를 듣고 일어나 그 광경을 목격하고 메리가 도둑질을 하는 것을 보자 충격을 받아 어떤 행동도 취하지 못했다. 그러다 조지 번웰의 손에 녹주석 보관이 들어가자 아버지를 위해서 당장 마당으로 달려가 격투를 벌여서 보관을 되찾아오기는 했지만 그 과정에서 일부분이 부러진 것이었다. 이 과정에서 마당에는 핏방울도 떨어져 자국이 남았다.
아서는 격투 끝에 보관을 되찾아 집으로 돌아왔지만 그제서야 보관이 망가진 것을 발견하고 조금이라도 수습해보려고 만지작거리다가 아버지에게 들킨 것이었다. 오히려 칭찬을 들어야 마땅한 아서였지만, 아버지가 자신이 도둑질을 했다고 오해하며 화를 낸 탓에 마음이 뒤틀려버렸고, 게다가 자신이 진실을 밝히면 그가 사랑하는 메리가 도둑이 될 상황이라 입을 다물었던 것이 사건의 전말이었다.
셜록 홈즈는 기본적인 정황과 발자국의 형태를 보고 사태를 추리한 다음, 조지 번웰의 집으로 가서 그에게 총을 들이대고는[6] 녹주석 보관에서 떨어진 금판을 판 곳을 알아낸 다음 그 주인의 신분은 비밀로 해주는 것을 조건으로 금판을 도로 사와서 알렉산더에게 돌려주고 비용을 돌려받게 된다. 홀더 은행장은 보관 조각을 돌려받을 수만 있다면 간이든 쓸개든 다 내놓을 지경이었으며, 보관 조각을 돌려받은 뒤 보석기술자에게 비밀리에 수리받은 뒤 사건을 덮은 걸로 추정된다.
아서는 철부지이긴 했지만 아버지에게 범인으로 몰리고, 짝사랑하던 사촌누이가 그녀를 딸처럼 돌봐준 자기 아버지를 배신한 충격으로 입을 다물었던 것이라는[7] 사실을 알게 된 홀더 은행장은 아들에 대한 미안함에 우울해하고, 홈즈는 아서는 어리긴 해도 용감하고 선한 마음씨를 간직한 청년이라며 치켜세워준다. 새벽녁에 뛰쳐나와 맨손에 잠옷차림이던 아서가 총칼을 들었을 확률이 높은 번웰에게 죽을 각오로 덤벼든 것만 봐도 아서는 진심으로 아버지를 위했다. 홈즈에게 자초지종을 들은 홀더 은행장도 그런 착한 아들을 내가 의심해 몰아붙였다며 미안해하고, 홈즈도 아드님에게 사과하셔야 한다고 권했으니 부자 관계는 잘 회복될 수 있을 듯.
홀더 은행장은 딸처럼 돌본 조카 메리에게 배신당했다는 충격에도 메리는 무사할까 걱정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러나 홈즈는 메리는 아서가 당장은 입을 다물었지만 언제라도 진실을 털어놓을 수 있다는 공포에 질려 번웰과 함께 도망친 것이라면서 그 추악한 속내를 비난한다. 그리고 홈즈는 그들 남녀가 어디에서 무어를 하던간에 그런 악한들의 미래는 분명히 파멸이 찾아올 것이라며 강도 높은 조소를 날린다.[8][9]
4. 여담
- 홀더에게 보관을 맡긴 의뢰인의 정체에 대해서는 위에서도 말했듯 영국 왕실의 누군가일 것이라는 심증만 있어, 셜로키언들이 그가 누구일지 추측하는 데 재미를 붙이기도 했다. 가장 유력하게 꼽히는 후보는 두 명인데 작중 시점에서 왕세자[10]였을 에드워드 7세이거나, 그 에드워드 7세의 장남으로 당시 왕세손이었던 클래런스 공작 앨버트 왕자[11]라고 추측된다.
- 홈즈가 시리즈 초반에 비해 상당히 부유해졌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단편. 홈즈가 왓슨과 베이커 가에 들어온 건 방세를 절약하기 위해서였는데, 본 단편에서 홈즈는 녹주석 세 알을 한 알 당 1000파운드씩 해서 3000파운드에 산다.[12] 그리고 의뢰 수수료로 1000파운드를 더 받았으므로 홈즈에게도 이익이었을 듯하다.
