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9-15 02:11:32

영화 기생충 표절 주장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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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상세3. 반응

1. 개요

인도에서 봉준호 감독 영화 기생충이 1999년 인도 영화 Minsara Kanna를 베꼈다는 주장을 하면서 시작된 해프닝이다.

2. 상세

1999년 인도 영화 Minsara Kanna를 베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주장 근거는 외국인 부잣집에 인도인 가족이 사기쳐서 들어간다는 줄거리가 기생충과 유사하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문제는 이렇게 치자면 무수한 영화가 표절작으로 분류되어야 할 만큼 기준이 이상하다는 것이다. 표절 여부는 전체를 하나로 인식하여 유사성을 구분하여야 하는 것이지 파트와 소재를 개개로 인식하여 구분하여선 안된다. 시나리오에 있어 작품의 주체성은 다른 조각들이 만나 해당 작품이 가지고자 하는 의미를 도출하는 것에 있기 때문이다. 가령 좀비영화들은 대체적으로 비슷한 플룻으로 출발하는 경향이 있다. 대표적인 예시라면 새벽의 황당한 저주와 본 영화가 오마쥬한 원작의 리메이크작인 잭 스나이더의 새벽의 저주를 예로 설명하자면, 둘 다 주인공이 갑작스레 좀비가 가득찬 세상에서 살기위해 발버둥 치는 작품들이다. 그러나 상황과 좀비 소재, 전개 방식만 유사할 뿐 풀어나가는 방식과 보여주는 방식, 그리고 그 요소들이 종합되어 나타내는 주요 의미는 전혀 다르다. 전자인 새벽의 황당한 저주는 좀비 아포칼립스 뿐만아니라 험난한 사회를 헤쳐 나아갈 힘도 의지도 명백히 부족해 보이는 주인공들을 앞세워 우정과 사랑을 통해 삶의 의미는 스스로 만드는 것이라는 걸 보여준 로멘틱 코메디 영화라면, 후자인 새벽의 저주는 주인공들에게 극한의 상황을 부여하고 희망이 없다는 절망적인 암시를 하고 끝나는 재난 좀비영화다. 또한 운석 충돌을 다룬 영화인 딥 입팩트 아마겟돈의 사례를 들 수 있는데, 둘 다 1998년 개봉했으며 세부적인 장르나 스토리는 다르지만 운석 충돌을 막기 위해 우주인들을 운석에 파견한다는 기본적인 설정이 동일함에도 딥 임팩트는 일라이저 우드를 앞세운 휴먼드라마로, 아마겟돈은 브루스 윌리스를 앞세운 액션영화로 장르가 다시 달라진다. Minsara Kanna의 줄거리는 서로 다른 계급의 두 사람이 사랑으로 결국 맺어지는 것이지만, 기생충은 심도 있는 빈부격차의 불화와 이로 인한 파국에 대한 것이기 때문에 장르 자체가 다르다.

따라서 이 상황을 이해하는데에 있어 작품에서의 소재와 주제는 개별적으로 구분하는 것이 좋다. 요리로 비유하자면 소재는 요리의 재료고, 주제는 완성된 요리의 맛이라 할 수 있다. 위에 링크된 기사에서도 두 영화의 공통점은 먼저 고용된 가족의 일원이 다른 가족 일원들을 그 집에 고용되게 돕는다는 것이고 그걸로 끝이라고 밝히고 있다. 때문에 기어코 표절이라고 주장 하는 건 장르라는 기본적 이해조차도 하지 못한 채 호러물이나 히어로물, 아포칼립스 재해물도 서로 비슷하다 다 표절이라 무리한 발언을 하는 셈이다.

애초부터 민사라 칸나는 전형적인 현대 로맨스 코메디에 신세지고 있는 작품이다. 서로 다른 가문 출신의 남녀간 연애는 로미오와 줄리엣 클리셰, 가난한 서민과 부자 가문간의 연애는 신데렐라 클리셰로 오히려 로멘스 드라마에 가깝다는 것 이다. 그리고 이런 스타일의 작품은 흔히 말하는 아침드라마, 소프 오페라에서의 단골 주제인데 국내는 물론이거니와 전부 열거할 수 없을 만큼 세계적으로 지나치게 많다.