- 많은 사람들이 간과하고 넘어가는 사실이 있는데, 마지막 결말에 잃어버린 녹주석 3개는 찾았지만 의뢰인 홀더는 여전히 곤경에 처해 있는 상태로 내용이 끝난다. 녹주석 보관을 맡긴 의뢰인의 대사 중에 '보석이 손상되는 것은 아예 통째로 잃어버리는 것에 버금가는 심각한 일이 될 겁니다'라는 대사가 있는데, 본편의 내용을 보면 알다시피 보석들은 다 그대로 있지만 보관은 구부러지거나 일부분이 떨어져나가는 등 손상을 크게 입었기 때문이다. 셜로키언 중 한 명인 A. 카슨 심프슨은 이 문제에 대해서 '홀더는 국보를 개인 담보로 전용한 '지체 높은 분'에게 협박을 할 심산이었던 것이 분명하다'라고 의견을 냈다.[13] 물론 어디까지나 심프슨의 의견이고, 코난 도일이 이 문제에 대해서 홀더가 어떻게 해결했는 지 말했다는 내용은 딱히 없는 듯하다. 다만 자비로 영국 내 솜씨가 좋은 장인을 통해 수선할 재력이 충분히 되는 의뢰인이라 자비로 수선했을 가능성이 없지는 않다[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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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 문제에 대해서는 의외로 간단한 대답이 있는데, '보석이 손상되는 것은 아예 잃어버리는 것과 다름없는 큰일'이라고 하지만 본작의 내용에는 '보석이 손상되었다'는 서술이 없다. 단지 그 보석이 박혀있는 보관이 손상되었다는 서술만 있다. 그리고 에메랄드와 같은 보석에 비하면 금과 같은 귀금속이 가지는 중요한 특징 중 하나가 바로 가공이 자유롭다는 점(금의 연성과 전성은 엄청나게 높다). 숙련된 기술자라면 훼손된 금 세공품을 원상태로 복구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즉, 보석인 녹주석은 흠집이라도 나면 그것을 수리할 방법이 없으므로 '국보급 보관을 함부로 내돌리다 망가졌다는 것이 탄로난다'는 점에서는 보석이 완전히 부서지거나 잃어버린 것과 다를 바가 없다. 만약 이를 들통나지 않게 해결하고 싶다면 기존의 녹주석과 동급 이상의 보석(색상등이 일치하고, 크기는 더 큰 보석)을 찾아다가 가공해서 박아넣어야 할 것인데, 국보급 보관을 장식하는 국보급 보석이 되면 그 가격 자체도 무지막지 엄청날 것이고 게다가 희소성은 그 이상이라 그에 해당하는 보석이 아예 없거나, 있더라도 돈으로 사고파는 물건이 아닐 가능성도 아주 높다. 따라서 보석이 하나라도 분실되거나 손상되면 '원상복구가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보관을 아예 잃어버린 것과 다름없는 일이 된다.
하지만 이에 비해 금으로 이루어진 부분의 훼손은 솜씨 좋은 장인을 통해 수리하여 원상복구가 가능하다는 차이가 있다. 홀더 자신이 입이 무겁고 솜씨가 뛰어난 장인을 고용해서 수리하도록 하면 가장 깔끔하게 해결될 일이고, 제한된 시간 내에 장인을 찾아 수리까지 마치는 것이 불가능하더라도 카슨 심프슨의 의견처럼 '지체 높은 분'에게 "그나마 보석 자체는 잃어버리지 않았으니 다행 아니냐, 이번 사건이 탄로나면 우리 둘 다 끝장이니 다른 사람이 알기 전에 수리하고 우리끼리 사건을 덮자" 라고 설득, 또는 협박을 해서라도 해결할 수 있는 일이 된다. 반면 보석 자체를 분실하거나 손상시켰다면? 보관을 대중에게 선보이게 될 때 손상 사실이 알려지는 것을 피할 수 없으므로, 이 경우는 협박을 하건 뭘하건 아무 소용이 없다. 이 해석에 따라 보면 의뢰인 홀더는 여전히 난처한 처지에 처해있기는 하지만, 홈즈의 도움으로 그나마 '헤어나올 수 없는 곤경'에 빠져있던 상태에서 '비용을 들이면 해결이 가능한 문제'에 부딪힌 상태까지 처지가 개선되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1]
보관(保管)이 아니라 보관(寶冠)이다.
[2]
정확히 누구라는 암시는 없으나 영국 왕실의 누군가라는 추측은 기정사실이다. 정체에 대한 추측은 아래 '기타' 문단에서.
[3]
녹주석과
녹주옥(에메랄드)을 혼동한 탓인지 판본에 따라 에메랄드라고 나오는 책도 있고, 이런 판본들은 아예 제목도 '에메랄드 보관(왕관)'으로 나오기도 한다. 하지만 이건 정확한 번역이라곤 하기 어려운 것이 일단
에메랄드도 베릴(beryl), 즉
녹주석에 포함되는 보석이기는 하지만,
아쿠아마린이나 다른 색깔 베릴도 녹주석이기 때문이다.(본래 현대 광물학이 발전하기 전까지는 같은 광물이라도 색이 다르면 다른 것으로 취급하거나, 다른 광물이라도 색이 같으면 같은 것으로 취급하는 일이 빈번했기 때문에 이런 경우가 많았다.) 그러니까 '에메랄드 보관'은 '녹주석 보관'이 맞지만 거꾸로 '녹주석 보관'이 꼭 '에메랄드 보관'이라고 할 수는 없는 것. 일단 원문이 emerald coronet이 아닌 beryl coronet이기 때문에 '녹주석 보관'이라고 번역하는 것이 옳다.
[4]
현재 대한민국 기준으로 환산하면 아버지에게 "아빠 나 5천만원만 좀 빌려줘." 하는 것과 다름 없다. 아무리 금수저라지만 철없이 큰 돈을 펑펑 썼던 건 확실하다(...).
[5]
알렉산더 홀더는 내심 메리와 아서가 결혼한다면 아서도 정신차리지 않을까 하고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아들놈이 백수 망나니 짓이나 하고 다니는지라 어디 내놔도 참한 신붓감인 조카딸에게 뭐라고 할 수가 없어서 속만 앓았다고 한다.
[6]
홈즈를 마주친 조지 번웰도 위험한 악당답게 도주나 모른 척은커녕 칼에 손을 뻗었다고 한다. 그 와중에 홈즈가 부른 가격보다 더 싼 값에 이미 팔아버렸다며 허탈해하기도 한다.
[7]
조지 번웰에 대한 개인적인 패배감도 있었을 것이다. 자신이 그렇게 좋아하던 메리가 아무도 모르게 친구이긴 해도 훨씬 질이 나쁜 악질 번웰에게 매혹당해서 가족인 아버지와 자신을 배신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아서의 심정은 짐작하기 어려울만큼 비참했을 것이다.
[8]
경찰에 신고를 안 한다고 했지, 홀더 은행장도 보관을 맡긴 원 주인도 비공식적인 수색을 하고자 마음만 먹는다면 얼마든지 개인적인 힘을 동원하여 영국은 물론 유럽 대륙까지 손을 뻗을 수 있는 정계, 재계의 거물들이다. 달랑 둘이서 몸만 챙겨 야반도주한 이들이 과연 어디까지 도망칠 수 있을까? 게다가 만약 은행장이나 보관의 주인이 수색을 시도하지 않는다 해도, 메리 홀더와 조지 번웰의 인물상 자체가 앞날이 잘 풀리기 어려운 이들이다. 메리 홀더는
아이린 애들러처럼 유능하고 자주적이며 대담무쌍한 여성이 아니라, 한평생 양갓집 아가씨로 곱게 자라 조지 번웰 같은 양아치의 유혹에 홀딱 빠져버리는 순진하기 그지없는 인물이다. 심지어 번웰을 위해 무려 국보를 훔쳐다 주고, 일이 들통날까 두려워지자 그와 함께 야반도주를 해 버리는 등, 뒷일을 생각 안 하는 어리석은 인물이기도 하다. 이런 짓을 해 놓았으니 이제 메리 홀더의 앞날에는 '국보를 훔치고 도망친 2인조 범죄자 콤비', '자기를 거둬준 삼촌을 배신하고 남자에 빠져 야반도주한 행실 나쁜 여성' 등의 오명이 줄줄이 따라다닐 것이다. (특히 후자는 빅토리아 시대 여성들에게는 사회에서 매장당하는 수준으로 대단히 치명적인 것이다) 더구나 하룻밤 새 급하게 줄행랑을 친 두 사람에게 가진 것이 넉넉할 리 없으니(번웰이 보석을 팔아 번 돈은 분명 거금이지만, 기존의 신분을 버리고도 남은 평생 여유로운 생활을 보장해 줄 만한 액수는 당연히 못 된다) 필연적으로 생활고에 시달리거나 다시 범죄에 손을 대게 될 것이다. 게다가 조지 번웰은 이미 도박과 범죄에 손을 댄 유명한 양아치가 아닌가? 안 그래도 계속 범죄에 연루되다 스스로 파멸하기 딱 좋은 인간상이다. 그리고 이미 그를 위해 국보도 훔쳐다 주고, 그에게 제 인생까지 걸고 함께 도망친 전적이 있는 메리 홀더 또한, 앞으로 계속 번웰의 범죄에 같이 엮여들다 함께 파멸할 가능성이 높다.