만약 이러한 주제적 스타일이 아닌 서민이 부잣집 저택에 들어가서 생기는 일에 대한 영화이니 표절이라 주장할 심산이라면 기존에 민사라 칸나 말고 없었다는 건 말이 안된다. 이미 한국에 하녀(1960)라는 영화가 있다. 따라서 되려 민사라 칸나 제작사 주장이 옳다고 인정된다면 하녀(1960)의 표절작이라고 해도 반박할 여지가 없다. 되려 기생충은 하녀에 가까운 영화기 때문에 이러한 주장에서 민사라 칸나가 자유롭다는 건 불가능하다.

기사에서 더 설명하기를 표절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해당 인도 영화 제작사와 배우 Vijay의 팬 정도지, Maathevan(Galata.com를 운영하는 인도의 영화 평론가)의 말을 인용해서 “고작 이 정도 공통점 가지고 표절이나 오마주라고 할 수 없다. 이 정도로 유사한 발상(Parallel thinking)은 전세계에서 얼마든지 생길 수 있고, 서로 알지도 못하는 두 사람들이 서로의 영화를 보지도 않은 채 생각해낼 수 있다.”고 쓰고 있다.

감독 KS Ravikumar는 인터뷰에서" 아직 기생충을 보지 못했지만 영화를 본 사람들의 말을 들어보니 오스카상을 탄 영화의 스토리를 20년 전에 내가 채택해서 만든 사실에 대해 기쁘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말했으며, 제작자도 "기본 플롯은 우리 영화에서 가져왔다"고 말한데다 한국 영화인이 인도의 타밀어 영화 제작자들에게 표절 이유로 소송을 제기한 일까지 끌어들이면서 어그로를 끌고 있다.[1] 이어 소송을 준비 중인 제작자는 두 영화의 차이점에 관해 묻는 말에는 “법정에서 가려질 것”이라며 대답을 회피했다고 한다.

다시 강조하는 바와 같이 해당 제작사의 주장과 별개로 도의적인 선에서의 표절에 대한 비판을 떠나서, 저작권법 상으로 아이디어나 플롯은 표절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 아이디어나 플롯 자체를 저작권으로 보호해버리면 창작을 저해하는 심각한 문제점이 초래된다. 또한 일선 창작자들은 시대에 맞게 작품을 번안하는 업무도 매우 중요한데, 이러한 창작자의 성격 자체를 부정하는 심각한 사례가 된다.

이런 경우는 선후관계를 따질 수조차 없으므로 누가 누구를 표절했다고 간주하는 것조차 불가능하다. 다시한번 강조되도 부족함이 없지만, 기사에서 나오듯이 이 두 작품은 표절은 고사하고 오마주라고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다르다.

그렇지만 이 계기로 모든 인도인들이 미개하다거나, 질이 나쁘다는 선입견은 하지 않아야 한다. 발리우드의 황제라고 불리는 샤룩 칸은 기생충을 보고 "유쾌하면서도 불편한 영화다. 사회의 지위, 세계의 형태, 그리고 물질주의적 희망의 기생성에 관한 기이한 시선" 이라며 찬사를 하였기 때문이다. #

3. 반응

“지금까지 한국 영화 표절해 온 인도가 무슨 자격이 있어 입 터냐", "이런 말도 안 되고 가치도 없는 기사를 전하는 언론도 기생충이긴 마찬가지"라며 매우 부정적이고, 한국인과 인도인이 아니더라도 역시 노이즈 마케팅으로 치부하고 있으며 인도에서도 이런 걸로 표절이라고 하면 표절작들 넘친다고 비아냥거리는 의견이 많다.

대부분의 인도 언론들은 테나판의 주장에 대해 관심조차 없고, 관심을 가진다 하더라도 그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 인도 언론 인디아투데이에서도 “가족 구성원 모두가 한 집에서 일한다는 설정은 비슷하지만 영화 ‘만사라 칸나’는 남녀의 사랑을 다룬 영화일 뿐이다. 반면 ‘기생충’은 부유한 집에서 일자리를 구하는 노동자 계급 가족의 이야기를 그린 것으로, 등장인물의 동기는 완전히 다르다”라고 꼬집었다.

인디아투데이 외에도 다른 인도 언론들, 예를 들어 데칸헤럴드, 필름컴패니언, 뉴인디언익스프레스 등은 두 영화는 완전히 다른 작품이라고 주장한다.

기생충 제작사 바른손이앤에이 곽신애 대표는 2020년 2월 20일 언론 인터뷰에 이 인도 제작사에 표절에 대한 내용 증명을 보냈는데 일절 그 어떤 응답도 안 한다고 인터뷰했다.


[1] 이 기사에 달린 댓글이 압권이다. "진짜 기생충이 납셨구만(Now the real parasites are showing up)".