[9]
다만 작중 서술을 보면 '어디로 도망치던 추적의 손길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쪽에 무게가 실린 예측은 아니다. 그리고 합리적으로 따져보더라도, 홀더 은행장은 런던의 시민중에서도 명망있고 유력한 인물이기는 하지만 홈즈와의 대화 내용을 보면 뒷세계의 일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르는 평범한 시민이기에 사람을 풀어 비공식적으로 두 사람을 추적하는 수완을 부릴 수 있을지 의문인 인물이다. 그리고 홀더와 그에게 보관을 맡긴 높은 양반 모두에게 이 일은 밖으로 드러나면 몹시 난처해지는 추문이 될 일이기에 굳이 두 사람을 비공식적으로라도 추적하여 잡으려 하기보다는 수습된김에 그대로 일을 덮으려 할 가능성이 높다. 예를 들어 두 사람을 가만히 놔두면 그들이 혹시 뭐라 떠들더라도 "증거도 없는 헛소리 마음껏 짖어봐라" 식으로 무시할 수 있지만 굳이 이들을 추적하여 잡으려 하면 '뭔가 은행장과 높은 양반에게 캥기는게 있기는 한 모양이군' 식으로 추문에 연료를 제공할수도 있는 것. 따라서 '국보를 훔치고 도망친 남자와 삼촌을 배신하고 범죄에 협력한 여자'라는 사실 자체가 직접적으로 알려지지는 않을 가능성도 충분히 높기는 하다. 이 점에서 보면 홈즈의 냉소는 빅토리아 시대 영국 사회의 윤리관에 따라 '그 둘은 어차피 도덕적으로 타락한 자들이고, 그런 자들은 어디로 도망치건 타락하고 부도덕한 범죄자의 삶을 못 벗어난다. 그러니 그런 범죄자들에게 기다리는 최후의 파멸을 피하지는 못할 것이다' 라는 뜻으로 해석하는 것이 가장 적절할 것이다.
[10]
본작이 수록된
셜록 홈즈의 모험은
빅토리아 여왕이 재위중이었던 1892년 출간되었고, 셜록 홈즈 시리즈는 출간되었을 때로부터 약간 과거쯤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즉 에드워드 7세가 왕세자 시절인 것.
[11]
그러나 28세에 요절하는 바람에 왕이 되지는 못했고 왕위는 동생
조지 5세가 잇는다. 생전에 앨버트 왕자는 하도 스캔들을 몰고 다니며 방탕한 생활을 한 탓에
잭 더 리퍼의 정체 혹은 배후라는 음모론도 있었으며, 영화 '살인 지령(
Murder by decree )'에서는 잭 더 리퍼 사건을 수사한 홈즈가 범인은 앨버트 왕자라는 것을 밝혀내지만 왕실의 압력으로 조용히 해결하는 내용도 나온다.
[12]
당시 3000파운드는 현재 한화로 약 3억 6000만원이다. '주석 달린 셜록 홈즈'의 '녹주석 코로닛' 28번 주석 참조.
[13]
국보를 개인이 개인적인 일로 대출을 받기 위해 담보로 사용하는 것은 당연히 안 되니, 그것을 건덕지로 조용히 넘어가자고 협박할 것이라는 뜻이다.
[14]
실제로 '세공사에게 맡기면 되겠지' 라는 대사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